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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하이엔드 오피스텔 부지, 평당 2.5억짜리 주차장으로 전락한 이유

    입력 : 2024.02.15 11:17

    [땅집고] “PF 중단돼서 지금 다 멈추고 있잖아요. 연장해 준다고 해도 힘들 것 같고 분양가가 너무 세요. 평당 2억 후반에서 3억대 그러다 보니까 그렇게 무리해서까지 안 사려고 하는 거죠”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땅집고]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오피스텔 부지. /강태민 기자

    명품 매장이 즐비한 강남 부촌 사거리에 빈 땅이 덩그리니 남아 있습니다. 부지 면적은 약 1600㎡, 500평 규모입니다. 하이엔드 오피스텔이 들어서기로 했으나 1년간 착공조차 하지 못했는데요. 현재는 10분당 1000원의 사용료를 내는 유료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청담동 명품거리 초입이라 불리는 청담사거리에 위치한 A사업지는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기획된 하이엔드 주거시설입니다. 3.3㎡당 가격이 2억5000만원입니다. 이 단지는 지하 6층~지상 20층 규모로 계약면적 257㎡~452㎡ 공동주택 25가구, 179㎡~223㎡ 주거용 오피스텔 20개 호실로 구성됐습니다. 최고 분양가는 270억에 달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평당 2억5000만원짜리 주차장으로 사용 중 입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L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PF 중단돼서 지금 다 멈추고 있는 게 3년 정도”라며 “분양가가 평당 2억 후반~3억대다 보니까 가격이 너무 세서 손님들도 관망하는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이 사업지의 시행사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를 겪었습니다. 실제로 2022년 이 사업장 부지를 담보로 했던 1520억원 규모 브릿지론은 상환 기일을 넘겼습니다. 오피스텔 부지가 공매로 나왔지만 4차례 유찰됐습니다. 지난해 6월 말 시행사가 브릿지론을 연말까지 연장했고 이후 브릿지론 만기를 올해 4월까지 한 차례 더 연장했는데요. 브릿지론 연장만 3차례 이상을 진행했습니다. 이 주거 시설은 올해 1월부터 사전 예약자에 한해 분양 상담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청담사거리에서 영동대교 남단까지 직선거리 550m 거리 내에는 하이엔드 오피스텔 현장 6개가 몰려있습니다. 2020년 전후 부동산 호황기에 청담동 일대에서 오피스텔이 평당 1억이 넘는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3개월 내에 분양 완판을 기록하면서 ‘청담 하이엔드’ 시대가 열리는 듯 했습니다. 이후 잇따라 개발 계획이 나왔으나 약 3년이 지난 지금 분양을 마치지 못했거나 공사를 시작도 못했습니다. 하이엔드 오피스텔이 ‘하이펜스’로만 자리하고 있는 겁니다.

    하이엔드 오피스텔 A 사업지 인근에는 이미 착공에 들어간 2개의 고급 오피스텔 사업장이 함께 몰려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업장들 조차 분양을 마치지는 못했습니다. 두 고급 오피스텔 사업지가 내년 8월이 준공을 앞두고 있지만 길 건너에는 여전히 분양 홍보관 간판이 걸려 있습니다.

    도산대로를 따라 걷다 보면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인 오피스텔 시설들이 줄줄이 보입니다. 6곳 가운데 2곳 사업지는 미착공 부지입니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시장 침체 여파를 강남 알짜 부지 청담도 피해갈 수 없다고 말합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오피스텔 시장이 3대 악재를 맞았다고 분석했는데요. 전세 사기의 여파로 월세로 수요가 이동한 점 함께 고금리로 인한 오피스텔 수요 급감, 공사비 급증으로 인한 사업지 수익성 저하가 오피스텔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는 겁니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PF 하는 입장에서 돈을 빌려주고 분양이 안 되면 본 PF 넘어가지 못할 수 있어 부담이 크다”며 “최근 금감원장이 땅값 60% 가격까지 떨어질 때 부실 사업장 빨리 정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니 앞으로 본 PF로 넘어가려면 ‘선분양 몇 %이상’ 이런 조건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높은 분양 가격에도 자산가들의 수요를 흡수했던 청담 오피스텔의 인기가 뚝 떨어지면서 당분간 하이엔드 오피스텔 시장 분양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PF대출을 받기 위한 문턱이 높아지고 금감원에서도 땅값을 낮춰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소규모 자본 규모을 가진 시행사가 높은 땅값을 빚으로 부담해 지어 올리는 하이엔드 오피스텔 사업지는 앞으로 더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서지영 땅집고 기자 sjy381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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