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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순위는 짐이다" 돈되는 NPL 물건 고르는 3가지 기준

    입력 : 2023.12.16 07:34

    [땅집고 북스-나는 경매보다 NPL이 좋다] ⑦좋은 NPL 물건 고르는 방법

    /픽사베이

    [땅집고] NPL(부실채권)으로 돈을 벌려면 무엇을 제일 잘해야 할까.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펀드든 좋은 물건을 골라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은행은 일반 투자자에게 부실채권을 팔지 않는다. 그러니 좋으나, 싫으나 유동화 회사를 통해 물건을 사야 한다. 유동화 회사에 가서 “좋은 부실채권 있나요”라고 물어보라. 십중팔구 우리 물건은 다 좋다는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가, 공장, 아파트, 오피스텔 등 구체적 투자 목표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투자 금액도 마찬가지다. 시장에서 물건 고를 때와 똑같다. 5000원짜리 고등어를 살지, 2만원짜리 갈치를 살지 미리 결정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아마 사려고 하는 물건 대부분은 경매가 진행 중일 것이다. 보다 신속한 판단과 결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우물쭈물하면 좋은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거나, 경매에 참여할 타이밍을 놓친다. 일단 괜찮겠다는 촉이 오면 현장조사를 나가야 한다.

    현장조사 결과, 수익성이 확실하다는 판단이 서면 그때 유동화 회사 측과 곧바로 가격협상에 들어가야 한다. 부실채권은 정찰제가 아니니, 얼마든지 가격 흥정을 할 수 있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고, 열심히 가격 협상을 하는 사람이 결국 돈을 번다.

    /픽사베이

    그럼 이제부터 어떤 기준으로 부실채권 물건을 골라야 할지 하나하나 점검해 보기로 하자.

    먼저, 자신의 자금력에 맞는 물건을 골라야 한다.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도 자금이 부족하면 헛일이다. 부실채권 매입 후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엔 2가지가 있다. ‘론세일 방식’과 ‘채무인수 방식’이다. 투자 자금에 여유가 있으면 론세일 방식, 자금이 부족하다면 채무인수 방식을 추천한다.

    론세일은 유동화 회사로부터 근저당권에 대한 권리를 전부 인수하는 것이다. 홍길동이 론세일 방식으로 부실채권을 구입했다고 생각해 보자.

    등기부등본상 채권자는 ‘유동화회사’에서 ‘홍길동’으로 바뀐다. 이 대목에서 이런 질문이 나올만하다. “그럼 부실채권이 1억원짜리면 1억원이 필요한가요?” 물론 그렇지는 않다. 금융권을 통해 매입가격의 70~90%까지 담보부 질권대출을 받을 수 있다. 통상 2000만원 정도 있으면 1억원짜리 부실채권을 살 수 있다.

    채무인수 방식은 낙찰을 조건으로 임시로 면책적 채무인수 권리를 인정해 주는 것이다. 론세일 방식이 완전한 채권 양도라면 채무인수 방식은 임시 조건부 양도라고 할 수 있다. 유동화 회사에 부실채권 매입가격의 10%만 내면 채무인수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이후 경매에 참여해 낙찰받으면 잔금대출로 소유권을 넘겨받고, 낙찰받지 못하면 계약은 무효 처리된다.

    둘째로 ”당신은 실수요자인가, 투자자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확실하게 한 다음 부실채권 물건을 공략하는 것이 좋다. 실수요자라면 해당 지역 부실채권을 구입해 낙찰까지 가는 전략을 쓰는 것이 좋다. 부실채권을 저렴하게 구입하고, 직접 낙찰받을 수 있다면 꿩 먹고 알 먹는 셈이다. 주거시설을 고르는 실수요자라면 교통, 편의시설, 학군, 환경, 직장과의 거리 등을 고려해야 한다.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수요자라면 입지와 상권을 철저히 분석해 공실률이 낮고 수익률이 높은 지역의 물건을 선정해야 한다. 투자가 목적이라면 조금 더 멀리 봐야 한다. 즉, 현재보다 미래가치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부동산 가치를 올려줄 미래 호재를 많이 가진 물건, 부동산 환금성이 좋은 물건에 투자해야 한다.

    이를테면 역세권 중소형 아파트, 교통이 편리한 오피스텔,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의 상가, 공장 수요가 풍부한 수도권 지역, 도로 여건이 양호한 개발용 토지 등이다. 특히 1~2인 가구 증가, 베이비붐 세대 은퇴, 생산 가능 인구 감소라는 트렌드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다.

    셋째,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물건인지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 감당할 수 없다면 포기하는 것이 현명하다. 부실채권을 사기 전에 그 가치를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물건의 가치분석, 권리분석, 임차인 분석, 선순위 채권 분석을 해야 한다.

    ‘경매 시 말소기준 등기보다 앞선 대항력 있는 주택임차인, 최우선 변제에 해당하는 소액임차인, 당해세, 임금채권, 조세채권, 선순위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 선순위지상권, 선순위지역권, 선순위가처분, 유치권’ 등 만약 내가 매입하려고 하는 부실채권에 이런 꼬리표들이 붙어 있다면 조심해야 한다. 권리분석이 복잡하고, 채권회수가 어렵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부실채권에서 ‘선순위’란 쉽게 말해 내가 짊어져야 할 ‘짐’이라고 해석하면 된다. 그래서 초보자라면 꼬리표가 많은 물건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감당할 능력이 안 되는 물건에 달려들어 골머리를 앓을 필요가 없다. 처음엔 수익률이 좀 떨어지더라도 확실하고 간단 명료한 물건이 좋다. 권리 분석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쌓이면 조금 더 난이도가 높은 물건을 공략하면 된다

    이 모든 권리관계를 어떻게 다 파악하느냐고 걱정하는 투자자들이 있다. 걱정은 붙들어매도 좋다. 법원 경매 물건 서류 중 매각물건명세서에 다 기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만약 매각물건 명세서 비고란에 ‘유치권 성립 여지 있음’이나 ‘법정지상권 성립 여지 있음’ 또는 ‘제시 외 건물 소재’라고 표기된 물건이라면 초보자에겐 맞지 않다. /글=성시근 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 정리=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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