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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릉뷰도, 고도제한도…왜 매번 김포만" 63cm 높아서 돌연 '입주 불가'

    입력 : 2024.01.22 11:39

    [영상뉴스] "지을 때부터 위법인 걸 알았다고?" 막무가내 공사에 입주 불가 판정 김포 고촌 아파트
    [땅집고] 김포 고촌에 있는 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입주 20일을 앞두고 고도 제한을 초과해 입주가 불가하게 됐다. /강태민 기자, CG=이해석 기자

    [땅집고] “조합도 12월 말에 김포시청을 통해서 들은 거예요. 저희도 너무 황당한 상황이고, 입주 예정인 분들은 이제 기존에 살고 계신 전세도 빼고 하니까, 어디 갈 데가 없는 상황이잖아요.” (김포고촌역지역주택조합 관계자)

    김포 고촌양우내안애 아파트는 단지를 다 지어놓고 높이가 기준보다 60㎝ 더 높다는 이유로 입주를 못하게 됐다. 입주를 한 달도 안 남긴 시점에서 일어난 일이다. 2021년 왕릉뷰 아파트 논란에 이어 올해 고도 제한 초과 아파트 문제까지 터지면서 규정을 어긴 시공사와 함께 이를 방관한 김포시의 행정 처리가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포 고촌양우내안애 아파트.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수분양자들은 지난12일 입주를 앞두고 날벼락을 맞았다. 사용 승인 협의 과정에서 건축물 높이가 고도 제한을 초과하면서 입주를 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땅집고] 고촌 양우내안애 아파트는 김포공항과 4㎞ 이내 거리에 있어 공항시설법에 따라 건축물 높이 제한이 있다. / CG=이해석 기자

    이 아파트는 김포공항과 인접해 고도 제한을 적용 받는다. 김포공항 활주로와 3.9㎞ 떨어져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 국제기준과 국내 공항시설법에 따르면, 김포공항 등 공항 주변 도시에 대해 활주로를 기준으로 반경 4㎞ 이내에서는 해발고도 57.86m이내에서만 건축이 가능하다.

    정부는 이 기준에 따라 공항 주변 지역에 대해 건축물의 높이를 제한하고 있다. 고촌양우내안애 아파트도 김포공항과 4㎞ 이내 거리에 있어 공항시설법에 따라 건축물 높이 제한이 있다. 이 아파트 8개 동 중에서 7개 동이 고도 제한인 57.86m보다 63㎝∼69㎝ 높게 지어졌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2019년 시공사인 양우건설의 착공 시점부터 고도 제한에 대한 공지를 해왔다”며 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공항 주변에서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항공기 고도에 접촉이 되는지 여부를 한국공항공사에 확인하도록 돼 있다”며 “공항시설법으로 지자체나 시공사에서 착공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협의가 온 2019년도에 그 지역에 이 제한 높이를 지켜 져야 한다라고 공문 전달을 했다”고 전했다.

    인허가 관청인 김포시청도 지속적인 안내를 해왔고 고도 제한을 어긴 것에 대해선 시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고 인허가를 내주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김포시는 뒤늦게 시공사와 감리단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김포시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안내를 했는데 시공사에서 어긴 사항에 대해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며 “공항시설법에 따른 높이 제한 초과에 대해서 예외 조항의 적용이 불가하며 전부 서울지방항공청의 권한”이라고 전했다.

    [땅집고] 고촌 양우내안애 아파트도 김포공항과 4㎞ 이내 거리에 있어 공항시설법에 따라 건축물 높이 제한이 있다. /강태민 기자

    그러나 시공사와 감리단이 규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점과 함께 건물을 다 올리고 준공을 앞둘 때까지 행정 지침을 무시하게끔 방관한 김포시의 행정적 무능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포시는 지난 2021년 창문을 열면 왕릉이 보이는 ‘왕릉뷰 아파트’ 소송과 관련해 2017년 개정된 문화재보호법에 반하는 문화재 현상 변경 허가를 내려 ‘왕릉뷰 아파트’ 소송의 불씨를 제공하기도 했다. 조합원들과 예비 입주자들은 문제가 발생하고 나서야 어쩔 수 없다는 ‘나 몰라라’식의 지차제 부실 행정이 김포에서만 유독 잇따른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 김포고촌역지역주택조합 관계자는 “조합도 12월 말에 시공사를 통해 들은 게 아니고 시청을 통해 들었다”며 “너무 황당한 상황이고 조합원이나 입주 예정자들은 기존에 살고 있는 전세도 빼고 어디 갈 데가 없는 상황이다”고 했다.

    아파트 준공이 멀어지면서 조합원 추가 분담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 아파트는 현재까지 4400만원의 추가 분담금이 발생한 상황이다. 지역주택조합아파트 특성상 조합이 해체하기 전까지 추가 분담금은 더 늘어나는데, 입주 시기를 기약할 수도 없어 우려가 더 커진다.

    시공사 양우건설은 이번 김포 고촌 지역주택조합아파트 고도 제한 초과와 관련해 고도 제한 초과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대응 방안은 무엇인지를 묻는 저희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을 거부했다. 공사를 주도한 시공사가 뚜렷한 해결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서 당장 1월 12일 입주가 연기된 것은 물론 앞으로의 입주 시기도 기약 없이 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온다. /서지영 땅집고 기자 sjy381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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