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2.03 08:57
[땅집고] “어렸을 때 엄마 아빠랑 손잡고 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영원히 폐장할 전망이라니 너무 아쉽네요ㅠㅠ”
부울경 지역 최대 규모 테마파크인 경남 양산시 하북면 ‘통도환타지아’. 10여년전까지만 해도 연간 방문객이 1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휴가철이면 통도환타지아를 찾는 인파가 몰리면서 인근 고속로도 톨게이트가 꽉 막히고, 아침부터 입구 매표소에 대기열이 늘어지는 장관이 펼쳐졌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통도환타지아’는 3년째 인적이 끊긴 흉물 신세로 전락했다. 내부에 들어가보면 잡초가 웬만한 어린아이 키만큼 자라 흉흉한 분위기가 물씬 나고, 회전목마·대관람차 등 모든 시설이 가동을 중단한 채 황량한 모습만 볼 수 있다.
1993년 5월 문을 연 ‘통도환타지아’는 개장 당시 부울경 최대 규모인 28만㎡를 자랑하며 방문객을 끌어모았다. 운영업체는 한일그룹의 계열사인 ㈜한일리조트가 맡았다. 하지만 2004년 한일리조트가 부도나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소유권이 ㈜동일리조트로 넘어갔다.
동일리조트는 통도환타지아를 인수한 뒤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2006년 각종 물놀이시설과 부대시설을 갖춘 ‘아쿠아환타지아’를 만들었고, 2007년에는 100실 규모 콘도미니엄까지 지었다. 하지만 인근 부산·김해 등에 자본력을 갖춘 대형 워터파크 등 놀이시설이 줄줄이 생겨나면서 경쟁력을 잃기 시작했다. 개장 30년이 지난 만큼 시설 노후화로 방문객 유입이 힘들어지자 적자 규모가 점점 늘어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면서 2020년부터 영업을 중단한 채 지금의 폐건물 상태로 방치돼 있다.
하북면 주민들은 ‘통도환타지아’가 장기간 휴장하면서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지방 소도시에 이렇게 거대한 시설이 오랜 기간 흉물로 남아있으면 전체 지역 소멸도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하북지역 이장과 주민자치위원 등으로 구성하는 ‘환타지아 휴면에 따른 대책위원회’의 김상걸 위원장은 “환타지아가 3년 이상 문을 닫으면서 지역 경제에도 엄청난 손해를 끼치고 있다”며 “양산시 차원에서 환타지아 활용 방안을 찾아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대책위는 앞으로 환타지아 휴업 장기화에 따른 문제점을 파악한 뒤, 활용 방안을 구상해 양산시와 동일리조트 측에 건의할 방침이다.
하지만 동일리조트 측은 언론을 통해 ‘통도환타지아’ 시설 자체가 30년 이상 돼 노후화가 심한 만큼 기존의 놀이공원 형태로는 재가동이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현재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사업에 대해 다각도로 구상하고 있지만, 투입 자금이 최소 100억원 이상으로 추정돼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지역 주민들의 염원과는 달리 당분간은 ‘통도환타지아’가 재개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소유주 측의 적극 투자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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