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2.04 08:28 | 수정 : 2024.02.05 15:55
[영상뉴스] “부동산 뇌관 되나”…’공실 무덤’ 전락한 지식산업센터 특징 5가지
[땅집고] “눈으로 볼 때는 싹 다 공실인데 들어 보면 건물 한 채가 전부 완판됐대요. 그러니까 빚으로 산 건물들이 지금 전부 텅 비어 있는 거죠.”
지식산업센터 공실 건물들이 결국 부동산 뇌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식산업센터는 제조업, 지식산업, 정보통신업에 관련된 기업이나 지원시설이 입주할 수 있는 3층 이상의 집합 건축물인데요. 지식산업센터가 잘될 때는 웃돈 얹어가며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부동산 상승기였던 2019년, 저금리에 집값이 오르고 주택 규제로 투자처가 막히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지식산업센터로 투자자들이 몰려 들었습니다.
지식산업센터 왜 이렇게 인기가 많았던 걸까요. 지식산업센터는 초기투자자금이 적게 듭니다. 최대 분양가·매매가의 90%까지 은행 담보 대출이 가능한 상품인데요. 그러니까 1억짜리 지산을 살 때, 은행 대출을 끼고 2000만원에 지산을 매입할 수 있는 겁니다.
게다가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부동산 보유세, 양도소득세 중과 규제를 피할 수 있었고요. ‘입지 규제’ 문턱도 낮습니다. 일반 공장과 다르게 공장 건축면적을 제한하는 ‘수도권 공장 총량제’를 적용받지 않는 상품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부동산 상승기였던 2019년부터 수도권에 지산이 미친듯이 분양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과잉 공급된 점과 함께 경기 침체로 지식산업센터 대표 업종인 IT 업종 경기도 주저 앉으면서 지산 임차수요도 떨어졌습니다. 임차 수요가 떨어지고 지산 인기가 식으니 고금리 시기에 빚을 감당할 여력이 없는 수분양자들이 파산하면서 빚은 있는데 갚을 사람이 없는 구조가 만들어 졌습니다.
현장에서 공실이 무더기로 속출하는 ‘지식산업센터’들의 공통된 원인을 분석해서 지산 투자 시 ‘꼭 피해야 할’ 입지 유형을 정리해 봤습니다. 지산을 투자할 때 ‘꼭 피해야 할’ 첫 번째 유형은 수도권 베드타운에 과잉 공급된 곳입니다. 대표적으로 하남 미사를 비롯해 일산 향동, 일산 덕은 지구가 있는데요.
전국 지식산업센터는 1500여곳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690개가 넘는 지산이 경기도에 몰려 있는데요. 전체 지산의 45%를 넘는 수준입니다. 베드타운이라고 불리는 지역에 연면적이 5만평, 10만평 가까이 지은 지산은 잘 살펴보셔야 합니다. 옆에 핵심사업 없이 지산만 황량하게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식산업센터 대표업종인 IT핵심기업은 서울에 몰려 있는데요. 베드타운에 IT관련 산업과 연계된 특색 있는 지식산업센터는 경쟁력이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임차 수요가 뚝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두 번 째는 언제 들어설 지 모르는 대기업 공장, '대교' 등 호재가 있는 곳입니다. 일명 유령 호재 입지인데요. 이 경우에는 덩그러니 지산만 지어져 공실기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수분양자가 이자를 감당해야 시간이 길어지는 겁니다. 빚을 다 갚고도, 호재가 무산되거나 연기 돼 있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아산디스플레이시티2차 공장만 믿고 덜컥 들어서 공실 지옥이 된 아산 탕정지구 지식산업센터가 있습니다. 삼성 평택 캠퍼스 증설만 믿고 대거 분양해 10곳 중 8곳이 공실로 남아있는 고덕 해창리 지식산업센터도 있죠. 대기업 공장 설립, 증설이 기약 없이 연기 되는 상황에서 덩그러니 지식산업센터만 들어서 있는 곳은 공실이 지속할 우려가 큽니다.
세 번째는 ‘친구 따라 강남 간’ 유형입니다. 옆에 맞붙어 있는 지역에서 지식산업센터가 잘 돼서 수요를 이어 받을 것이라고 홍보하는 곳인데요. 대표적으로 광명 지식산업센터가 있습니다.
광명 지식산업센터는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 구로 이어지는 기업체의 수요를 받아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광명시 자체에 핵심산업단지가 부재한데다 이미 서울 금천구 가산, 구로구에 지식산업센터가 이미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가산, 구로도 공실이 나는 상황에서 광명으로 회사를 이전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네 번째는 대중교통이 정비되지 않은 곳입니다. 대표적으로 덕은 지구 지식산업센터가 있습니다. 이 지식산업센터들은 상암DMC, 강서구 마곡지구 등 서울로의 접근성이 좋다는 점으로 홍보됐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이 덕은 지구에는 없어요. 버스가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인데, 출퇴근 인구에 비해 버스 노선은 제한적이고, 배차 간격은 30분입니다.
마지막으로 서울과 직결된 교통이 없는 곳 입니다. 대표적 사례로 시흥배곧테크노밸리 지식산업센터가 있습니다. 시흥시는 서울 직결 지하철역이 없는데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오이도역까지 버스로 20분 정도 이동해야 합니다. 차를 몰고 출퇴근이 가능한 사장님을 제외하고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직원들의 경우, 회사가 서울 직결 노선이 없는 곳으로 이동하면 불편이 큽니다. 차라리 서울에서 출·퇴근 가능한 직장으로 이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공실이 무더기로 발견되는 지식산업센터는 한가지 유형에만 해당하지는 않습니다. 저 5가지 유형 중 최소 2가지 유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곳들이 많았어요. 예를 들어 베드타운에 많이 과잉 공급됐는데 대중 교통까지 불편한 경우입니다. 저 5가지 유형 중 2가지 이상이 복합적인 곳에 멋지고 크게 지어진 지산이라면 투자를 할 때 최소 10번 이상 고민을 꼭 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서지영 땅집고 기자 sjy381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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