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2.12 07:30 | 수정 : 2024.10.07 18:55
실버산업 노다지 '주간보호센터', 망하지 않으려면 '이것' 꼭 확인하세요 | 김태성 데이케어센터 대표
[땅집고] 적게는 수억원 많게는 수십억원의 초기투자금이 필요하지만, 무려 85%까지 정부지원을 받는 분야가 있다. 바로 ‘노(老)치원’으로 불리는 ‘데이케어센터(Day care center)’다. 데이케어센터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른 주간보호시설로, 국가로부터 재가급여를 지원받을 수 있다.
데이케어센터는 간단한 운동이나 외부활동을 통해 노인들의 신체 및 인지능력 퇴화를 늦추고, 노후에도 원활환 대인관계를 이어갈 수 있게 돕는 시설이다. 최근에는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 정도로 노인 인구가 늘어난 영향으로, 전국에서 나날이 수요가 늘고 있다.
그러나 지원금만 보고 달려들었다간, 사업을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 대면 서비스가 주를 이루는 만큼, 노인 시설 운영 경험이 중요하다. 실버테크 스타트업 ‘케어링’의 김태성 대표는 “고령화가 심화할수록 데이케어센터와 실버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기쁘다”면서도 “데이케어센터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픈 어르신은 물론, 어르신 가족들과도 친밀한 관계를 쌓는 자세”라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땅집고가 2월 개강하는 ‘시니어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에서 ‘주간 보호와 요양, 의료시설과의 연계 등 시니어 케어서비스’란 주제로 강연한다. 김 대표에게 주간보호시설 사업의 특성과 운영 전략에 대해 물었다.
- 데이케어센터 시설 규모는? 경로당 같은 느낌인가.
“규모는 천차만별이다. 초반에는 50인 미만 소형 시설이 대부분이었다. 현재는 시설이 처음 등장했을 때와 비교하면 규모가 커졌고, 쾌적성이나 편리성이 많이 개선됐다. 물론, 그 만큼 사업 비용도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케어링은 약 250평 정도 규모로 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거의 100인 위주의 시설이다. 점점 대형 시설이 늘고 있다.”
-초기투자금은 얼마 정도인가.
“주간보호시설 사업비는 평수, 인테리어에 따라 많이 다르다. 카페를 차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3억-4억원으로 시작할 수도 있고, 많게는 10억까지 투입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인테리어가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갖춘 센터라도, 제공 서비스가 어르신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실패할 수 있다. 제공 프로그램이 재미있는 것은 기본이고, 센터 직원들의 친절도, 관심도 등이 중요하다.
정말 ‘괜찮다’고 평가할 수 있는 곳은 다소 오래된 시설이더라도, 센터장과 보호자, 어르신들이 유대관계를 잘 쌓아온 곳이다. 자녀의 관점에서 본다면 성공 요인을 찾기 쉬울 것이다.”
- 공간 확보하기는 쉬운가. 입지 기준이 있나.
“사실 공간 확보가 쉽지는 않다. 수요가 많은 도심에서 250평 규모 공간을 찾기가 어렵다. 수익 사업이다보니 너무 높은 임대료를 부담하는 것도 힘들다. 어르신들이 차량을 이용해야 하니 주차장이 무조건 있어야 하고, 타고 내리기도 편해야 한다.
노유자시설로 등록된 곳이어야 한다. 다만, 건물 전체가 노유자시설일 필요는 없고, 근린생활시설 같은 곳에서도 노유자시설 기준에 맞춘 공사를 한다면 센터를 만들 수 있다.
입지 기준과 별개로, 2019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바뀌면서 센터 개소가 조금 어려워졌다. 최근 정부가 데이케어센터를 확장하려고 하는데, 허가가 나오기까지 비용과 시간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서 아쉽다. 공간을 다 마련했지만, 예비 센터장이 면접에서 떨어지면서 개소가 미뤄진 경우도 있다.”
-인력 배치는 어떻게 되나.
“센터장과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이 있다. 그런 인력도 미리 채용을 해야 한다. 최소 인력이 분야별로 있는데, 면적에 따라서 수가 다르다. 전반적으로 어르신을 케어하는 데 필요한 사람이 다 있어야 한다.
그래도 센터장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저희 시설은 법인이지만, 다른 데이케어센터는 대부분 개인이 센터장을 맡는다. ’잘 한다’는 평가를 받는 분들은 여러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어르신은 물론 자녀분들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분들이다. 사람과 사람이 대면하는 일이라서 신뢰를 얻어야 한다.”
-센터장은 주로 어떤 사람이 하나.
“사실 처음 도전하는 분들 보다는 시니어 업계에서 경험이 있는 분들이 센터장을 맡는 경우가 많다. 어르신이 불편하지 않게 잘 대응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원금을 받기 위해 공단에 서류를 보내거나 청구하는 작업이 매우 많다. 이런 부분은 경험이 있는 분들이 더욱 유리하다.
자칫 중요한 부분을 놓쳤다가 피해를 보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런 점에서 처음부터 센터장에 도전하는 분들이 적은 편이다. 한 10년 정도 경험을 쌓으면 자신감이 붙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분들의 진출이 늘었으면 좋겠다. 시니어 산업이 발전하려면 새로운 서비스가 많이 들어오고 개선돼야 하기 때문이다.”
-데이케어센터 곳곳에 보이던데, 진출을 해도 되는 분야일까.
“아직 서울이나 수도권에서는 부족하다고 본다. 전국적으로 2000여개 시설이 있지만, 초고령화 사회라고 할 정도로 노인 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한 센터에서 수익을 추구하는 것 보다는, 비급여 부분 서비스를 늘리거나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임대료가 비싸도 워낙 수요가 많아서 저희 케어링을 비롯해서 여러 기업이 센터를 여는 이유다. 전반적으로 사업 확장을 노릴 수 있는 시장이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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