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토부 장관 박상우, 50년 만에 최악의 주택 공급난 구원투수 되려면

[새 국토장관에게 바란다] 김승배 한국부동산개발협회장(피데스개발 대표)
"아파트 쏠림 현상으론 공급난 해결 못해…비아파트 도심 내 공급 속도 더 빨라"

[땅집고] “아파트 해결로는 현재의 주택 공급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국민의 절반이 사는 비(非)아파트는 정책 사각지대입니다. 아파트와 비아파트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4일 개각으로 박상우 전 LH 사장이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에 내정됐다. 업계에서는 신임 국토부 장관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할 문제로 사상 최악의 주택 공급대란을 꼽았다. 김승배 한국부동산개발협회장(피데스개발 대표)는 이날 땅집고에 “최악의 수치로 단순 계산하면 약 50년 전보다 공급 수치가 확 줄어든다”고 말했다. 70년대 후반 인허가 주택 물량은 18만~20만 가구 수준인데, 올해 월별 인허가 최저 물량이 5600가구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줄곧 빌라나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주택 공급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 회장은 30여 년간 주택을 공급해온 국내 ‘1세대 디벨로퍼’다. 디벨로퍼는 토지 매입, 상품 기획, 시공, 분양, 사후 관리까지 부동산 개발의 전체 과정을 총괄하는 전문가다.

김 회장은 “일각에서는 PF 문제만 집중하고 있지만, PF는 아파트만 해당하고 비아파트는 PF와 관련이 없다”며 “PF 등 아파트 문제도 해결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외면한 오피스텔 등 준주거 상품의 민간 공급 활성화를 이뤄내야 주거 안정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주택공급 감소는 시장 주거불안에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 주거취약계층 위험이 올라가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귀결한다”며 “공공주택도 중요하지만, 들어가 사는 사람은 제한적이라 민간 공급이 원활하게 해야 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에 따르면 현재 새로 지어지는 주택 공급의 15%는 공공주택이고, 나머지 85%는 민간주택이다. 수도권의 경우 아파트 거주 비율이 60%, 비아파트 주거 비율이 40% 정도다.

다양한 유형의 공급확대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비아파트 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사업 기간이 훨씬 짧다”며 “지금 시장에 필요한 것은 당장 실입주가 가능한 현실의 집이고, 짧은 기간 내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했다. 재개발ㆍ재건축 안전진단 해봐야 다음 정부 때나 돼야 진척이 있지만, 도생(도시형생활주택)만 봐도 모든 사업 기간이 평균 1년이 채 안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생은 착공 후 4~5개월이면 준공을 마친다.

김 회장은 “아파트 공급도 시장 안정에 효과는 있지만, 아파트는 지금 바로 착공해도 입주는 3, 4년 뒤이기 때문에 효과를 반영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며 “비아파트 공급을 위해서는 임대주택 사업자에 대한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주택자 규제, 취등록세ㆍ종합부동산(종부세) 규제를 원위치로 돌려놔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임대주택 사업자를 중과하지 않고 일반 과세 정도로 해주고, 지원도 일정 규모 이하로 해줘야 한다고 했다. 김 회장은 “그래야 금리 상승이나 공사비 상승 등을 극복할 수 있고, 서민 전월세 시장은 안정화하고, 세수도 증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너지는 주거 사다리 제대로 복원하는 데에 집중하고,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열린 ‘프롭테크 5주년 비전 컨퍼런스’에서도 “주택 공급이 1970년대 수준으로 감소했을 정도로, 프롭테크 등 부동산 관련 기업들은 어려울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언급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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