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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해외 부동산 펀드 '7500억원' 손실 위기

    입력 : 2023.12.18 15:24

    [땅집고]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하면서 은행권에서 판매한 수천억원 규모 해외 부동산 펀드가 손실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해외 부동산 펀드 판매 잔액은 총 7531억원으로 집계됐다. 만기 없는 리츠 펀드 외에 해외 부동산 펀드를 판매하지 않은 농협은행을 제외하면 은행별로 최소 1000억원 이상의 판매 잔액을 보유한 셈이다. 이 중 내년 상반기 도래 규모는 1061억원이다. 하반기에는 그보다 더 많은 1510억원 규모 펀드의 만기가 돌아올 전망이다.

    해외 부동산 펀드는 투자금을 모아 해외 상업용 부동산 지분을 취득하거나 소유권을 확보한 뒤 임대 수입으로 배당금을 지급하고, 만기 도래 전 자산을 매각해 최종 수익을 내는 방식으로 운용한다. 만약 부동산을 사들인 가격보다 파는 가격이 더 낮은 경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확산에 따른 해외 오피스 공실 증가, 고금리로 인한 부동산 투자 수요 감소 등으로 글로벌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다.

    애초 6~7%의 수익률을 목표로 했던 펀드들이 현시점에선 원금 손실마저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감정평가액이 떨어진 상황에서 만기 연장이나 리파이낸싱에 실패할 수 있다”며 “저가 매각 시 펀드 손실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면서 상업용 부동산 가치가 떨어져 애초 투자했던 금액보다 가치가 떨어졌다”며 “부동산 매각도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권보다 증권사 등에서 판매한 해외 부동산 펀드의 규모가 훨씬 큰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 투자 규모는 55조8000억원에 달했다.

    지난달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지역의 시티라인 내 오피스 4개동의 매각을 결정했다. 매각가는 5억8000만달러(약 7511억원)로 투자금 대비 달러 기준 약 30%, 원화 기준 20% 손실을 기록했다.

    [땅집고] 이지스자산운용의 해외 부동산 펀드에 담긴 독일 '트리아논' 오피스 빌딩. / 이지스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의 독일 부동산 펀드 독일 프랑크푸르트 트리아논 (TRIANON) 빌딩도 건물의 감정평가액이 30%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대체자산운용도 같은 댈러스 지역에 있는 오피스 빌딩 가치가 전년비 10%, 2020년 매입가 대비 15% 하락했다고 공시했다. 공실률도 거의 없었지만 부동산 침체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이 시스템 리스크를 유발할 정도는 아니지만, 개별 회사의 건전성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11일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 회의에서 금융감독원에 “(해외 부동산 펀드의) 손실 가능성과 각 금융회사의 대응 상황을 밀착 모니터링해달라”고 주문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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