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2.11 07:30
[박영범의 세무톡톡] 박유천, 배우 박준규 등 고액 상습체납명단에…세금 안내고 버티는 이유
[땅집고] 지난달 국세청이 명단을 공개했습니다. 고액·상습체납자 7966명, 불성실 기부금 수령 단체 41개, 조세포탈범 31명 등의 인적사항을 만천하에 공개한 겁니다. 이번 명단에는 ‘믹키유천’이라는 예명으로 잘 알려진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을 비롯해 배우 박준규, 드라마 작가 최완규 등이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끕니다.
국세청에 따르면 현재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소재 단독주택에 주소를 둔 박유천은 세금 4억900만원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2016년분 양도소득세 등을 포함해 총 5건입니다.
박유천은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의 멤버로 활동하고 배우로 전향한 뒤 여러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국민들의 사랑을 받던 연예인이었죠. 하지만 현재는 마약 등 일탈 행위 때문에 경찰에 구속되고 소속사로부터 전속계약 해지 통보도 받았습니다. 박유천이 체납한 세금 납기일이 2019년 11월 30일이었던 점으로 미루어 보아 그가 세금도 못 낼 정도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박유천은 올해 2월 9~10일 일본 도쿄에서 팬미팅을 개최하고, 11일에는 요코하마에서 디너쇼 2차례를 진행할 예정인데요. 팬미팅 가격이 2만3000엔(약 21만원)이고, 디너쇼는 5만엔(약 46만원)에 달합니다. 과연 그가 일본 팬들에게 거둔 돈으로 체납된 세금을 낼지 궁금해지네요.
경기 용인시 수지구 한 아파트에 거주 중인 배우 박준규도 2015년분 종합소득세 등 세금 총 6건, 3억3400만원을 체납하고 있습니다. 박준규는 과거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쌍칼’ 역할을 맡으면서 인기를 얻었어요. 현재 그는 PJQ컴퍼니를 운영하고 있는데, 2017년 2월 28일 납기인 소득세를 못내는 것으로 보아 사업이 어려움에 처한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공개한 조세포탈범에는 ‘아이리스’, ‘옥중화’ 등 드라마 작가로 유명한 최완규 작가도 포함돼있습니다. 최완규 작가는 세무조사 결과 보조 작가들에게 인건비 등 비용을 지급하지 않았는데도 실제로 지급한 것처럼 신고서를 기재하면서 조세를 포탈한 바 있습니다. 종합소득세 등 총 11억6300만원을 포탈했고, 이 때문에 징역 1년 2월의 실형도 선고받았습니다.
이번 명단 공개 대상은 지난해 3월부터 6개월간 소명 기회를 부여한 뒤 국세정보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한 사안입니다. 국세청 홈페이지에서 이름·상호(법인명), 나이, 직업, 주소, 체납액, 추징세액(포탈세액) 등 명단과 관련한 상세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요.
매년 운동선수, 연예인이 사업 실패 등 이유로 고액체납자명단에 올라오곤 했는데요. 올해에는 새롭게 눈에 띄는 스타는 없는 것으로 보아 이제는 성실 납세 분위기가 우리 사회에 어느 정도 자리 잡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글=박영범 YB세무컨설팅 대표세무사, 편집=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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