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1.26 07:30
[땅집고] 2023년 12월 중순 서울시가 도봉구 숙원사업으로 꼽히던 ‘서울아레나’ 사업 착공을 돌연 연기한 데 가운데, 결정에는 시행자인 카카오의 내부 인사 문제가 작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22년 1월부터 대표 사퇴 등 인사 관련 논란을 겪은 카카오가 주요 의사 결정을 올 3월 새 대표 선출 이후로 미룬 것이다. 이 사업 시행자인 ‘서울아레나’는 카카오가 98%, 카카오자회사 아레나에이가 2% 출자해 만든 회사다.
공동대표 체제이던 카카오는 2022년 1월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사퇴 이후, 홍은택 단독 대표 체제로 운영됐으나, 3월이면 홍 대표 임기가 종료된다. 홍 대표 후임으로는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가 내정됐다.
25일 서울시, 카카오 등에 따르면 카카오 측은 지난달 중순 서울시 측에 이사회 일정을 이유로 착공식 연기를 요청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서울 아레나 건립 관련 예상 비용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비용 재산정 및 이사회 의결을 거친 이후 착공식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 역시 카카오 이사회로 인해 착공이 미뤄졌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총선과 카카오 이사회 등 주요 일정이 마무리된 4월 중순에 착공식을 열기 위해 카카오와 협의 중”이라며 “겨울에 착공식을 열 때는 기념사·축사, 커팅식 등 여러 행사를 위한 음향기기와 추위를 막아줄 천막 등이 필요한데, 현재 카카오가 관련 예산 지출을 승인하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들었다”고 했다.
서울 동북권 최대 문화복합시설 프로젝트인 ‘서울아레나’는 도봉구 창동 5만㎡ 부지에 연면적 11만9096㎡ 규모 음악 전문 돔 공연장을 짓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약 3120억원(2018년 기준)이다. 사업기간은 공사기간 40개월을 포함해 2027년 3월까지다. 서울아레나는 2010석 규모의 중형 공연장을 비롯해 총 1만8269석 공연장, 영화관, 상업시설 등을 갖춘다.
앞서 시와 서울아레나는 2022년 4월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서울시가 부지를 제공하고, 서울아레나가 사업비를 투입해 2027년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는 게 골자다. 이 사업은 카카오가 시설을 건설해 소유권을 서울시에 양도하고, 30년간 시설관리운영권을 부여받아 투자비를 회수하는 ‘수익형 민자사업’(BTO)방식을 택했다.
시공사 선정 수의계약으로 인해 착공식이 연기됐다는 시각도 있다. 카카오는 서울아레나와 데이터센터 공사를 모두 한화 건설부문에 맡겼는데, 이중 서울아레나는 경쟁 입찰을 거치지 않았다.
한화 측은 두 사업 시공권 모두 적법한 과정을 거쳤다는 입장이다. 한화 건설 부문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는 3개사가 참여한 경쟁 입찰을 통해 시공권을 땄고, 서울아레나는 포트폴리오를 보고 카카오 측이 결정한 것으로 안다”면서 “주요 시공사 중 한화를 제외하면 아레나 공사 경험이 있는 회사가 사실상 없다”고 했다.
현재 카카오는 서울아레나 시공권과 관련해 감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아레나와 데이터센터 공사 업체 선정 과정에 비리가 있었다는 제보가 접수된 데 따른 것이다.
일각에선 카카오가 자회사인 카카오스페이스를 서울아레나와 데이터센터 등 카카오 그룹과 관련된 부동산 프로젝트를 전담하는 카카오 자산개발실로 흡수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카카오 관계자는 “조직구성과 인사와 관련해선 구체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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