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1.09 07:30
[영상뉴스] 해 넘긴 5호선 연장 중재안 확정, 어디 손 들어줄까
[땅집고] 김포, 인천 시민들이 간절하게 바랐던 5호선 연장 노선 확정이 또 미뤄졌습니다. 국토부 대광위에서 지난해 말까지 최적의 중재안을 확정지어서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해를 넘기고 만 건데요. 두 지역의 이해관계가 크게 얽혀 있는 만큼 신중하게 발표하겠다는 게 대광위의 입장입니다.
대광위가 발표를 미루니까 김포와 인천시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지난 1일 김포검단시민연대에서는 "국토부 대광위는 양치기 소년"이라면서 분노했는데요. 특히 원희룡 전 장관이 임기 내 반드시 5호선 연장 결론 내겠다고 장담해놓고 일언반구없이 퇴임한 건 시민을 희롱한 거라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대광위가 발표를 미루니까 김포와 인천시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지난 1일 김포검단시민연대에서는 "국토부 대광위는 양치기 소년"이라면서 분노했는데요. 특히 원희룡 전 장관이 임기 내 반드시 5호선 연장 결론 내겠다고 장담해놓고 일언반구없이 퇴임한 건 시민을 희롱한 거라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김포와 인천 시민이 이렇게 열을 내는 이유는 5호선 연장이 늦어질수록 '교통지옥'에 시달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김포시민들은 소위 '골병라인'으로 부르는 김포골드라인에 의존도가 큰데요. 5호선 연장이 이 골드라인 수요를 분산하는 대체수단으로 거론된 만큼 연내 확정이 무산된 것에 대한 분노가 상당합니다. 새로 부임한 박상우 국토부 장관이 광역버스 추가 투입을 하겠다고는 했지만, 김포에서 서울로 향하는 도로가 48번 국도와 김포 한강로 단 2개뿐이라 이마저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인천시도 속이 터지는 건 마찬가집니다. 검단신도시는 사업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고 대규모 입주가 꾸준히 예정돼 있는데요. 올해부터 2026년까지 총 1만4000가구가 넘게 입주할 전망입니다. 인천 서구의 지난해 인구 증가 수가 1위일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늘고 있는데 이 사람들을 실어나를 교통망이 없습니다. 5호선이 검단을 지나가기로 계획돼 있던 만큼 연장 지연으로 인한 피해가 큰 거죠.
대광위가 중재안을 두고 시원하게 발표를 하지 못하는 건 두 지역이 정차 노선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포시는 장기역에서 불로과 102역을 지난 후 다시 김포로 이어지는 직결노선을 제안했고, 인천시는 불로역과 102역, 원당역, 101역을 지나 김포로 연결되는 U자형 노선을 제안했는데요.
김포시는 건폐장 등 기피시설을 받고 콤팩트시티 광역교통개선분담금으로 5호선 연장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더 빠른 직결 노선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고, 인천시는 검단 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더 많은 역사가 신설되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두 지역의 입장이 워낙 팽팽해 좁히기가 어려운 상황이고요.
교통 문제도 문젠데 집값도 영향이 큽니다. 우리 동네에 연장 노선이 정차하느냐 마느냐로 집값이 수억원씩 차이가 나기 때문인데요. 김포와 인천 시민들이 정차역 개수를 두고 치열하게 씨름을 하는 점도 이런 이유에서 나옵니다. 특히 김포와 인천시는 교통 불모지로 불릴 만큼 광역교통이 부족해서 지하철역 의존도가 높은 지역이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역세권 여부로 집값은 얼마나 차이가 날까요. 5호선 라인 중에서도 김포와 인천처럼 경기도에 있는 미사역 인근 집값을 보면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미사역 초역세권에 위치한 대장 아파트인 ‘미사역 파라곤’ 전용 102㎡ 기준 최근 매매가는 14억700만원입니다. 반면, 미사역에서 약 800m 떨어져 도보로 14분이 걸리는 미사강변신안인스빌 93㎡ 최근 매매가는 9억9500만원인데요. 미사역 파라곤과 미사강변신안인스빌 거리가 700 m 떨어졌는데 가격은 4억원이 넘게 차이나는 겁니다.
5호선이 지나는 서울 강서구 마곡역 일대도 역세권 단지와 비역세권 단지 집값은 적게는 1억 많게는 4억원 넘게 차이납니다.
5호선 마곡역에서 330m, 도보 5분 거리인 마곡앰벨리14단지를 볼까요. 84㎡ 기준 최근 매매가는 13억6600만원입니다. 역에서 1.2km, 도보로 19분 떨어진 마곡수명산파크4단지를 보면 훨씬 저렴합니다. 이 단지 같은 평형 최근 매매가는 9억500만원인데요. 1km 에 4억6100만원의 가격차가 나타납니다.
5호선 연장 개통으로 인한 집값 상승 효과는 특히 검단신도시에서 클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인천시안으로 확정된다면 101역 인근 원당동과 아라동은 전철 교통 불모지에서 여의도·광화문 업무지구 직결 노선인 5호선과 인천 1호선이 들어서는 더블 역세권으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인천 지하철 1호선만 있을 때보다 교통망 개선 파급 효과가 훨씬 커지는 거죠.
해당 지역 대장 아파트는 이른바 ‘호우금푸’라고 부르는 검단호반써밋1차, 검단신도시우미린더시그니처, 검단금호어울림센트럴, 검단신도시푸르지오더베뉴입니다. 가격은 84㎡ 기준으로 6억 후반에서 7억 초반대에 형성됐고요. 네 단지 모두 2021년 이후에 지은 신축인데다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라 인프라가 좋다는 평가를 받지만 교통망이 부족하다는 게 치명적인 단점으로 거론됐었습니다.
하지만 101역이 정차역으로 확정된다면 이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에 가격이 상승할 여지가 높습니다. 단순 계산이지만, 철도 교통망이 아예 없던 미사역처럼 약 4억원 정도의 ‘역세권 프리미엄’ 효과가 반영된다면 검단신도시에서도 10억원이 넘는 아파트가 나올 가능성도 있겠네요. 검단신도시에는 아파트 단지 외에도 분양을 앞둔 상가도 많은데, 이들도 수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김포시안대로 확정이 된다면 검단 역세권 프리미엄은 그야말로 무용지물이 됩니다. 지옥철 김포골드라인에서 촉발된 ‘5호선 연장’ 이면엔 김포와 인천 검단 지역의 미래 부동산 운명을 가를 중차대한 문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김포와 인천시민들이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데도 대광위는 신중한 결정을 위해 협의 중이라면서 구체적인 발표 날짜조차도 언급하고 있지 않습니다. 김포와 인천 시민의 표를 얻을 총선용 카드로 쓰기 위해 양쪽 눈치를 보고 있다는 시각도 나옵니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운 만큼 대광위가 하루빨리 최적의 중재안을 발표해 연장 노선 착공을 최대한 앞당기는 게 최선의 방법일 겁니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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