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2.01 15:12
[땅집고] “2019년 35개 프롭테크 기업이 받은 누적 투자금액은 5050억원이었으나, 올 상반기 기준 138개 기업이 받은 투자액은 5조원을 훌쩍 넘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른 금리인상 기조로 인해 프롭테크 기업들이 대응하기 힘든 환경이 됐어요. 곳곳에서 마찰음이 발생하는 만큼, 돌파구를 찾아야 합니다.”(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집값 상승기 시절, 부동산·건설업계 최대 화두로 자리 잡았던 ‘프롭테크’가 글로벌 경기 악화 등 여러 대외 정세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부 지원금이나 VC(벤처캐피털) 투자금이 줄었고, 소비자들도 지갑을 닫고 있다. 일각에선 내년에는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현실화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을 합친 용어로 첨단 정보기술(IT)을 건설·부동산에 접목한 분야다.
김승배 한국부동산개발협회 회장(피데스개발 대표)은 3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열린 ‘프롭테크 5주년 비전 컨퍼런스’에 참석해 “주택 공급이 1970년대 수준으로 감소했을 정도로, 프롭테크 기업들이 어려울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한국프롭테크포럼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프롭테크 산업군 매출은 2조949억원(138개사)으로, 2018년 5472억원(35개사) 대비 888%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정보산업(65.2%), 부동산산업(22.7%) 매출 증가율보다 높다.
그러나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 프롭테크 산업 기반이 되는 부동산 시장은 그야말로 혹한기에 빠졌다. 아파트 거래량이 대폭 줄어든 것은 물론, 빌라와 주거용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시장 역시 전망이 어둡다. 매매 시장의 선행지표로 불리는 경매 시장 역시 찬바람이 분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간 법원에서 경매를 진행한 서울 빌라는 1268건으로, 2006년 5월(1475건) 이후 17년 5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상황이 이러하자 업계에선 프롭테크 기업들이 ‘필사즉생(必死則生)’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 회장은 “고금리 시기일수록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게 관건인데, 앞으로는 프롭테크로 이 위기를 헤쳐나가야 한다”며 “지금까지는 사람의 능력으로 이를 시도했으나, 앞으로는 프롭테크를 통해 변화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허윤경 연구위원 역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 연구위원은 “평년 주택 거래량이 120만건 안팎인데, 올해는 약 50만건에 불과했다”며 “중개 플랫폼에 들어와 집을 보는 사람이 줄어들 듯, 프롭테크 산업은 부동산 경기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중개 앱을 비롯해 대부분 프롭테크 사업 비즈니스 모델은 호황기에 최적화돼 있다”며 “그러나 불황기가 시작된 만큼,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허 연구위원은 프롭테크 업계가 그간 쌓은 데이터를 가지고 기존 건설업과 호흡을 맞추거나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것, 소비계층 세분화 등 서비스 특성에 따른 전략을 강구하는 게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시장 전망이 어둡지만, 기존 건설업계와 호흡을 맞추자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엔지니어 출신 경영인 이석준 우미건설 부회장은 건설업계 역시 프롭테크가 더해지면 보다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우미건설은 프롭테크 업계 최대 ‘큰 손’으로 꼽힌다.
이 부회장은 “에어비앤비 같은 서비스를 보면서 부동산이라는 자산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데에 IT기술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자본시장에서 프롭테크 기업이 선택받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에도 그런 기업이 나오면 어떨까 싶었다”고 말했다.
배석훈 한국프롭테크포럼 의장(큐픽스 대표)은 “기업 투자나 정책 자금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임이 분명하다”며 “현재는 필요 없는 것은 과감히 버리고, 잘 하는 분야에서 집중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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