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2.14 07:30
[땅집고] “건국 이래 기대치보다 망한 동네로 위례보다 더 심한 곳 있으면 알려주세요.”
최근 국내 최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인 ‘부동산스터디’에 위례신도시 개발 결과가 기대만 못하다고 비판하는 글이 올라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위례신도시는 서울 동남쪽에 맞붙은 수도권 2기 신도시다. 서울 송파구 거여동·장지동, 경기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과 하남시 학암동 일대 총 6.77㎢, 4만6000가구 규모로 계획했다. 2005년 신도시 조성 계획 발표 후 2008년 착공했다. 2013년부터 첫 아파트 입주를 시작해 현재 주택 개발은 대부분 완료된 상태다.
글쓴이는 개발 초기 단계만 해도 위례신도시가 서울 강남을 대체할 주거지로 떠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모았지만, 현재는 투자자들의 무덤으로 전락했다고 했다. 이 같은 주장에 네티즌들도 제법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사람들이 위례신도시 개발 결과에 혀를 차고 있는 이유가 뭘까.
■입주 10년 넘게 교통 불모지…위례신사선 2030년에나 개통하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위례신도시의 핵심 교통망인 위례신사선이 첫 삽도 못 뜨고 있는 점이 꼽힌다. 첫 아파트 입주한 지 10년이 지나도록 사업 진척이 없어 주민들이 서울은커녕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 이동할 때마다 교통 불편을 겪고 있다.
위례신사선은 위례신도시와 서울을 직결하는 유일한 전철 노선이다. 현재 지하철 3호선이 지나는 신사역을 비롯해 봉은사·삼성역 등 서울 강남권 핵심 지역을 지나 개통하면 위례신도시 주민들의 이동 편의가 크게 개선되는 것은 물론, 집값도 뛸 것이라는 기대감을 모았다.
2010년 위례신도시 아파트 분양 당시 정부는 물론이고 건설사마다 위례신사선이 2021년 개통할 예정이라고 홍보했다. 아파트 사업자들은 대형 교통 호재를 들며 인근 성남 하남 구도심에 비해 위례신도시 아파트 분양가를 20~30% 정도 비싸게 책정했고,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가구당 평균 1400만원에 달하는 교통 분담금까지 매겼다.
하지만 개통 목표일이 훌쩍 지났는데도 위례신사선은 착공조차 못한 상황이다. 노선 시공자이자 사업자인 GS건설 컨소시엄(강남메트로)과 서울시가 공사비 인상 문제를 두고 협의를 마무리하지 못하면서 사업이 계속 밀리고 있는 것. GS건설이 노선을 수주하면서 추정 사업비(1조4000억원)보다 낮은 1조1597억원을 써내 일단 낙찰받았는데, 이후 공사비 증액을 두고 서울시와 씨름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선 위례신사선이 2030년 이후에나 개통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수도권 전역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신설역 호재가 쏟아지고 있지만, 위례신도시에는 GTX 역조차 생기지 않는다. 가장 가까운 GTX 역이 F노선에 속하는 복정역이다. 결국 위례신도시 주민들만 지하철 노선이 한 개도 없는 교통 불모지에서 위례신사선 개통만 손꼽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강남 구축 팔아서 위례신도시 진입한 사람들만 울상
수도권에서 부동산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전철 노선 개통이 지지부진하다 보니 위례신도시 아파트 가격도 인근 수도권 신도시 집값 상승률에 비해 낮은 편이다.
글쓴이는 “현재 위례신도시 집값은 경쟁 상대로 생각조차 안 했던 수원 광교신도시에 가뿐히 추월당했고, 인서울 대부분 뉴타운에게도 추월당했다”며 “이제는 위례 아파트 팔아서 서울 신길뉴타운도 들어가기 벅차다”고 했다 .이어 그는 “구성남, 광명, 인덕원, 수원 화서동 일대 신축 아파트와도 급속도로 격차가 벌어지는 중”이라고 했다.
현재 위례신도시 일대 아파트 가격은 전용 84㎡(34평) 기준으로 13억~15억원 정도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송파 꿈에그린 위례24단지’가 올해 1월 14억5000만원, ‘위례 센트럴자이’가 지난해 12월 13억8500만원 등에 팔렸다.
서울과 지하철 신분당선으로 직결되는 수원 광교신도시에선 올해 1월 ‘광교중흥S클래스’가 14억5000만원, ‘자연앤힐스테이트’가 14억3500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뉴타운에선 ‘래미안 에스티움’이 올해 1월 14억4000만원, ‘힐스테이트 클라시안’이 지난해 9월 14억8000만원에 팔렸다. 글쓴이 주장처럼 위례신도시 집값이 광교신도시와 신길뉴타운과 비슷하거나 소폭 낮은 수준인 셈이다.
글쓴이는 “(위례신도시 개발) 초기에 강남 구축 아파트 팔아서 위례 들어간 사람들은 괜한 짓 해서 10억~20억원 기회비용이 발생했다”며 “강남신도시로 통하던 위례신도시 투자 결말이 투자자들의 무덤이 될 줄 솔직히 누가 알았을까, 건국 이래 기대치보다 망한 동네로 위례보다 심한 곳이 있다면 알려달라”는 문장으로 글을 마쳤다.
이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저 호재가 다 실현됐으면 위례신도시 집값이 20억원은 갔을텐데”, “이제 아파트 연식이 오래되었고 교통이 좋지 않다”, “한 때는 강남 3구 다음으로 불릴 정도였다, 주변에도 대치동 쌍용아파트 팔고 넘어간 사람도 있는데 위례신사선은 희망 고문만 한다”는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지은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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