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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가려면 대구 수성구가라" 집값 판도 바꾼 학군지의 위엄

    입력 : 2024.01.27 07:30

    [영상뉴스] “의대진학률 전국구” 대구 수성구, 아파트 미분양 탈출하는 이유
    [땅집고]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모습. /네이버로드뷰

    [땅집고] ‘대구는 미분양 지옥’ 이런 말이 돌았는데, 안타깝게도 이 별명은 한동안 지속될 것 같습니다. 공급량이 너무 많았거든요. 신세계건설은 대구에서 지은 아파트가 미분양이 나면서 신용평가사로부터 ‘위험하다’는 경고를 받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특정 동네에서는 분양가가 엄청 비싸지만 완판된 아파트도 있습니다. 미분양 지옥열차에서 금방 빠져나올 것 같은 지역은 바로 수성구 범어동 일대입니다.

    범어동 일대가 먼저 미분양에서 벗어나는 이유는 학군 때문입니다. 학군 영향이 거의 99.9999%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기는 전국에서 의대를 가장 많이 보내는 동네라고 할 정도입니다.

    [땅집고] 2023년 10월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 /국토연구원

    대구 지역 미분양 주택 수는 2022년 8월 8000가구였는데, 9월 갑자기 1만 가구를 넘깁니다. 2023년 2월, 1만3987가구로 정점을 찍고, 다시 천천히 내려옵니다. 11월 기준 1만300가구 수준으로, 아직도 많습니다.

    미분양은 기업에 치명타를 줍니다. 여기서 집을 다 못 팔아서 최악의 상황에는 회사가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신세계는 대구에서 선보인 아파트들이 줄줄이 미분양이 나면서 공사 미수금이 엄청 증가했습니다.

    [땅집고] 2022년 8월~2023년 12월 대구지역 구별 미분양 수. /김서경 기자

    이런 상황에서 눈에 띄는 지역이 바로 수성구입니다. 미분양 적체 시작될 때랑 고점을 찍었을 때 모두 이 지역 미분양이 가장 많았습니다. 그런데 정점을 찍자마자 남구에 1위 타이틀을 넘겨줍니다. 남구에서는 한 달 동안 미분양주택이 딱 1채 팔렸는데, 수성구에서는 거의 700채가 팔렸습니다. 수성구는 2023년 5월로 넘어가면서는 달서구에 2위도 넘겨줍니다.

    아직 수성구도 완전히 물량을 해소한 건 아닙니다. 아까 얘기했던 신세계 건설의 빌리브 헤리티지도 수성구에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수성구가 다른 지역보다 매매나 전세 가격이 높은 지역인데, 가장 먼저 소진됐다는 거에요.

    수성구가 이렇게 미분양 지옥에서 먼저 벗어나고 있는 이유는 바로 학군 때문입니다. 부동산 가격에는 교통이나 상권 이런 것도 영향을 미치지만, 여기서는 학군 영향이 아주 절대적입니다.

    수성구 아파트 평균 가격은 5억7000만원으로, 가까운 중구와 남구, 동구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이 중에서도 수성동3가랑 범어동이 비쌉니다. 수성구에서도 여기가 중심이라는 말이죠.

    이 지역에는 수성3가롯데캐슬, 수성코오롱하늘채 이런 아파트들이 있는데요. 롯데캐슬 전용 121㎡ 의 경우 2020년 12월 14억에 팔렸는데, 작년 5월 10억2000만원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11억원에 팔렸던 걸 볼 수 있습니다.

    [땅집고] 대구 수성구 '두산위브더제니스' 문주. /전현희 기자

    범어역에 있는 ‘두산위브더제니스’는 최근 실거래가가 전용137㎡ 기준 18억4000만원인데요. 이 아파트는 20억원 이상에 팔리다가 지금은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시세 형성하고 있습니다. 여기가 정말 고급인 게 가구 당 주차대수가 2.8대입니다. 47층부터 54층까지 초고층으로 지어졌고, 전용 129㎡~243㎡으로 이뤄졌습니다.

    이 아파트 맞은편에도 59층 초고층 아파트가 등장했습니다. 중형 평형으로 이뤄진 수성범어W입니다. 전용 84㎡가 분양권 상태에서 작년 7월 10억8000만원에 거래됐었고, 7억7000만원대까지 하락했던 기록이 있습니다. 지금은 12억원부터 시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거래가가 10억원 아래로 떨어지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땅집고] 2021년 대구 경신고 대입 현황. /온라인 커뮤니티

    이런 시세가 만들어진 데는 ‘학군’ 영향이 큰데요. 여기는 특히 의대진학률이 높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경신고 같은 경우는 작년 수능에서는 무려 41명이 의대에 가서 전국에서 열 손가락에 들었다고해요. 놀라운 점은 심지어 이게 줄어든 것이라고 합니다. 2022년에는 70명 넘게 의대에 갔다네요. 의사동문회해도 수백명 올 것 같습니다.

    이 학교는 1970년 후반에 문을 열어서 역사가 엄청 긴 학교는 아닙니다. 2011년 자사고가 됐다가 다시 일반고로 전환됐거든요. 나름대로 수능 노하우가 많다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공교육만 가지고, 좋은 대학 가기 쉽지 않습니다. 학원도 사실 필수 코스입니다. 지하철 3개역을 걸어가는 구간이 모두 학원이고, 약 320여개 학원이 등록돼 있습니다.

    실제로 이 지역은 경신고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의대 진학 비중이 높다고 합니다. 작년 수능 만점자 2명 중 1명도 대구 수성구 경신고를 졸업한 재수생이었습니다. 이 친구 역시 서울대 의대에 가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학군지도 역시 부동산 불황을 피하지는 못했습니다. 폭등기에 올랐던 만큼, 반납했었거든요. 그러다가 지금은 서울 강남3구처럼 서서히 올라가고 있습니다. 사실 아직 금리가 떨어지지 않았고, 경기도 너무 안 좋고, 특히 대구에는 미분양 아파트가 엄청나게 많다는 걸 고려하면 오르는 게 이상하지만, 여기서는 반등 기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땅집고] '범어자이' 타 단지 아파트 분양가 비교. /이지은 기자

    미분양 역시 반등 기미가 나타났던 시기에 같이 제법 빠졌습니다. 대표적으로 범어자이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름에서 알다시피, 범어동에 있는데요. 규제 완화 이후 분양하면서 엄청 비싸게 나왔습니다. 그래서 2022년 7월 분양 당시에는 다 안팔렸고, 1년 뒤에 완판됐습니다.

    최근에는 정부가 미분양 정책도 만들었지만, 이런 완판 분위기가 수성구에서 전역으로 퍼지기에는 시간이 꽤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정부가 이 문제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점은 좋게 평가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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