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1.26 11:58 | 수정 : 2023.11.26 13:19
[땅집고]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그동안 부동산PF와 관련한 보수 체계가 금융감독원의 도마 위에 올랐다. 금감원은 올들어 증권사의 부실 위험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벌인 가운데 이베스트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현대차증권, 하이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등에 대한 현장검사와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고금리 부담이 이어지면서 부동산 PF 부실 위험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증권사의 올해 6월 말 기준 부동산 PF 위험노출액은 28조4000억원에 달한다. 연체율은 금융권에서 가장 높은 17.28%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내 대형 증권사 9곳은 최근 4년 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담당 임직원에게 8500억원을 넘는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메리츠·한국투자·미래에셋·KB·키움·NH투자·신한투자·삼성·하나증권 등 9개 증권사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동안 지급한 부동산 PF 관련 성과급은 8510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 PF 관련 성과급 규모가 가장 큰 회사는 메리츠증권이었다. 메리츠증권은 4년 간 3550억원을 지급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1411억원), 미래에셋증권(840억원), KB증권(824억원), 키움증권(595억원), NH투자증권(517억원), 신한투자증권(373억원), 삼성증권(239억원), 하나증권(158억원) 순이었다.
최근 4년 간 연평균 성과급을 부동산 IB(투자금융) 인력 수로 나눈 1인 당 연평균 성과보수는 한국투자증권이 4억9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메리츠증권(3억9800만원)이 뒤를 이었다.
이용우 의원은 “부동산PF 사업이 부실화되는 상황 속에서도 높은 수준의 성과급이 지급된 것은 매우 부적절하며 부동산 PF사업에 대한 증권사의 과도한 쏠림 현상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연성과급은 단기실적에 매몰되지 않도록 위험이 큰 금융투자업무 종사자의 성과급 지급을 나누어서 하도록 하는 제도이므로, 부동산PF 부실에 따라 책임있는 임직원에 대해 성과급 환수가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금감원이 강도높은 조사를 벌이는만큼, 증권업계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가 강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감원은 지난 7월 증권사 17곳이 성과급 총액이 규정에 미달하면 이연 지급 대상인데도 이를 무시하고 전액 일시급으로 지급한 사례를 비롯해 증권사가 성과보수 지급 수단이나 이연 지급 기간을 준수하거나 성과보수 조정을 위한 절차를 갖추지 않은 사례 등을 지적했다. 이어 지난 14일 “증권사의 올해 금융사고금액만 668억원에 달한다”며 “부동산PF, 기업금융 등 IB부문의 내부통제를 강화하라”고 다시한 번 주문했다.
일부 증권사는 올해 인력 감원 조치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 14일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 영업조직 등에 대한 조직 개편과 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인사로 7명의 임원이 교체됐는데 이들 중 2명은 면직 처분을 받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22곳에 근무하는 직원 수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3만2692명이다. 지난해 말 3만3354명이었으나 반년 사이 700명가량 줄었다. 이는 PF 부실화 우려가 인력 감축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투자은행(IB) 이익 비중이 높은 중소형 증권사의 임직원수 감소세가 가팔랐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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