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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률 극악 지역주택조합, '서울숲 아이파크' 지주택 성공 신화 쓴 비결

    입력 : 2023.11.18 08:00

    [땅집고] 서울 성동구 뚝섬역 인근에서 '서울숲 아이파크 리버포레' 현장을 바라본 모습. /김서경 기자

    [땅집고] 서울 지하철 2호선 뚝섬역 1번출구로 나와 걸으니 커다란 아파트 공사 현장이 나타났다. 바로 HDC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에 공급하는 ‘서울숲 아이파크 리버포레’다. 서울 신흥 부촌으로 꼽히는 서울숲에 약 5년 만에 들어서는 새 아파트다.

    이 단지는 앞뒤로 각 서울숲과 중랑천이 펼쳐지는 곳에 있다. 중랑천과 맞닿은 1차 뒷동은 10층 이상 높이 공사가 진행된 상태였는데, 탁 트인 중랑천과 한강 조망권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차보다 서울숲이 가까운 2차는 저층부를 쌓고 있었다.

    아파트 북측에서 서울숲복합문화체육센터방면으로 넘어가는 길은 내리막이지만, 골목임에도 차량 통행량이 제법 있었다. 단지 오른쪽에 뚝섬유수지공영주차장이 있어서다. 이 주차장은 평일 대낮에도 불구하고, 만차 수준이었다. 이 단지에서 서울숲까지는 도보로 약 5분이면 도착할 정도로 가까워 주차 수요가 많은 편이다.

    [땅집고] 서울 성동구 '서울숲아이파크리버포레'에서 바라본 갤러리아포레와 아크로서울포레스트. /김서경 기자

    ■ 성수동 새 아파트…원수에게 권한다는 그 사업이라고?

    ‘서울숲 아이파크 리버포레’는 1, 2차로 나뉜다. 최고 33층으로 지어지는 1차는 전용면적 59~84㎡, 총 825가구 규모다. 2차는 최고 36층으로 지어지며 4개 동, 528가구다. 두 단지를 합하면 모두 1353가구 대단지다. 1차는 내년 2월, 2차는 2025년 3월 입주 예정이다.

    이중 조합원 외 물량은 적은 편이다. 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이 단지 조합원 외 물량은 1차 10가구, 2차 5가구다. 이는 조합원 자격 미충족, 계약 취소 등으로 인해 나온 물량이다. 다만,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이뤄진 곳이 아니므로 청약홈을 통해 일반 분양 물량을 공급하지 않는다.

    이 아파트는 성공률이 극히 낮은 ‘지역주택조합’(지주택) 방식으로 공급된다. 지주택은 통상적으로 사업 진행 부지를 정한 뒤 토지 매수, 주택 건설 등의 순서로 진행한다. 관련법에 따르면 해당 지역의 토지 소유주로부터 토지 사용권원을 50% 이상 확보하면 추진위의 조합원 모집 신고 및 공개 모집이 가능하다.

    그러나 사실상 토지를 완전히 매수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합원 자금이 투입되고, 일부 토지 소유주들이 토지 비용을 더 비싸게 받기 위해 ‘알박기’를 하면서 사업 기간이 한없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사업 추진이 결정된 이후엔 토지 가격이 오르는데, 이로 인해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도 지주택 방식의 단점이다.

    [땅집고] 중랑천 인근에서 뚝섬역 방면을 바라본 모습. '서울숲 아이파크 리버포레' 뒤로 '갤러리아포레'가 보인다. /김서경 기자

    지주택 사업으로 추진되는 만큼, 여러 법적 다툼도 거쳤다. ‘서울숲 벨라듀 1차’ 조합은 지난 2017년 구청으로부터 설립 인가를 받았으나, 일부 지주가 조합설립 동의서가 위조됐다며 청구한 행정심판에서 조합설립 인가 취소 판결이 나면서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2차는 지난 2020년 조합장과 업무대행사가 공모해 100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땅집고] 서울숲 초고층 아파트 3개와 '서울숲 아이파크 리버포레' 위치. /김서경 기자

    ■ 압구정동 이웃 ‘서울숲 3대장’…‘아이파크’ 합류할까

    그럼에도 이 지주택 사업이 결말을 맺게 된 배경은 사업지가 위치한 성수동의 지가 상승세 때문으로 풀이된다. 밸류맵에 따르면 2015년 11월 9억원에 팔린 토지 502㎡(151평)은 2020년 2월 68억원에 거래됐다. 무려 659% 상승률이다.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높은 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조합원이 사업 완수 시점까지 버텼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과 한강을 사이에 둔 성동구 성수동은 신흥 부촌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곳엔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재임 기간에 수립했던 ‘한강르네상스사업’ 계획에 발맞춰 최고급을 내세운 아파트 3개가 들어섰다.

    서울숲을 앞마당처럼 품은 ‘아크로서울포레스트’, 대형 평형 위주인 ‘갤러리아포레’, 한강과 가장 가까운 ‘트리마제’다. 이들 단지는 중장년층이나 고소득 전문직, 연예인 등 자산가들이 주로 거주하며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한강변 인접지역도 이러한 초고층 아파트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지난 2009년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장기간 사업이 중단됐으나, 최근 정비계획변경을 위한 법적 절차에 돌입했다. 서울시는 지난 6월 성수동 일대 재정비 사업을 재개하겠다고 밝히며 ‘그레이트한강 프로젝트’를 실현하겠다는 청사진을 세웠다.

    ■ 서울숲 입성 기회, 청약홈엔 없는 이유

    ‘서울숲 아이파크 리버포레’는 일반분양 가구 수가 30가구 미만이므로 청약홈을 통해 분양하지 않는다. 관련법상 일반분양 가구수가 30가구 미만이면 지자체로부터 행위허가만 받으면 되기 때문이다. 분양 자격도 일반분양과 다르다. 지역주택조합에서는 무주택자나 소형 주택(전용면적 85㎡) 소유주에게만 조합원 자격이 주어진다. 아파트 분양 계약은 조합이나 시행사를 통해 진행한다. 분양가와 평형별 분양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서울숲과 연결된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164 ㎡는 지난 7월 65억원에 팔렸다. 지난 2021년 11월 15억원에 거래된 성수동1가 쌍용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달 15억5500만원에 거래돼며 최고가 기록을 다시 세웠다.

    이 단지와 중랑천을 마주보고 있는 ‘서울숲리버뷰자이’ 전용 84 ㎡는 지난 6월 18억원(30층)에 팔렸다. 9월엔 이보다 5000만원 하락한 17억5000만원(21층)에 거래됐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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