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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도 외면' 1년째 공사 멈춘 영등포 오피스텔 결국 공매행

    입력 : 2023.11.25 07:53

    [땅집고] “몇 년 전에 지은 오피스텔들은 100% 다 분양이 끝났는데 한 1~2년 전에 했던 것들은 다 분양이 아직도 안 됐어요.”(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P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땅집고] 서울시 영등포구에 공매로 나온 오피스텔 건설현장. /서지영 기자

    22일 찾은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의 한 오피스텔 공사 현장. 공사장을 오가는 사람이나 차량도 없고 문만 굳게 닫힌 채 한적하기만 하다. 지난해 9월부터 공사를 멈춰 1년 넘도록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현재 이곳은 빈 땅에 철근만 박혀있는 채로 남겨져 있다. 공사장 펜스에는 신탁사의 공사도급계약 해지 통보문, 건설현장 물품 폐기 안내문 등이 붙어있다. 당초 올해 12월 입주 예정이었지만 준공이 기약없이 미뤄졌다.

    지난해 1월 분양했지만 공사비 갈등으로 사업이 진척되지 않으면서 이 건설현장은 신탁사로 넘어 갔다. 결국 이 오피스텔 건설현장은 지난 10월 공매로 나왔다. 하지만 수 차례 유찰되면서 현재 최저가격이 160억원대다. 감정가 260억원보다 100억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이 곳은 98실 규모의 오피스텔이다. 공사를 멈춘 이 오피스텔이 있는 대로변에는 원룸 오피스텔 건물들이 줄줄이 들어서 있다. 현지 공인중개사는 오피스텔이 주택 수에 산정되면서 영등포구 일대 분양률이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P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분양가도 비싸고, 정책적으로 주택 수 묶이고, 세금 부담 때문에 거래가 안 됐다”며 “기존에 대로변 8개 오피스텔 중에 5개 정도는 다 완판이었는데, 1~2년 전에 들어섰던 것들은 전부 분양이 안 됐다”고 했다.
    [땅집고] 서울시 영등포구에 공매로 나온 오피스텔 건설현장 너머로 여의도 증권가 빌딩이 보인다. /서지영 기자

    분양 당시 이 오피스텔은 여의도 업무지구와 가깝고, 경전철 신림선 개통, 신길뉴타운 개발로 주변환경이 개선된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이 오피스텔은 98실 가운데 5실만 분양이 됐다. 분양률이 저조해 선착순 분양까지 진행했다. 이 오피스텔은 평당 분양가가 4500만원에 달한다. 전용7평~11평으로 구성되는 이 오피스텔은 3억 후반~6억원대로 가격이 형성돼 있다. 저조한 분양실적과 함께 급등한 공사비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이 사업장은 1년 간 공사가 멈춰있었다. 현재 공정률은 15%에 달하는 수준이다.

    올해 8월 PF대출 만기 기한 지나면서 대주단인 도봉새마을금고가 대출 연장을 하지 않자 신탁사인 코리아신탁이 이 오피스텔 건설현장을 공매에 내놓은 것. 신탁사는 사업시행자에게 사업을 위탁한 뒤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아 자금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 사업장을 공매에 넘긴다. 현장이 공매에 넘어가면서 신탁사와 시공사 모두 피해를 보게 됐다.

    시공사 케이에프이건설 관계자는 “유무형으로 아주 엄청난 피해를 받고 있다”며 “공사 시작한 기초자금도 돌려 받지 못하고, 새로 신규사업 이행보증서도 끊지 못한다”며 “일을 신규로 수주를 해도 보증서를 끊을 수가 없으니까 신규사업 시작할 수도 없다”고 했다.
    [땅집고]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은 서울 지하철 1호선 신길역, 대방역이 인근에 있다. /임금진 기자

    도보 10분 떨어져 있는 지하철길 바로 너머로 증권가, 은행 등 여의도 중심업무지구가 한눈에 보인다. 신길동은 서울 지하철1호선 신길역, 대방역을 끼고 여의도에 출퇴근하는 직장인 수요를 흡수하며 한때는 공실을 찾기 힘든 오피스텔의 성지로 불렸다. 전문가들은 서울 영등포구 오피스텔에서도 공매가 나오는 이유로 고금리의 여파와 함께 오피스텔 임대 수요가 영등포에서 여의도와 마포로 이동한 점을 꼽았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오피스텔을 분양할 때에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로 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PF 이자 상환을 하지 못하면 경매 또는 공매로 넘어간다”며 “고금리가 지속되는 한 공매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교수는 “직장인 수요도 최근에는 여의도로 들어가거나 강남, 마포로 이동했고, 지금은 예전처럼 영등포가 직장인 수요를 흡수하는 곳은 아니다”고 했다.
    11월 부동산 공매 건수는 1731건으로 지난해 725건 대비 두 배를 넘어섰다. 2020년 955건에서 지난해 소폭 감소했지만 올해 다시 증가했다. 올 한해 부동산 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겪으면서 오피스텔 현장의 경우 분양실적이 저조한 경우가 줄을 이었다. 일각에서는 고금리가 이어지는 한 주택시장에서 수요자의 외면을 받은 오피스텔이 시장에 공매로 나오는 사례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지영 땅집고 기자 sjy381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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