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2.15 13:32

[땅집고] “엥, 에코델타동? 동네 이름이 외국어인 건 처음 보네요;;”
부산 강서구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법정동(法定洞) 명칭을 외래어로 정해 지역 사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가 된 곳은 강서구 중심부에 조성한 신도시인 에코델타시티. 당초 신도시 이름이 외래어인 만큼 법정동도 이를 따서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주민 편의를 위한 방침 아니냐는 의견과, 굳이 공식 명칭을 외래어로 표기해야 하는냐는 주장이 분분하다.


부산 강서구는 지난해 12월 26일 에코델타시티 법정동을 정하는 지명위원회를 열었다. 법정동이란 등기부등본, 신분증 등에 기재하는 법적 주소를 말한다. 당초 신도시 이름에 맞춰 이날 법정동 이름도 ‘에코델타동(洞)’으로 정해졌다.
지명위원회는 선정 이유로 “에코델타시티가 국내 첫 스마트 도시라는 점, 젊은 인구가 꾸준히 느는 신도시 이미지를 갖춘 점 등을 고려해 여러 후보 중 에코델타동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강서구가 지난해 10월부터 주민 81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법정동 명칭 선호도 조사에서 에코델타동이 48%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런데 에코델타동이 국내 법정동 3648개 중 첫 외래어 사례라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지방자치단체가 외국어 남용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여러 단체에서 나오고 있는 것.
먼저 부산 강서구의회가 조례심사특별위원회에서 여야 전원(국민의힘 3명·더불어민주당 2명)이 에코델타시티를 위한 법정동 신설에는 찬성하지만, 명칭을 외래어인 에코델타동으로 정하는 데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의견을 냈다. 김정용 더불어민주당 구의원은 "아파트 이름도 전부 외래어인데, 법정동 이름마저 외래어로 불리면 한글이 설 자리가 없다"며 "지방의회 의견을 먼저 묻지 않은 절차상 문제도 있기 때문에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한글학회, 한글문화연대 등 한글단체는 역시 최근 성명을 내고 "국민 생활 기본 단위까지 외국어로 지으려고 한다"며 "지자체가 외국어 남용을 부추기는 꼴"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한편 에코델타동이 공식 법정동 명칭으로 최종 결정되려면 남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강서구가 이달 말까지 실태 조사서를 부산시에 제출하면, 부산시가 타당성 검토 후 행정안전부에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
법정동을 외래어로 표기는 문제를 두고 국민들 의견도 반반으로 갈리는 분위기다. “지금 이미 신도시가 에코델타시티로 불리고 있는데 법정동 명칭을 한글로 표기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주장과, “그렇지 않아도 요즘 새아파트 이름이 죄다 외래어 표기라 어려운데 법정동까지 외국어로 정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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