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1.04 11:09 | 수정 : 2024.01.04 11:48
[땅집GO 파헤치GO - 한국 경제를 덮친 PF 공포] 롯데건설도 PF위기…“미착공 사업장 비중 높아”
[땅집고] 태영건설에 이어 롯데건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부채가 위기라고 지적한 보고서가 나왔다.
하나증권은 4일 롯데건설에 대해 1분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를 고려하면 유동성 리스크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하나증권은 “올해 1분기까지 도래하는 미착공 PF 규모는 3조2000억원으로 이중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미착공 PF는 지난해 1분기 기준 약 2조5000억원으로 추정한다”며 “PF 위기 문제가 태영건설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작년에만 1조원 넘게 수혈받았지만…하나증권, “롯데건설 PF위기 반복될 것”
롯데건설은 시공능력평가순위 8위로 상위 건설사이지만, 지난해부터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롯데건설은 2022년 10월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1차 위기를 맞았다. 금융시장 경색 하에서 PF유동화증권 차환 차질로 인해 재무적 부담이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서울 강동구 재건축 사업지인 둔촌주공 조합이 PF의 자산담보부단기채(ABSTB) 차환에 실패하면서 PF 리스크가 커졌다.
이에 롯데건설은 작년 10월부터 자금난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작년 운영자금 목적으로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롯데케미칼로부터 5000억원을 차입하는 등의 대응 조치를 했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계열사 차입·유상증자·금융권 차입 등으로 받은 자금 수혈 규모만 1조4500억원에 달한다.
이와 함께 지난달 15일 롯데건설은 하나은행과 체결한 여신거래약정에 롯데물산이 자금보충약정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롯데건설이 대출금을 상환할 재원이 부족할 경우, 계열사인 롯데물산이 자금을 보충하는 약정이다. 약정액은 2400억원으로 롯데건설이 하나은행에서 차입한 금액 2000억원의 120%다.
업계에선 자금 유동성에 경고등이 켜지자, 그룹내 계열사의 도움으로 롯데건설이 급한 불을 끄고 있다는 평가다.
현금 흐름도 숨통은 트였다. 작년 말 5980억원에 불과했던 롯데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올해 3분기 기준 1조9668억원으로 228.9% 증가했다.
■ “미착공 사업장 비중 높아…모니터링 필요”
하지만 여전히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우발 채무 비중이 높은 것은 문제로 거론된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 대부분이 서초헌인마을(3000 억원), 부산 해운대센텀(2500억원) 등 대형 사업지인데, 착공이 불투명해 리스크를 심화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연결 기준 자기자본 대비 주의·위험 PF 보증액 비율은 146.3%에 달해 한국신용평가가 신용등급을 부여한 도급사업 PF 보증액 1조원 이상 건설사 중 두 번째로 높았다.
하나증권은 “현재 유동성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한다”며 “PF만기가 연장돼도 본PF로 전환할 수 있는 부동산 업황 개선 없이는 롯데건설 유동성 리스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계열사 등에서 자금 지원을 받았고 분양도 잘 이뤄져 작년보다는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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