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2.14 08:44 | 수정 : 2023.12.14 08:51
[땅집고]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13일(현지 시각)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는 2.0%포인트 격차로 유지됐다. 이날 연준은 점도표(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를 공개하며 내년 3차례 금리 인하를 점쳤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촉발된 초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시대가 끝나고 내년부터 금리인하가 시작된다는 의미이다. 이에 따라 금리 인상으로 집값폭락 우려까지 나오는 한국의 주택시장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일자리 증가세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지난 1년 동안 완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준은 장기적으로 2% 인플레이션을 최대한 달성하고자 한다”면서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번에 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성명에서 금리를 더이상 올리지 않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올해 정부 예측보다 훨씬 빠르게 하락하고 있어서 다른 인상 요인은 없어 보인다”는 분석을 내놨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점도표에서 내년 금리 중간값을 4.6%(4.5~4.75%) 수준으로 전망했다. 금리를 0.25%포인트씩 총 3차례 인하할 수 있다고 예상한 것이다. WSJ은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내년 금리 인하의 문을 열었다”고 봤다. 미국 경제매체 CNBC 등도 “위원들은 0.25%포인트 단위로 최소 세 차례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고 내년 인하 전망을 내놓으면서 시장이 활기를 띄는 분위기다. 증시는 연준의 발표 직후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였다.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0.2%포인트 이상 하락한 4.48%를 기록했다. 기준금리와 국채금리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앞으로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하면 우리나라 기준금리와 주택 시장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정부가 지표, 가계부채의 증가율, 인플레이션율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기준금리 인상 및 인하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섣불리 예측할 수는 없지만, 일단 내년에 미국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우리나라도 내년 하반기 쯤 기준금리를 한번 쯤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내년 금리 부담이 낮아지면 주택을 매수하려는 수요가 불어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현재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PF나 건설 경기가 크게 위축된 상태라 금리를 소폭 인상한다고 해서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급속도로 불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군다나 최근 정부가 부동산PF를 관리하고 부실화된 것들은 처리하겠다고 공표할 정도로 시장이 악화한 상황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주택 구매와 관련한 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기는 무리일 것이란 설명이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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