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MVP 오지환이 받는 '1억' 회장님 롤렉스, 세금폭탄 얼마길래

[땅집고] 지난달 13일 프로야구팀인 LG트윈스가 2023년 KBO 한국시리즈에서 4승 1패로 우승컵을 차지했습니다. 무려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인데요. 올해의 MVP는 오지환 선수로 선정됐으며, 상으로 LG트윈스의 구본무 선대 회장이 남긴 롤렉스 시계가 주어졌습니다.

이 롤렉스 시계는 구본무 선대 회장이 1998년 한국시리즈에서 다음 우승 때 MVP에게 증정하겠다고 8000만원을 주고 구입했습니다. 현재 시세는 1억6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롤렉스 시계를 받은 오지환 선수가 영광과 함께 세금 문제를 함께 떠안게 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이 롤렉스 시계는 구본무 선대 회장이 1998년 해외 출장에서 개인적으로 구입해 LG 구단에 전달한 뒤, 25년 동안 구단 금고에 봉인되어 왔다고 합니다. 만약 시계가 구본무 회장의 개인 재산이었고, 아들인 LG 구광모 회장이 이를 상속받아 개인적으로 오지환에게 전달하는 것이라면 타인에게 대가 없이 재산을 전달하는 것이라 증여세가 매겨지는데요.

증여세는 재산을 전달받은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현재 시가인 1억6000만원으로 계산합니다. 오지환 선수는 본인의 주소지가 있는 세무서에 신고납부하면 됩니다.

그럼 오지환 선수가 롤렉스 시계를 받으면서 내야 하는 세금은 얼마나 될까요. 증여재산 가액이 1억6000만원이면서 구광모 회장이 타인이므로 증여재산 공제액은 없습니다. 여기에 세율 20%를 적용하면 2100만원 정도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는데요. 만약 오지환 선수의 증여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구광모 회장이 증여세를 대납해 준다면, 이 금액의 상당 부분을 롤렉스 시계 증여재산에 가산해서 증여세를 대신 납부해주면 됩니다.

반면 롤렉스 시계의 소유권이 LG 구단에 있다면 다른 방식의 세금을 내야 해요.

우리나라 소득세법상 사업성이 없는 일시적인 소득이면서, 거주자 등과 특수 관계거나 거주자 또는 법인으로부터 받는 경제적 이익으로 급여·배당 또는 증여가 아닌 금품에 대해서는 기타소득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롤렉스 시계는 기타소득이고, 특별한 공로에 대해 지급하는 상금으로 보아야 하겠죠. 상금 등 기타소득은 연 합계 300만원 이하인 경우만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고, 그 이상 금액이라면 다음해 5월 종합소득세에 합산해서 신고해야 해요.

경연대회 등에 참가해 받는 상금은 80% 필요 경비를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우승 시계는 필요경비를 한 푼도 받지 못하고 그대로 종합소득세 소득금액이 됩니다. 따라서 LG 구단은 롤렉스 시계를 전달하면서 시가에 해당하는 1억 6000만원을 기타 소득금액으로 보고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인 3500만원을 원천징수해야 합니다.

따라서 오지환 선수는 내년 5월 종합소득세를 신고할 때 기타소득으로 1억6000만원을 합산해 신고하면서 원천징수 세액을 공제받습니다. 종합소득세율은 지방세를 포함해 3억원 초과이므로 세율 44% 이상에 해당하는 7000만원 이상을 종합소득세로 추가 납부해야 할 겁니다.

한편 오지환 선수는 MVP 선정 당시 인터뷰에서 “롤렉스 시계를 보진 못했지만, 차고 다니기엔 부담되고 선대 회장님 유품으로 일단 구광모 회장님께 드려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전시했으면 한다”고 멋진 기증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 약속대로 오지환은 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2023 마구마구 리얼글러브 어워드’ 시상식에 참석해 새 시계를 취재진에게 공개하면서 “롤렉스 시계를 구광모 회장에게 드렸고, 회장이 미리 새 시계를 준비해 주셨다”며 “비슷한 디자인인데 굉장히 마음에 든다”고 했습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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