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2.30 07:30
[건설사 기상도] 지난해 자본잠식 빠진 '태초이앤씨', '범 현대가 건설사’ 인수한 배경 두고 SM그룹 경영 승계 추측 무성
[땅집고] 국내 재계서열 30위인 SM(삼라마이다스)그룹의 소규모 계열사 ‘태초이앤씨’. 자본금이 단 3억원에 불과한 이 회사가 자금 경색 으로 법정관리 매물로 나온 범(凡) 현대가 중견건설사인 '에이치엔아이엔씨'(HN Inc)를 인수한다.
그동안 SM그룹은 경영난에 허덕이는 중견 건설사를 줄줄이 사들이는 방식으로 몸집을 불려온 것으로 유명하다. ▲2011년 우방건설산업 ▲2016년 동아건설산업 ▲2018년 대림종합건설 ▲지난해 STX건설 등이다. 올해 인수하는 에이치엔아이엔씨까지 포함하면 그룹 내 건설사는 모두 15곳이다.
태초이앤씨는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차녀인 우지영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그의 남편 박흥준 사내이사가 함께 운영하는 소규모 건설사다. 자본금 3억원으로 2017년 설립했다.
■SM그룹, 3억짜리 태초이앤씨에 무한 현금 수혈
일각에선 건설사이긴 하지만 어떤 사업을 하는지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소기업인 태초이앤씨가 범현대가의 에이치엔아이엔씨를 어떻게 인수하는 것인지 의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더군다나 태초이앤씨는 최근 3년간 영업손실이 ▲2020년 1308만원 ▲2021년 4032만원 ▲2022년 5459만원 등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고,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기업이기도 하다.
지난 18일 태초이앤씨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에이치엔아이엔씨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인수 예정자와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공개 입찰을 통해 인수자를 확정하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인수한다. 태초이앤씨가 에이치엔아이엔씨의 주식을 얼마나 인수할지, 총 얼마에 인수할지는 확정한 뒤 공시한다.
에이치엔아이엔씨는 지난해 매출액 2259억원을 기록한 중견건설사다. 범현대가 일원이자 노현정 전 아나운서의 남편인 정대선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다. 정씨는 현대가 ‘오너3세’로 아버지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넷째아들 고(故) 정몽우씨다. 아파트 브랜드 '헤리엇'과 상업용 건물 브랜드 '썬앤빌' 등을 보유해 중견 건설업체 중에선 제법 인지도가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고 PF시장이 얼어 붙으면서 자금난에 빠져, 올해 3월 법정관리를 신청, 회생절차를 진행중이다. 공시에 따르면 올해 에이치엔아이에씨의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 916억원을 기록했다.
■SM그룹, 3억짜리 태초이앤씨에 무한 현금 수혈…본격 경영 승계 시작되나
자본금 3억원의 소기업이 중견건설사를 인수하는 비법은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수혈’에 있다.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태초이앤씨는 그동안 SM그룹의 다른 계열사이자 우오현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SM상선, 경남기업 등에 계속해서 돈을 빌려왔다. 2020년부터 등록된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자금차입' 공시가 총 15건이나 된다. 올해만 해도 SM상선으로부터 338억원, 경남기업으로부터 18억원 등을 빌린 것으로 기재됐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1남 4녀를 두고 있다. 유일한 아들인 우기원씨는 지난해 말 SM그룹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첫째 딸 우연아씨는 과실류 도매기업인 삼라농원 대표이사, 셋째 딸 우명아씨는 경영 컨설팁업체인 신화디앤디 대표, 막내 딸인 우건희씨는 SM그룹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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