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2.05 07:37 | 수정 : 2024.02.05 10:51
[인구 절벽에도 때 아닌 ‘과밀 학급’ ③] 100년 전통 학교 사라진다…엄마들 몰린 곳 따로 있다
[땅집고] 10년 뒤엔 서울 학생 수가 반토막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학생 쏠림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 종로에서는 입학생이 없어 전교생 100명대를 겨우 유지하는 학교가 많은 반면, 반포나 잠실 등 새 아파트가 많은 지역에선 ‘과밀 학급’이 논란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학생 수 양극화가 심화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 서울 초등학교 폐교 위기?
서울 종로구는 학생 수가 적은 대표 지역이다. 130년 전통을 자랑하는 종로구 교동초 전교생 수는 161명(2024년 1월 기준)에 불과하다. 학생 수를 학급(총 12개)으로 나누면 학급 당 인원은 단 13명. 1980년대 문을 연 종로구 매동초(174명)와 재동초(195명)도 전교생 수가 200명 아래다.
교동초는 1960년대만 해도 재학생 수가 5200명이 넘었지만, 사대문 바깥으로, 다시 강남으로 시민들의 주거 영역이 넓어질수록 학생 수가 줄었다. 교동초 입학생 및 졸업생 수는 2010년 이후엔 10명~30명을 벗어난 적이 거의 없다.
중구 충무초(194명), 강서구 개화초(89명)·등명초(105명), 강남구 대청초(105명)·수서초(142명)도 전교생이 240명이 안 되는 소규모 초등학교다. 시교육청은 이러한 소규모 초등학교가 2022년 4곳에서 2027년에는 80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 중고교에선 폐교 절차, 더 빠르다
중고교는 폐교 수순을 더욱 빠르게 밟는다. 도보권으로 배정받는 초등학교와 달리, 이미 집에서 먼 학교로 배정받는 경우가 있어서다.
올해 개교 102년을 맞은 서울 서대문구 동명여중은 2019년부터 신입생이 100명을 밑돌아 2027년 폐교를 앞두고 있다. 강서구 공진중, 도봉구 도봉고, 성동구 성수공고·덕수고 역시 같은 이유로 통폐합 절차를 밟았다.
이는 서울 전역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2016년 107만명이던 서울 학령인구는 2018년 100만 명 선이 깨진 뒤 2024년 76만명으로 내려앉았다.
■ 강남 아파트 값 이래서 오르나…엄마들의 선택은 강남
그러나 서초구 반포동, 강남구 대치동 일대에선 과밀 학급이 많다. 강남·서초 공립초등학교는 4개 중 1개(53곳 중 13곳) 꼴로 과밀이다.
서초구 잠원초는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공사로 반포초가 2023년 3월 휴교한 데다, 지난해 여름 ‘래미안 원베일리’가 입주하면서 학생 수가 수백명 늘었다. 잠원초는 현재 학급 당 인원이 25.4명이지만, 올해 6월 ‘래미안 원펜타스’가 입주하면 과밀 학급(28명 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학교는 현재도 학급이 부족해 도서실 등 특별교실 등을 일반 교실로 바꿔 사용 중인데, 이러한 과밀로 인한 불편함이 늘어나는 셈이다.
정비사업이 활발한 개포동과 국내 최고 학군지로 꼽히는 대치동·도곡동 초등학교 역시 과밀이다. 개일초(32.3명), 대도초(32명), 대치초(30.4명), 도성초(31.1명), 일원초(28.7명) 등이다. 이들 학교는 모두 대단지에 접해 있다.
과밀 수준은 배정 아파트 시세가 높을수록 두드러졌다. 개일초는 대치동 ‘타워팰리스 1~3차’, 대도초는 도곡동 ‘도곡렉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에서 배정된다.
타워팰리스1차 전용 222㎡는 이달 15일 49억7000만원에 팔렸다. 2020년 11월 무려 55억5000만원(55층)에 거래된 뒤 2021년 9월 7억 하락했다가 다시 올랐다. 2021년 10월 24억6000만원(22층)에 팔렸던 도곡렉슬 전용 59㎡는 2022년 하반기 16억(23층)까지 내려갔다가 2023년 말 21억5000만원(19층) 선으로 가격을 회복했다.
■ 과밀 문제 해결 가능할까, 당장은 불가능!
전문가들은 학군을 재배치하면 과밀 학급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근거리통학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고, 학군에 따라 이사를 결정하는 시민들이 많아 강제 재배치를 하면 반발이 극심하다는 것.
예컨대 작년 6월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단지 내 중학교 신설이 어려워 인근 중학교(한산중)를 이전해 오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둔촌2동 학부모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둔촌2동에는 한동안 ‘엄마가 미안해 친구와 함께 중학교 못 가게 해서’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인구가 감소할수록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수요가 집중되는 몇몇의 우수 학군지로 몰릴 것”이라며 “교육 우월지역과 교육 열등지역 격차가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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