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2.13 07:30
줄 서서 먹는 베트남 커피 '콩카페’…레드오션 카페 시장에서 대박친 비결
[땅집고] ‘베트남을 품은 연남동 카페’로 화제를 모은 곳이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1호점을 내고 지난해 50억 매출을 달성한 ‘콩카페’다. 콩카페에는 코코넛 스무디, 연유 커피 등 시그니처 메뉴가 있다. 베트남에서 시작한 ‘콩카페’를 한국에 착륙시킨 조성빈 그린에그에프엔비 대표를 인터뷰 했다.
조성빈 그린에그에프엔비 대표는 서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던 중 2016년 베트남 투자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한국인 관광객이 가장 좋아하던 곳이 바로 하노이, 다낭 등의 콩카페였다. 조 대표는 대기업을 포함한 한국 업체 20여곳과 치열한 경쟁 끝에 라이선스를 땄다.
다음은 일문일답.
―카페 사업은 대표적인 레드오션 시장이다. 콩카페는 어떤가.
“2018년 7월에 서울 연남동에 첫번째 매장을 열었다. 직영점 위주로 영업을 시작해 2020년 말에는 직영점 6개를 운영했다. 코로나19의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7개까지 늘렸던 직영점을 일부 폐점하고 2022년에 가맹사업을 병행하기로 결정했다. 2022년 10월 부산 광안리를 시작으로 지난해 부터 대구, 수원 등에서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하고 있다.”
―콩카페가 어떻게 한국에 들어오게 됐나.
“그린에그에프엔비는 2016년 말부터 베트남에 작은 규모로 투자를 시작했다. 당시 베트남 방문하는 한국인이 2017년에 240만명 수준에서 매년 100만명씩 늘어나는 시기였다. 베트남을 방문하는 한국인들 사이에서 콩카페가 인기를 끌었던 시기다. 2017년 가을에 콩카페의 오너를 수소문 했는데, 같이 비즈니스를 하고 있던 베트남 친구가 콩카페의 창업자와 잘 아는 사이였다. 콩카페의 오너인 린 증(Linh Dung)씨를 만나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당시에 이미 한국에서 린 증(Linh Dung)씨에게 사업을 제안한 회사가 20여 곳이 있었으나 베트남에 대한 이해가 가장 높았다는 이유로 그린에그에프엔비를 선택했다.”
―콩카페가 한국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뭔가.
“베트남 여행을 통해 이미 ‘콩카페’를 방문한 경험이 있는 한국 고객들이 많았다. 높은 인지도와 함게 젊은 감성에 맞은 빈티지한 공간, 사진이나 영상 촬영에 익숙한 MZ 세대에 부합하는 공간을 연출한 점, ‘코코넛스무디’, ‘연유커피’ 등 강력한 시그니처 메뉴 있는 점이 비결이다.”
―한국 콩카페만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
“한국 고객들은 커피점에 커피를 마시러 오지 않는다. 카페에서 공간을 즐기는 ‘coffee-ing’인 시대다. 콩카페는 여행 추억을 되새기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고객들이 카페에서 사진을 찍고 추억을 저장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콩카페는 고객의 생활권역에 1~2개 정도 배치해 콩카페의 희소성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젊은 층을 맞이하지만 여행의 추억이 생각나고 휴식이 그리울 때 모두가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30평 매장 기준 투자비용은 얼마정도 추산할 수 있나.
“30평 기준으로 할 때 인테리어 공사비는 약 6000만원이다. 커피머신, 가구, 간판, 교육비 등으로 약 9500만원 정도 추가돼 대략 1억5500만원 정도다.”
―30평 매장 월 매출 3000만원 이상 난다는 전제 하에 수익 구조는 어떻게 되나. 로열티도 있을 텐데.
“그린에그에프엔비가 구상하는 표준 매장 수익 구조는 30평, 월 매출 3000만원을 기준, 30% 영업이익을 목표로 한다. 그렇게 해서 투자비를 1년 반~2년 이내 회수하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임대료는 400만원 수준으로 잡는다. 15%, 인건비는 사장님이 1명 몫을 하는 경우 약 600만~700만원으로 25%, 원재료비는 매출의 25%, 로열티 2%, 기타 수도·전기료 등 30% 이 세 가지를 70% 이하로 관리해 30% 영업이익을 목표로 하는 구조다.”
―콩카페는 현재 직영점 3개, 위탁점 2개, 가맹점 12개를 운영하고 있다. 더 늘릴 계획인가.
“올 봄에 오픈 예정된 매장이 5개 정도 있다. 올 해까지 약 50개, 향후 2~3년까지 약 100호점 정도를 1단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이후는 아주 천천히 선별적으로 늘려 갈 예정이다.”
―점주들과 상생, 공존하기 위한 방안은 뭐가 있나.
“커피점은 보는 것 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늘 최악의 상황에서 리스크를 체크하도록 안내한다. 운영 과정에서는 전담 슈퍼바이저를 통해서 2주마다 1회 현장을 방문해 매장의 운영 퀄리티도 점검하고 매출을 늘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의논한다. 최근에는 월별 매장 손익도 같이 분석하고자 한다. 그린에그에프엔비는 정해진 로열티 외에 다른 명목으로 추가로 부과하는 항목은 없다. 본사 지정 공급품에 대한 가격을 계속 낮추고 있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원가 절감 요인이 생기고 있는데 이런 이익을 원재료 공급가에도 낮춰 반영하고 있다.”
―콩카페 매장 입지 선택은 어떤 기준으로 하나.
“저희 매장은 아무래도 젊은 층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 지역별로 소위 말하는 핫플레이스 위주로 입지를 찾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부산 광안리, 서면, 대구 수성못, 광주 첨단지구 등이다. 임대료가 높은 곳 보다는 메인 상권에서 조금 비켜선 곳으로 임대 조건이 조금 더 좋은 곳을 선택한다. 실제로 기존 커피점을 양·수도하여 저희 매장이 입점했을 때 매출이 2~3배 더 늘어난 사례도 있다. 브랜드 파워가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 가급적이면 젊은 가구가 많은 신규 단지, 그리고 직장인들 많은 오피스 상권 등을 주목하고 있다.”
―인테리어도 상당히 독특하다. 콩카페는 베트남 느낌을 확 살렸다.
“자세히 보면 매장별로 테마가 있습니다. 콩카페는 베트남의 1960~70년대 모습을 표현했다. 당시의 초등학교, 방직공장, 일상생활 모습을 세 가지 주요 테마로 삼았다. 초등학교 테마에서는 책, 오일램프, 필기도구, 상장 등을 디스플레이 아이템으로 사용하고 있다. 방직공장에서는 실, 천, 가위, 미싱을 사용한다. 일상 생활 컨셉에서는 오래된 소파, 낡은 가전제품, 주방용품 등이 있다. “
―콩카페 만의 특별한 마케팅·홍포 보인트가 따로 있나.
“콩카페는 베트남에 있는 커피를 한국 고객들이 상품화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지 베트남의 주요 관광지 콩카페에 가보면 90% 이상이 한국 고객이고, 심지어 주문도 간단한 한국어로 가능하다. 이러한 특징을 고려해 베트남 콩카페 방문 영수증을 가지고 오면, 한국 콩카페 매장에서 음료 1잔에 대해 10% 할인을 적용한다. 한국에 거주하는 베트남 교민, 유학생들에게는 별도의 추가 할인도 제공하고, 유학생들에게 장학금 지급, 졸업행사 개최 등 그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교류하고 있다.”
―콩카페 글로벌 진출 계획은.
“시작은 베트남에서 했지만 한국시장에서 성공한 브랜드로 만들고자 한다. 현재 콩카페는 한국 외에도 말레이시아, 캐나다에 진출해 있다. 베트남의 오리지널 컨셉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맞게 유연하게 변화·발전시키고자 한다. 콩카페의 네 번 째 컨셉은 한옥 콩카페다. 한국의 대표문화인 한옥과 베트남의 대표문화인 콩카페가 어울려 확장된 브랜드로 만들려고 한다. 이미 수원 화성 행궁과 경주 황리단길에 한옥콩카페를 운영중에 있고, 앞으로 전주, 춘천 등 한옥이 유명한 도시에서는 계속 시도할 계획이다.” /서지영 땅집고 기자 sjy381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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