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1.16 17:32
[땅집고]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행보를 두고 부동산 업계 이목이 쏠린다. 김 사장은 3기 신도시 개발 참여 의지를 공식화하고 지방 골드시티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나섰다. 서울에서 먹거리를 찾기 어려워지자 경기도, 강원도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골드시티와 3기 신도시 개발을 토대로 SH는 서울시 산하 공기업을 넘어 전국구로 거듭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SH가 서울 관할 지역 외 ‘잿밥’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 사장은 15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국토부에 하남 교산·남양주 왕숙·과천·광명시흥 4곳에 약 5만 가구를 포함한 개발 모델 ‘골드타운’ 조성안을 제안했고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3기 신도시 13곳 중 7곳은 손도 못 대고 있다”며 “개발할 땅이 없는 SH는 80조원의 자산이 있고, 연간 동원 가능한 자금이 20조원 가까이 된다”고 했다.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LH 대신 SH가 3기 신도시 개발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SH의 3기 신도시 개발은 국토교통부의 승인이 필요한 사항이다. 국토부는 행정안전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SH는 차기 역점사업으로 골드시티를 내세우고 있다. 골드시티는 주택과 자연환경, 교육·병원·문화시설이 어우러진 서울과 지방의 상생 도시주택사업이다. 즉 전국으로 SH공사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단순히 주거단지만을 조성하는 것을 넘어 일자리, 주거, 교육, 요양, 여가활동이 가능한 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
SH공사는 지난8일 서울시와 강원도, 삼척시, 강원개발공사와 골드시티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삼척 골드시티는 공공주택과 일반분양을 합쳐 2700세대 규모다. 은퇴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시설인 병원 건립이 예정돼 있다. 김 사장은 “구체적으로 입지를 밝히기는 어렵지만 지방에 좋은 땅들이 굉장히 많다”며 사업을 전국적으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문제는 SH가 관할 지역인 서울에서의 주택 사업 실적이 상당히 저조하다는 것이다. 무리하게 외연 확장에만 치중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올해 9월 말까지 SH가 공급한 매입임대주택은 단 341가구다. 계획 물량(5250가구) 대비 6.5%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공급 실적 역시 계획의 16.5%에 불과해 2년 연속으로 서울시 임대주택 공급망에 구멍이 뚫렸다.
서울 내 장기전세주택 공급 실적도 10%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서울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 12월 예상 실적기준 시내 장기전세주택 공급물량은 1924가구로 연내 목표치 1만4666가구의 13.1% 수준에 불과하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각 지역별 도시공사가 있는 마당에 SH가 설립 목적과 전혀 다른 취지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서울시 주택 공급이 충분하고 주거 안정화가 이뤄지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서울 주택물량 부족을 해결하는데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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