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2.29 15:24
[땅집고]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의 9.26 공급 대책이 공염불에 그쳤다. 국토부가 서민주택 공급난 발생 우려에 부랴부랴 대책을 발표했지만 인허가 물량의 경우 당초 목표한 것에 비해 38% 가량으로 줄어든 실적이었다.
국토부는 지난 9월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공공에서 5만5000가구 주택을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내년 상반기 발표 예정이던 신규택지 후보지를 지난 11월로 앞당겨 발표했으며 각종 영향평가는 최종 변경승인 또는 착공 전까지 완료할 수 있도록 완화해 사업 지연 가능성도 해소하기로 했다.
국토부가 당초 공급대책을 발표한 것은 2~3년뒤 초래될 공급난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 악화에 따른 인허가·착공 물량 감소로 이른바 서민주택의 큰 축을 차지했던 빌라·도시형생활주택 등 소형주택의 민간 공급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지난 9월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방안을 통해 올해 목표 47만가구 인허가를 최대한 달성하고, 내년까지 100만가구 이상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소형주택 기준을 확대해 민간 주택 인허가 실적을 늘리려고 했다. 기존에는 소형 주택을 분양받으면 유주택자로 간주해 신축 아파트 청약 시 불이익이 있었다. 하지만 비아파트 공급 지원과 함께 수요가 살아날 수 있도록 60㎡ 이하 소형주택 보유자는 청약 때 무주택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소형주택 금액 기준은 공시가 기준으로 수도권 1억 3000만 원에서 1억 6000만 원으로 확대하고 지방은 8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늘렸다. 적용 범위는 민영주택 일반공급에서 민영·공공주택 일반공급, 특별공급까지 확대했다.시세 2억 4000만 원짜리 빌라나 도시형생활주택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청약 때 무주택자 자격으로 생애최초 특별공급에 신청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올 해 인허가 실적을 살펴보면 국토부의 당초 목표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국토교통부가 29일 발표한 '11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누적 인허가는 29만4471가구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36.9% 줄었다. 당초 목표치에 비해서는 18만 가구 정도 적다.
11월만 놓고 봤을 때 전국 아파트 인허가는 1만6367가구로 전월 대비 10.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주택 인허가는 1만1739가구로 전달 대비 인허가가 91.7% 늘었다. 반면 서울 아파트 인허가는 527가구로 전달대비 71.5% 줄었다.
전문가들은 민간 건설사업자들의 사업성 개선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 애초에 공급대책이 인허가를 개선하는데 실효성이 없다고 평가했다. 사실상 사업성이 없는데 사업자들이 인허가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자금공급을 늘리고 소형주택에 인센티브가 제공된다고 해도 이미 높아진 토지가격, 자재비가 시장에서 적응하는 시간은 다소 필요할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야 공급자가 활발하게 사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1~11월 누계 착공은 17만378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2.4% 감소했다. 다만 11월 주택 착공은 2만8783가구로 전월보다 82.9% 늘었다. 수도권과 지방 착공도 각각 148.2%, 40.6% 증가했다.
11월 준공은 1만2015가구로 전월 대비 38.5% 감소했다. 누계로도 28만2975가구를 기록, 작년 동기보다 21.6% 줄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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