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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실버타운인데 왜 이 집은 매매가 되고, 저 집은 안되죠?"

    입력 : 2024.01.19 10:32

    [땅집고] GS건설이 경기도 용인에 지은 '스프링 카운티 자이' 관련 영상. /GS건설 유튜브 캡처

    [땅집고] “실버타운은 임대 형태로만 가능하다던데, 경기도에는 등기를 칠 수 있는 실버타운이 있네요. 같은 실버타운인데 왜 이집은 매매가 되고, 저 집은 안 되는 걸까요?”

    동백 스프링카운티자이, 광교산 아이파크, 분당 더 헤리티지. 세 단지는 모두 일반 아파트처럼 보이지만, 흔히 ‘실버타운’으로 불리는 노인복지주택이다. 이들 단지는 모두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으로, 억대 보증금이나 매달 수백만원 관리비를 낼 필요가 없고, 법적 소유권을 가질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수도권에는 이러한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이 10여개 있다. 이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최근에 지어진 곳은 ‘동백 스프링카운티자이’다. 이 아파트 전용 59㎡ 최저 호가는 5억5000만원이다. 임대로만 거주할 수 있는 서울 유명 실버타운의 억 단위 보증금에 비하면 가격도 저렴하다.

    다만, 이 집을 사려면 60세를 넘긴 ‘노인(老人)’이어야 한다. 2015년 정부는 이러한 나이 기준을 정하고, 어길 경우엔 처벌할 규정도 마련했다.

    [땅집고] 수도권 지역 주요 분양형 노인복지주택 현황. /김서경 기자

    60세가 넘지 않았더라도, 미리 실버타운을 마련할 수도 있다. 정자역과 미금역 사이에 있는 ‘더 헤리티지’, 서울 마포구 ‘카이저팰리스 클래식’ 등은 연령제한이 없는 노인복지주택이다. 법적 명칭이 노인복지주택일 뿐, 일반 아파트처럼 누구나 사고 팔 수 있고 거주할 수 있다. 노인복지주택인만큼 노인을 위한 설계가 적용됐고, 공원을 비롯한 탄탄한 커뮤니티를 갖췄다.

    이중엔 일반 아파트로 법적 성격을 완전히 바꾼 사례도 있다. 서울 노원구 ‘중앙하이츠 아쿠아’는 입주 13년만인 2021년, 일반 아파트로 탈바꿈했다. 입주민들을 중심으로, 노인복지주택이 일반 아파트와 달리 오피스텔과 같은 ‘준주택’에 속해 세금을 내거나 대출을 받을 때 불리하다는 의견이 나왔기 10년 넘게 나오면서다. 지자체 역시 이런 불편 사항을 인정하고 용도변경을 허용해줬다.
    [땅집고] 노인복지주택 입주 기준 관련 법령 /김서경 기자

    같은 노인복지주택인데, 구매 가능 기준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정부가 2015년 분양형 노인복지주택 폐해가 심각하다고 보고 제도를 아예 폐지하면서 예외 조항을 뒀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5년 이전 노인이 아닌 사람이 노인복지주택을 분양받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이에 따라 노인들이 식사할 공간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는 등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는 것을 보고, 제도권에서 이를 없앴다. 당시 문제가 발생한 이유는 관련 법에 입주나 매수 가능 기준을 제대로 명시한 규정이 없었기 때문인데, 분양형 노인복지주택 자체를 폐지한 것이다.

    다만, 정부는 이미 사업을 진행 중이거나 분양받은 사람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보고 예외 규정을 만들었다. 2008년 8월 전에 건축법에 따라 허가받거나 주택법에 따라 사업계획이 승인된 노인복지주택의 경우 60세 미만도 입소 및 매매할 수 있다.

    그러면서 정부는 실버타운 매매 및 입소 가능 연령을 60세 이상으로 명시했다. 본인이 60세 미만이더라도, 배우자가 60세를 넘겼거나, 입소 예정자의 부양을 책임지는 경우(19→24세 미만 개정 예정)라면 입주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같은 노인주거복지시설 중 유료·무료 양로시설은 모두 65세 이상 입주가 가능하다.

    [땅집고] 2023 고령자 통계 중 인구·가구 현황, 전망. /통계청

    이런 가운데 최근 업계에선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을 다시 공급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인 인구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한국은 외국에 비해 주택 소유 여부를 중요시한다는 점 역시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은 퇴소 기준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대부분 실버타운에 해당하는 임대형 노인복지주택이나 양로시설에선 경증 치매 진단을 받거나 혼자 거동이 불편하면 시설 기준에 따라 퇴소 절차를 밟아야 한다.

    심우정 실버산업전문가포럼 제론테크연구소 대표는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실버타운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이 폐지되면서 공급자가 적극 공급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며 “분양형을 다시 공급하되, 기술을 활용해 예상 문제점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임기웅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노인학과 교수는 “실버타운 선진국으로 불리는 일본에선 요양 단계에 따라 수요자가 원하는 노인주거시설을 골라서 간다”며 “우리나라도 분양형을 비롯한 여러 실버타운을 공급해 선택의 폭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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