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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 비대위, '18억 조합 돈 남용' 조합장에 배임·횡령 고소 검토

    입력 : 2024.02.17 07:00

    /조선DB

    [땅집고]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18억원 수준의 조합 돈을 조합 총회 없이 법무비용으로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은마아파트의 비대위인 은마소유자협의회(은소협)은 최정희 조합장을 비롯한 조합 집행부 등에 배임ㆍ횡령 소송을 예고했다.

    은소협은 작년 9월 부정선거 혐의로 최 조합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을 진행했다. 이후 올 1월 법원으로부터 직무정지 가처분 인용을 받아냈다. 직무정지 처분에도 최 조합장이 집행부를 통해 재선거를 치르려고 하자 은소협 측은 이사 등 집행부에 대해서도 직무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조합 측이 항고에 나서면서 국내 최고 로펌인 김앤장 등을 선임했는데, 은소협 측이 조합 돈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내세우고 있다.

    [땅집고] 은소협 측이 설 연휴를 앞두고 조합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 일부./제보

    17일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조합은 총 4개의 소송에 김앤장법률사무소, 삼양을 조합의 보조참가 변호사로 선임하고, 착수금 총 1억4000만원을 지급했다. 자료에 따르면 김앤장과 삼양이 3건의 소송에 참여할 때 드는 비용은 12억원이 넘는다.

    여기에 기존 법무법인 정비가 맡은 최 조합장에 대한 직무 집행정지 가처분 관련 소송 1500만원 등으로 법무 비용은 더 늘어난다. 아직 진행하지 않은 항고 소송까지 진행하면 비용은 5억5000만원이 더 늘어난다. 이렇게 되면 총비용은 18억원 가까이 늘어난다.

    은소협은 최 조합장과 집행부에 대해 배임 및 횡령 소송을 걸 계획을 구상 중이다. 은소협 측을 대리한 김병익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지금까지 확인한 비용에 추가 항고 소송 등이 들어가면 법무비용은 더 늘어난다”며 “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은소협 측은 현 조합 집행부가 은마의 재건축 사업에는 별다른 의지가 없다고 지적한다. 김 변호사는 “조합 측은 부정선거 없다며 재판으로 돌파한다는 입장인데, 본안 판결은 아무리 빨라도 최소 4년이 걸리는 일”이라면서 “집행부가 사퇴하고 재선거하면 되는데, 자리 유지를 위해 재건축이 되든 말든 상관없다는 태도”라고 말했다.

    [땅집고] 조합 내홍으로 재건축 속도가 빚어지자 은마아파트 집값이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호갱노노

    이재성 은소협 대표는 “공사비가 올라 추가 분담금 문제로 재건축 시장이 난리인데, 사익을 위해 조합 돈을 쓰며 자리를 유지하겠다는 것은 사업을 진행할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면서 “조합장과 집행부가 사퇴하고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조합 측은 오히려 은소협이 재건축을 막고 있다는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김앤장과 삼양은 최 조합장 개인이 아닌 조합 이익을 위해 보조참가 변호사로 선임했다”면서 “은소협 주장대로 배임이나 횡령 소지가 있었으면 법원에서 막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용 관련 논란에는 정기총회에서 법무비용으로 연간 10억원, 필요시 예비비 39억원에 대해 전체 의결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총회를 한 번 여는데 드는 비용만 5억~10억원 수준이 들기 때문에 이 절차를 단축시켰고, 조합원들의 투표를 거친 결과라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조합원들은 비대위(은소협) 행위로 재건축이 중단된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고, 강력한 법적 대응을 주문한 것”이라며 “대의원들의 압도적인 가결로 조합이 김앤장, 삼양을 선임해 재판에 참여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최 조합장 직무가 정지되자 조합 이사를 조합장 직무대행으로 올려 재선거를 치르려고 시도했었다. 그러나 관할 구청인 강남구청이 “조합장이 부재한 상태가 아닌데도 새로 조합장을 뽑는 것은 위법”이라면서 ‘조합장 선임을 위한 선거관리위원 모집 공고 취소 조치’ 공문을 보냈다. 사실상 조합 집행부까지 전면 사퇴한 후 조합장 재선거를 치르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합이 내홍으로 사업 속도가 계속 쳐지면서 은마아파트 집값은 수직 하강 중이다. 은마 76㎡(전용면적)는 지난달 23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9월(24억4000만원)에서7000만원 하락한 금액이다. 전고점의 90%까지 가격이 상승했지만, 넉 달 만에 고꾸라진 것이다. 해당 평형 호가는 26억원에서 22억원까지 추락한 상태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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