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2.08 15:27
[땅집고] 우리나라의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20%) 진입이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노인 시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업계에서는 '데이케어센터(Day care center)'가 화제다. 데이케어센터는 인지훈련과 적절한 운동을 제공해 노인의 질병 진행 속도를 늦추고 회복을 돕는 시설이다.
데이케어센터는 경증 치매나 노인성 질환이 있는 노인이 이용할 수 없는 실버타운과 달리, 전 노인을 대상으로 한다.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실버테크 스타트업 ‘케어링’의 김태성 대표는 “데이케어센터는 어르신들의 몸과 마음을 모두 지지하는 데서 나아가, 이들이 즐거운 노후를 보낼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녀들의 요양 부담을 사회가 함께 짊어질 수 있도록 설계된 곳으로, 초고령화 사회에서 필요한 시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땅집고가 2월 개강하는 ‘시니어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에서 ‘주간 보호와 요양, 의료시설과의 연계 등 시니어 케어서비스’란 주제로 강연한다. 김 대표에게 주간보호시설의 역할과 특성에 대해 물었다.
- 요즘 어른 유치원으로 불리는 ‘데이케어 센터’가 화제다. 어떤 곳인가.
“정부가 2008년 어르신들을 장기적으로 돌볼 수 있게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아래 ▲방문요양 ▲주간보호시설 ▲요양원 세 가지를 구분했는데, 이중 주간보호시설에 해당한다. 어르신들 낮에 8시간 정도 보내시는 곳인데, 아침에는 차량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실버타운이나 요양원과 달리 집에서 잠을 자고, 주 생활 공간이 바뀌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픈 부모님을 둔 자녀들의 선호도가 높다. 질환이 있는 부모님을 모시는 분들의 요양 부담이 상당한데, 이런 부담을 대폭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최근에는 ‘노인 유치원’으로 많이 불리는데, 사실 이 용어는 지양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이곳에서 친구를 만나거나 근육 퇴화·우울증을 피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한다. 사회 생활을 이어가는 만큼, 유치원생처럼 비춰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개인적으로도 데이케어센터가 ‘어르신들이 다양한 활동을 보내는 종합적인 공간’으로 평가되길 바란다. 그리고 ‘주간보호시설’보다는 ‘데이케어센터’로 불렸으면 한다. 같은 말이지만, 단어가 주는 느낌은 사뭇 다르다.”
- 주로 어떤 분들이 이용하시는지, 비용은 얼마나 드나.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라 등급을 받은 분들이 이용한다. 지원을 받기 때문에 개인이 내는 돈은 30만~60만원 선이다. 차상위계층은 100% 지원받는다. 등급 판정을 받지 않으면 비급여 항목으로 분류돼 이용자가 전액을 다 낸다. 그래서 보험 혜택을 받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여기에는 차량이나 급식, 프로그램 비용이 모두 포함된다. 아침을 못 먹고 오는 분들을 위해서는 간단한 식사도 제공한다.”
-케어링의 강점은?
“저희 회사는 업계 후발주자다. 그래서 ‘어떻게 이 사업을 좀 더 고급화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초기 시설은 대개 어르신을 아픈 분들이라는 관점에서 만들어졌는데, 그 다음엔 스포츠나 여가를 통한 재활 관련 부분이 많이 발전했다.
그런데 몸이나 머리를 계속 쓰면 사람이 피곤해진다. ‘어르신들이 오고 싶은 곳을 만들자’는 고민을 많이 했고, 마사지나 스파, 네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쉬다가는 공간을 만들려고 한다.
시니어 문화가 잘 발달한 일본에는 이미 다양한 형태의 시설이 있다. 시설 안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한 어르신에게 카지노처럼 즐길 거리를 제공하거나, 요리를 중점으로 하는 시설도 있다. 전반적으로 공급자보다 수요자 입장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 이런 프로그램과 실버타운을 연계할 수 있을까.
“그런 부분을 준비하고 있다. ‘케어링 빌리지’ ‘케어링 스테이’라는 이름을 계획 중이다. 데이케어센터에 매일 오는 부모님을 위해 가까운 곳에 거처를 마련해주는 자녀들이 있다. 주거와 여가 활동을 모두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일본에선 ‘유니트 케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도 이와 관련해 수가 논의가 이뤄지는 걸로 알고 있다.”
- 한국 실버타운은 다소 천편일률적이고, 나이 제한이 있다. 이런 단점 극복할 수 있을까.
“저희도 그게 고민이다. 잘 모르는 분들은 ‘아프면 실버타운 가야지’ 생각하지만, 실제 실버타운에선 퇴소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시점부터는 요양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시니어타운에서 한 단계 나아가야 하는 것. 다만, 아직 국내에서는 많은 기업들이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시니어액티브에 집중하고 있다.
저희는 풍부한 요양 산업 경험을 가지고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시니어 하우징 사업을 준비 중이다. 아직 이 분야에 진출한 기업이 매우 적어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다만, 고령화가 진행할수록 요양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이 부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땅집고는 ‘시니어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을 2월 14일 개강한다. 한국 사회가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드는 가운데 수요가 급증한 시니어시설 개발과 운영에 관한 노하우를 알려준다. 이번 과정은 시행사나 건설사, 자산운용사 투자사 건축설계사, 감정평가사 등 기업회원이 대상이다. 강의는 현장스터디 4회, 케이스스터디 4회를 포함해 총 18회로 진행한다. 강의는 매주 수요일 오후 4시~6시30분이며, 수강료는 29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 (02)6949-6190.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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