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1.29 11:34
[땅집고] “‘티니핑 랜드’ 갔더니 애들이 정말 환장하더라고요. ‘티니핑’ 인형이며 피규어며 다 갖고 싶다고 졸라대니 엄마 아빠들은 ‘파산핑’, ‘등골핑’ 될 정도예요.”
경북 구미 금오산 도립공원 안에 1993년 개장한 놀이동산 ‘금오랜드’. 총 2만 7700㎡로 테마파크치고는 부지 규모가 크지 않지만, 구미시 뿐 아니라 대구, 안동, 문경 등 인근 지역민들이라면 금오랜드에 방문한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정도로 영남권 주민들에겐 익숙한 공간이다.
금오랜드엔 매년 가족 단위 고객 40만명 정도가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롯데월드나 용인 에버랜드와는 달리 입장료가 따로 없고, 놀이기구를 탑승할 때만 비용을 내는 점도 인기 요소다. 자유이용권 금액이 2만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최근 경상지역 주민들만 알던 금오랜드에 외지인이 몰려들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9월 이곳에 ‘이모션캐슬 티니핑 랜드 구미점’(이하 티니핑 랜드)이 문을 열면서다. 콘텐츠 기업인 SAMG엔터테인먼트가 여자아이들을 겨냥해서 제작한 애니매이션 ‘캐치!티니핑’을 주제로 한 테마파크다.
‘캐치!티니핑’은 이모션 왕국의 공주 로미의 실수로 감정 요정들인 티니핑 여러 마리가 지구로 빠져나가, 이들을 원래대로 되돌려놓는 과정을 담은 만화 영화다.
‘티니핑 랜드’는 금오랜드 내 80평 남짓한 공간에 분홍색 건물을 세워 만들었다. 내부는 음료와 스낵, 디저트, 맥주 등을 판매하는 F&B 공간, 뽑기와 룰렛 등 게임 공간과 ‘캐치! 티니핑’ 관련 인형을 진열하는 MD공간으로 구성한다. 10월부터는 범퍼카와 관람차 등 ‘캐치! 티니핑’ 디자인을 입힌 놀이기구도 생겼다.
자녀를 데리고 티니핑 랜드에 방문한 학부모들은 일제히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더라”는 후기를 남기고 있다. 다만 작은 인형 하나가 2만원 이상, 각종 구성품이 든 장남감이 7만원 이상으로 비싼 편이라 금전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티니핑 랜드에 갔다가 엄마 아빠가 ‘파산핑’, ‘등골핑’이 될뻔 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앞으로 SAMG엔터테인먼트는 티니핑 랜드같은 오프라인 사업을 통해 기존 키즈 팬덤을 패밀리 팬덤으로 확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올해 말까지 판교에 ‘티니핑 월드 판교’를 오픈하고, 2026년까지 6개 테마공간을 조성하는 등이다.
이런 테마파크 사업비는 최근 SAMG엔터테인먼트가 전환사채(CB) 자금 300억원을 발행해 조달하고 있다. 회사 성장 과정에서 투자금을 댔던 기존 기관투자자들이 투자에 참여했다. 회사는 신규사업 확장과 글로벌 사업 확대에 올해 150억원, 내년 100억원, 2025년 이후 50억원을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SAMG엔터테인먼트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티니핑 상품을 판매하며 올리는 매출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회사가 실제 수익을 내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AMG엔터테인먼트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이 44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정도 늘긴 했지만, 신규 사업 추진으로 영업손실이 20억원 발생해 회사가 적자 전환했기 때문이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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