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붕괴사고 GS건설, 적자 메우려 알짜 자회사까지 매각

[땅집고] 2023년은 국내 건설사마다 유례 없는 보릿고개를 지낸 시기로 기록될 예정이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아파트 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건설 원자잿값과 인건비까지 폭등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영향이다. 특히 국내 10대 건설사 중 올해 홍역을 크게 치른 곳으로는 단연 GS건설이 꼽힌다. 대외적 악재가 겹친 상황인데 지난 4월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짓던 아파트 주차장이 철근 누락으로 붕괴하는 사태가 터지면서, 재시공 비용으로 5500억원 손실을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GS건설은 매출 3조1080억원, 영업이익 6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2% 줄어들어 반토막났다. 올해 3분기 누적 실적 역시 매출은 10조1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95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결국 GS건설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해외 자회사인 GS이니마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검단신도시 아파트 재시공 비용으로 재무가 악화하고 주요 사업이었던 건축·주택 부문 부진으로 실적 부진을 겪자 자회사를 팔아 현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이 GS이니마의 지분 약 20%를 매각해 1000억원 정도를 확보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알려진다.

GS이니마는 스페인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수(水)처리업체다. 해수담수화, 상수도 및 하·폐수 정화 등 사업을 진행한다. 미국, 브라질, 멕시코 등 10개 국가에 기반을 두고 200건 이상 수처리 플랜트 시공 실적을 달성하면서 GS건설이 보유한 알짜 기업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GS이니마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GS건설 전체 매출의 3.3%에 그치지만, 영업이익은 14%에 달할 정도라 확실히 내실 있다는 평가다.

GS이니마는 2013년 말까지만 해도 GS이니마 순이익이 19억원에 불과했다. 이후 회사가 꾸준히 성장하면서 2022년 4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 매출이 3378억원, 순이익은 306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2953억원·순이익 272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14.4%, 12.5% 증가한 수치다.

증권가에선 GS건설이 주택 부문에서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을 보이려면 2024년 하반기는 되어야 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다만 GS건설이 GS이니마 지분을 매각하는 등 유동성을 확보에 나섰고 올해 약 3만가구에 달하는 입주 현장에서 공사비를 회수하며 영업 현금 흐름을 개선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지금보다 재무구조가 더 악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은 향후 해외 부지 매입 및 개발사업 진행 등 신사업 투자를 앞두고 있고, 인천 검단 사고로 예상치 못한 현금 유출까지 발생하고 있어 당분간 유동성 확보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공사중인 주택 현장에 대해 자체적인 품질 점검 강화를 진행 중이라 내년 하반기까지는 주택 부문 수익성이 다소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어 그는 “신규 현장 매출 비중이 높아지고 원가 조정이 마무리되는 내년 하반기에나 주택 부문의 의미있는 실적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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