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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타운에 '지식산업센터' 때려 넣기?…고양 덕은지구 무더기 공실 근황

    입력 : 2023.12.08 07:30

    [땅집고] “분양은 다 됐죠. 주택 규제가 많았을 때 대체제로 지산 투자가 많았으니까요. 지하철도 없고, 버스도 열악해서 직원 출퇴근 문제로 공실률이 있죠.”(경기 고양시 덕은동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땅집고] 고양시 덕은동 한 지식산업센터./강태민 기자

    ■ 10곳 중 6곳이 공실

    한강변을 따라 들어서 있는 21층짜리 지식산업센터. 고양 덕은지구에 있는 이 지식산업센터는 한 층에 10곳 가운데 6곳이 공실이다. 한강뷰 조망이 가능한 고층 호실은 공실률이 더 높다.

    올해 3월 입주를 시작한 덕은리버워크는 지하5층~지상21층, 연면적 2만6000평, 2개 동, 740실로 구성돼 있는 지식산업센터다. 2020년 공급 당시 이 지식산업센터 평균 평당 분양가는 950만원대다. 분양을 시작하고 나서 이 지산은 평당 분양가에 100만원 이상의 웃돈이 붙어 분양권이 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입주율은 50%대다.

    경기 고양시 덕은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분양은 다 됐지만 공실률이 높은 건 교통 탓”이라며 “대중교통은 지하철도 없고 버스도 열악해서 직원 출·퇴근 때문에 공실이 많다”고 했다. 입주를 앞둔 지식산업센터는 계약금 포기수준의 마이너스피가 붙은 매물이 여럿 나와 있다. 소형 신도시에 지식산업센터만 무더기로 지어 올려 공급난만 가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땅집고] 고양시 덕은동에 공사중인 지식산업센터./강태민 기자

    이 일대는 온통 지식산업센터를 짓고 있는 공사 현장이다. 700여 실 지산도 공실을 해소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내년과 내후년에 더 큰 규모의 지산이 들어설 예정이다. ‘GL메트로시티한강지식산업센터’는 내년 입주를 앞두고 현재 계약금 포기 수준의 마이너스피가 나와 있다. 지하 6층~지상23층 규모, 2개동 총 832실로 연면적 5만2000평에 달하는 지식산업센터다. 바로 옆에는 연면적5만9000평 규모, 1017실 아이에스비즈타워가 2025년 준공 예정이다.

    고양시 덕은동 L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식산업센터가 과잉공급 됐다”며 “초기에 이 일대 개발을 하면서 LH에서 토지를 그렇게 나눴기 때문에 업무시설 비율이 높았다”고 전했다. 고양시 덕은 도시개발사업지구는 약 64만㎡ 규모다. 이 가운데 주택용지는 25만8000㎡, 업무용지는 7만9000여㎡다. LH는 덕은지구에 업무용지를 공동 주택용지의 3분의 1수준으로 구획했다.

    ■ 한강변 따라 조각 난 업무용지 12블록, 지산 5000실 줄줄이 들어서

    덕은지구 28만7000여평 부지에 7개의 주택용지, 12개의 업무용지로 나뉘어 있다. 12개 업무용지 가운데 2025년까지 6개 필지에 지식산업센터가 입주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 2000실이 더 들어선다. 현지에서는 나머지 6개 필지에 지식산업센터가 공급된다면 5000실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땅집고] 고양시 덕은지구 지식산업센터와 서울 강서구, 서울DMC와의 접근성./그래픽=이해석 기자

    덕은지구 지식산업센터는 ‘한강뷰’가 가능한 점, 상암DMC, 강서구 마곡지구 등 서울로의 접근성이 좋다는 점으로 홍보됐다. 하지만 지금 당장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이 덕은지구에는 없다. 버스가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인데, 출퇴근 인구에 비해 버스 노선은 제한적이고, 배차 간격은 30분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11월 기준 고양시 지식산업센터 수는 총 31곳이다. 이 가운데 9곳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지난 2020년 이후 설립승인을 받아 최근 완공됐거나 완공을 앞두고 있다. 신규 지식산업센터는 원흥삼송지구와 덕은지구, 향동지구 등 덕양구 신규 택지지구에 몰려있다.

    [땅집고] 고양시 덕은지구 지식산업센터 공사현장./강태민 기자

    고양시는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도시의 자족 기능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명목으로 지식산업센터 공급을 장려했다. 문제는 실제 입주 수요가 있는지, 기업을 어떻게 유치할지에 대한 전략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지식산업센터 건축 승인만 남발했다는 점이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한동안은 분양도 잘 되고 투자형 상품으로 굉장히 인기가 좋았지만 현재 고금리가 계속되고, 지식산업센터도 서울 성수를 제외하고 수요가 낮은 상황에서 너무 많이 지식산업센터를 공급했다”고 했다. /서지영 땅집고 기자 sjy381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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