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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만 구독자 믿었다가" 탕후루집 옆에 탕후루집 차린 유튜버 개업 취소

    입력 : 2024.01.20 07:30

    [땅집고]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의 한 탕후루 가게 바로 옆에 유튜버 진자림이 ‘환상탕후루’ 가게를 오픈한 모습. /이진호 유튜브 캡쳐

    [땅집고] “바로 옆에 탕후루 가게 영업하던 거 뻔히 알면서, 또 탕후루집 내는 건 무슨 심보인가요? 유명인이라고 팬들 믿고 상도덕 안 지켜도 되는 건가요?”

    최근 67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여성 유튜버 진자림(22)이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일대에 중국식 과일 간식인 탕후루를 파는 ‘환상탕후루’ 가게를 창업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점포가 문을 열자마자 네티즌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해당 상가에 예전부터 탕후루 가게가 있었는데, 진자림이 바로 옆에 똑같은 탕후루 매장을 창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도덕이 너무 없다는 의견이 빗발치는 것.

    [땅집고] 유튜브 방송에서 탕후루를 먹고 있는 67만 유튜버 진자림. /진자림 유튜브 캡쳐

    이 소식은 동탄신도시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힌 한 네티즌의 글을 통해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글쓴이 A씨는 "탕후루를 먹으러 갔다가 사장님(진자림의 매장 바로 옆 탕후루 가게 주인)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며 “처음엔 디저트 카페라고 남자분이 찾아와서 인사하고 가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나중에 (탕후루 가게가 옆에 생긴다는 걸) 아시고 정말 충격받으셨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A씨는 "인근 부동산도 디저트 카페인 줄 알고 계약했고, 사장님에게 죄송하지만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고 한다"며 "진짜 너무 속상하다고 거의 우시면서 얘기하셨고, 눈은 이미 퉁퉁 부어있었다"고 덧붙였다.

    [땅집고]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일대에서 탕후루 장사를 하다 진자림 때문에 피해를 본 점주의 아들이 남긴 호소 댓글. /유튜브 캡쳐

    진자림 때문에 피해를 본 탕후루 가게 주인의 아들 B씨도 나섰다. 그는 진자림의 유튜브 영상에 "처음에는 디저트 가게를 하신다고 인사가 와서 별문제 없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인테리어 과정을 보니 탕후루 가게를 한다고 하더라"며 "충격을 받은 나머지 항의를 했지만 뭐가 문제냐며 오히려 저희에게 뭐라 호통을 치셨다”는 내용의 댓글을 남겼다.

    이어 B씨는 “저희 어머니는 매출이 기존과 비교해 70%가 줄었고, 지금도 전화가 와서 (팬들이) '왜 자림이 괴롭히냐'고 한다"며 "곧 폐업할지를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고 전했다.

    [땅집고] 대법원 판례상 상가에서 동종 업종 규정. /온라인 커뮤니티

    이렇게 바로 옆 상가에 동일한 업종의 점포를 열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까. 부동산 전문 변호사들은 한 상가 건물 내에서 분양계약서나 임대차계약서에 업종 제한에 따른 조항이 없는 이상 처벌할 근거는 없다고 조언한다.

    다만 상가 건물을 최초로 분양할 때, 시행사나 운영사가 상가 수분양자를 보호하기 위해 분양 계약서나 상가관리규약상 동종 업종에 대한 제한을 두는 조항을 마련해 두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 상가에 같은 업종 점포가 운영하면서 출혈경쟁이 벌어지는 일을 막고, 다양한 업종을 입점시켜 상권 형성 속도를 높이려는 목적이다. 이런 경우라면 내 가게 바로 옆에 똑같은 물건·음식을 파는 점포가 문을 열 경우 항의하거나 소송을 제기할 명목이 충분하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진자림의 행위에 대해 “상도덕이 너무 없다, 일반인이었으면 안 그랬을 텐데 유명 유투버라서 팬들이 매출을 올려줄 것이라고 믿고 한 행동 아니냐”, “원래 운영하던 탕후루집 사장님이 너무 불쌍하다”라는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논란이 거세지자 진자림은 여론을 의식해 사과문을 올리며 ‘환상탕후루’ 매장 오픈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진자림은 "저의 창업으로 누군가에게 피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한 상태로는 저 역시 즐거운 마음으로 가게를 운영할 수 없다는 판단에 현재 자리에서의 매장 오픈을 취소한다"며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현재 위치에서는 가게를 오픈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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