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2.01 13:46
[땅집고 북스-나는 경매보다 NPL이 좋다] ⑥불경기에도 황금알 낳는 NPL은 어디에서 사야 할까
[땅집고]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투자자라면 좋은 부실채권을 최대한 저렴하게 사야 하는 것이 절대 과제인데, 그 상대가 바로 ‘유동화회사’다.
부실채권 고객은 부실채권 판매자, 즉 유동화회사를 철저하게 이해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럼 유동화회사 앞에 붙어 있는 ‘유동화’ 개념부터 짚어보자. 유동화란 말 그대로 물 흐르듯이 흐르게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애초에 흐르지 않던 것을 흐르게 한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만기가 돌아오지 않은 대출채권은 그야말로 융통성 없는 비유동성 자산이다. 은행 금고에서 잠자는 자산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대출채권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하거나, 대출채권 자체를 매각한다고 해보자. 비유동성 자산이 유동화됨으로써 자금을 확보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
이렇게 자산을 유동화하는 이유는 자금 조달뿐 아니라 위험자산을 매각함으로써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부실채권의 흐름을 정리해 보자. 은행에서 부실채권이 발생하면, 은행은 일부를 매각한다. 그리고 유동화회사는 은행으로부터 부실채권을 매입해 일부 부실채권을 재매각한다. 일반 투자자는 유동화회사로부터 부실채권을 활용해, 직접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은행→유동화회사→일반투자자’ 순서다.
은행은 부실채권을 개인에게 팔지 않는다. 국제입찰(공개경쟁입찰) 방식을 통해 대규모 채권을 사들이는 주인공이 바로 유동화전문유한회사(SPC, Special Purpose Company)라고 이해하면 된다. SPC는 부실채권을 매입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설립하는 특수목적 회사로 채권 매입과 회수, 원리금 상환 등 계획한 유동화 업무가 종료되면 자동으로 해산되는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다.
SPC 개념은 이름만 봐도 확실히 알 수 있다. ‘UW제9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 ‘대신F&I제7차유동화전문회사’ 같은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제7차’, ‘제9차’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투자 풀을 위해 설립했다 투자가 끝나면 자동 해산한다.
금융감독원 관리를 받기 때문에 자본력 있고 조직을 갖춘 금융기관이자 회사 형태로 설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끔 SPC와 AMC(자산관리회사)를 헷갈리는 투자자들이 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SPC는 부실채권 매입, AMC는 부실채권 관리와 운영을 각각 맡는다.
예를 들어보자. SPC 중 하나인 대신F&I는 대신AMC에 자산을 위탁관리한다. ‘대신에프앤아이제5차유동화전문회사’처럼 SPC를 설립하고, 부실채권 처리가 끝나면 해산하는 것이다. 부실채권에 관심이 있다면 대신F&I가 아니라 대신 AMC에 전화해서 매입 협상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2014년 5월 우리F&I와 우리AMC가 대신F&I와 대신AMC로 사명을 변경했다.)
‘UW’로 시작하는 유동화회사 물건이라면 유암코, 제이원, 마이에셋, MG 신용정보(구 한신평) 같은 AMC에 문의하면 된다. SPC와 AMC 자금 흐름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SPC는 부실채권 경영과 관리를 AMC에 위탁하고, 자금관리는 AMC가 아닌 자금관리은행을 이용한다.
SPC는 자산 매입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전문투자사(유암코)와 합작투자사를 통해 유동화사채(ABS)를 발행한다. SPC 와 투신, 증권, 은행신탁 등 투자회사가 공동으로 한시적 SPC를 설립하고 부실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유동화사채와 유동화출자지분에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이제 조금 더 어려운 얘기를 해보자. 채권 양도의 대항 요건에 대한 내용이다. 대항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 양도인은 채무자에게 통지하거나 채무자 승낙을 얻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긴 하다. 또한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 제7조에 따라 담보부채권 양도 시 채권양도등기를 해야 양수인으로 근저당권이 이전되고, 채권자 명의를 변경할 수 있다.
하지만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 제8조 특례에 따라 유동화계획 등록이 있을 때엔 SPC가 저당권을 취득한 것으로 간주한다. 대항요건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SPC를 설립해 부실채권 시장에 투자하는 업체로는 유암코(연합자산관리), 하나F&I, 대신F&I(구 우리F&I), KB자산운용, 한국개발금융, 증권사(메리츠·미래에셋·동부), 저축은행(SBI-구 현대스위스·OSB·모아·조은), 나이스F&I, 파인트리 파트너스 등이 있다.
이쯤 되면 부실채권이란 것이 과연 돈이 되는 장사일지 궁금할 것이다. SPC의 대표격인 유암코와 우리F&I 성적표를 살펴보자. 앞서 국민경제가 불황으로 저성장을 지속하던 2011년과 2012년, 두 회사 모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 당시 다른 업종이 죽을 쑤거나 제자리걸음했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면, 엄청난 수익을 올렸음을 알 수 있다. 부실채권 비즈니스는 소규모 조직으로도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다. /글=성시근 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 정리=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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