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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폭등 열차 GTX" 정작 반쪽짜리 개통! 말뿐인 교통혁명?

    입력 : 2024.01.14 07:30

    [영상뉴스] “15년 기다렸다” GTX-A 노선, 개통 앞두고 찬물 끼얹는 몇 가지 사실
    [땅집고] 지난 5일 오후 경기 화성시 동탄역에서 GTX-A 초도차량이 시운전을 하고 있다. /뉴스1

    [땅집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이 올해 3월 GTX 시리즈 첫 타자로 개통합니다. 처음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건 2009년인데요. 개통까지 무려 15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반쪽 짜리’입니다. 정차역 중 하나인 삼성역에 조성되는 복합환승센터 공사가 지연돼 2028년까지는 정차할 수 없기 때문인데요. 삼성역은 A노선 전 구간 승하차 수요 중 14%를 차지하는 핵심 정차역인 만큼 개통 지연으로 인한 수요자들의 아쉬움이 큽니다.

    공사를 마치고 전 구간을 달리려면 아무리 빨라야 2028년은 되어야 할 전망입니다. 삼성역에 무정차하는 전제로 전 구간을 운행하는 건 2025년쯤 예상하고 있고요. 일단 수서~동탄 구간을 먼저 오픈하고 나서 올해 하반기에 운정~서울역 구간을 각각 개통한다는 게 국토부 계획입니다.

    시장에서는 GTX 개통에 대한 기대감이 큽니다. 이유는 바로 ‘시간 단축’에 있는데요. 지하철이랑 비교해 운행 속도가 두 배나 빨라서 수서에서 동탄까지 약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거든요. 어마어마하게 시간이 단축되는 거죠. 정차역이 적기도 하고, 직선으로 주행한다는 점도 속도를 높이는 데 영향이 큽니다.

    최고 속도 180km/h, 평균 운행 속도가 100km/h 정도 나오니까 버스로는 90분, 자차로 70분 정도 걸리는 거리를 2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는 거고요. 그렇다 보니 ‘교통 혁명’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닌 거죠.

    그런데 GTX 개통을 앞두고 이게 허상일 수도 있다고 지적하는 몇 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①반쪽짜리 개통 ②요금 그리고 ③대심도 문제가 꼽히는데요. 지금부터 하나씩 뜯어보겠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번 A노선 개통은 전 구간 개통이 아닙니다. 수서~동탄 구간만 먼저 운행하는 분리 개통인데요.

    부분 개통도 겨우 했는데 그마저도 패싱하는 역이 있습니다. 용인역인데요. 역사 출입구 공사를 아직 다 못 마쳐서 6월은 되어야 공사를 마칠 수 있습니다. 정부가 발표한 3월에는 역사 이용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아직 용인역 공사를 끝내지 못했지만 개통을 서두르기 위해 지금 당장 달릴 수 있는 구간부터 운행을 시작하자 이렇게 한 겁니다.

    [땅집고] GTX-A 용인역 조감도. /국토부

    용인역은 수인분당선이 지나는 구성역이랑 환승통로로 연결되는데요. 구성역이랑 이어지는 출입구는 어느 정도 완성됐는데, 경부고속도로 지하를 통해 수지구 상현동 방면으로 이어지는 또 다른 출입구는 아직도 공사가 한창입니다. 공사를 모두 마치고 개통하려면 3개월 정도가 더 걸릴 예정이고요. 올해 6월 용인역을 추가 개통하고, 연말까지 운정~서울역 구간을 개통한다는 게 국토부 계획입니다.

    A노선 시종착역인 동탄에서 운정까지 연결되려면 2028년은 되어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렇게 개통이 확 밀린 이유는 국토부와 서울시 때문입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엇박자가 난 건데요.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영동대로 아래에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을 추진하면서 삼성역 정거장을 서울시가 건설하되, 2021년 개통에는 차질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국토부하고 약속했는데요. 하지만 서울시가 개통 일정 관리에 소홀했고 결국 사업 기간을 맞추지 못하면서 착공이 원래 계획보다 22개월이나 늦어지게 됐습니다.

    이후에 국토부가 부랴부랴 개통시기 맞춰달라는 공문을 보냈고 서울시가 적기 개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해결한 부분이 크게 없었습니다. 이렇게 환승센터 건설 계획이 줄줄이 사탕처럼 밀리니까 결국 정거장을 만들 수가 없었던 거죠. 열차를 세울 정거장이 없으니 당연히 정차도 불가능한 거고요.

    다음은 요금 문제입니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닌데요. 우선 개통하는 수서~동탄 구간을 이용할 경우, 편도 4150원, 왕복 요금은 8300원 정도 책정될 거라고 이야기가 나옵니다. 10km까지는 기본요금 1250원에 별도 요금 1650원이 붙고 이후 5km당 추가 거리요금 250원이 부과되는 식입니다.

    한 달 치 계산해볼까요. 수서~동탄 구간을 GTX로 한 달간 이용한다고 가정하면 월 요금은 16~18만원 선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5월부터 도입되는 교통비 환급 제도죠. K패스 할인을 적용하면 20% 이상 할인받을 수 있는데 그럼 약 13만원 정도겠네요. 지하철에서 적용하는 만 65세 이상 무임승차는 적용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GTX 요금이 공개되고 나서 시장에서는 단축 시간을 감안하면 합리적이다 하는 의견하고 그럼에도 부담이 된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동일한 거리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지하철 요금보다는 2배 정도 비싸고, 신분당선 요금과는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수준인데요. 기존에 광역버스나 지하철로 통근하던 시민 입장에서는 한 달에 약 5만원을 더 부담하는 정도라고 합니다.

    [땅집고] 김포공항역 서해선에서 내려 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이동하는 시민들. /땅집고DB

    돈을 더 내면 당연히 그만큼 출퇴근 시간이 짧아져야 할 겁니다. 하지만 기대보다는 그렇게 극적으로 통근 시간이 줄어들지는 않을 거란 예측도 있습니다. 왜냐면 GTX가 지하 속 깊이 터널을 뚫고 운행하는 ‘대심도’ 열차이기 때문인데요.

    대심도는 지하 40m 깊이에 있는 지하 공간을 말합니다. 여기에 열차가 지나고 플랫폼이 설치되는 만큼 열차를 타기 위해서는 역사 출입구나 타 노선 플랫폼에서 한참을 내려가야 합니다.

    지난해 11월 개통한 대곡소사선이 지나는 김포공항역을 보면요. 환승이 얼마나 길어질지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대곡소사선이 뚫리면서 김포공항역은 5개 노선이 지나는 5중 환승역이 됐는데요.

    [땅집고] 서해선에서 내린 시민들이 에스컬레이터 탑승을 위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땅집고DB

    작년 11월 직접 이곳에 다녀왔는데 정말 깊이 내려가더라고요. 대곡소사선을 타려면 역사 출입구부터 열차 플랫폼까지 에스컬레이터만 세 번을 타고 내려가야 합니다. 약 8분에서 10분 정도가 걸리고요. 아침에는 플랫폼에서 올라온 승객들이 에스컬레이터 입구에서 줄을 서고 있어서 시간이 좀 더 소요될 수도 있습니다.

    GTX-A 노선 배차간격은 출퇴근 시간 기준으로 10~15분 정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모든 걸 고려하면 역에서 GTX를 타는 시간만 고려해도 최대 20분까지도 소요될 수 있겠고요.

    결국 고속철로 인한 시간 단축 효과가 대심도 이용 문제로 상쇄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빠른 환승을 위해서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고는 하는데 사람이 몰리는 시간에 이용이 얼마나 수월할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GTX 개통으로 서울 이동에만 많게는 서너 시간을 허비하던 경기도민들 설움이 해소될 수 있을까요. GTX 개통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실제로 초특급 교통혁명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관심이 주목됩니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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