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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가 국평 10억?" 인구 유출, 집값 뚝뚝, 미분양 급증…3중고 악재 덮친 제주

    입력 : 2023.11.16 07:00

    [땅집고] 제주 부동산 시장이 침체 늪에 빠졌다. 올해 분양한 민간 아파트 8곳은 모두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하늘에서 바라본 제주도 일대./박기홍 기자

    [땅집고] ‘인구 유출’ ‘집값 뚝뚝’ ‘미분양 급증’ 제주 부동산 시장이 3대 악재 직격탄을 맞았다. 한때 제주살이 열풍으로 연간 1만명 이상 인구가 늘었던 제주가 인구가 유출되고 있다. 인구 감소와 함께 투자자들이 사라지면서 부동산 시장도 침체의 늪에 빠졌다.

    분양 성적도 참패 수준이다. 제주 분양 단지가 서울 아파트 값과 맞먹는 분양가로 나오자 청약 미달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제주에서 분양한 민간 아파트는 총 8곳. 이중 1순위 마감에 성공한 곳은 단 한곳도 없다. 8월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더샵 연동애비뉴' 204세대가 분양에 나섰으나 64명 청약에 그치며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올해 6월 78세대를 공급하는 한 소규모 단지에서는 단 3명만이 청약 신청했다. 연이은 청약 미달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역 부동산 시장이 아직 살아나지 않은 가운데 분양가는 너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공급되는 제주 아파트 전용 84㎡ 가격은 10억원에 육박해 서울과 맞먹는 수준이다. 효성해링턴플레이스제주의 경우 3.3㎡당 평균 2700만원으로 '국평' 최고가가 8억9110만원이었다. 발코니확장과 유상옵션을 모두 포함할 경우, 실제 분양가는 9억중반대가 넘는다. 이는 역대 최고가를 찍었던 ‘e편한세상 연동센트럴파크’ 84㎡ 최고가 9억4830만원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제주도 내 인구 유출이 이어지는데다가 최근에는 미분양 적체가 '역대 최대' 수치를 다시 쓸 정도로 좋지 않다. 8월말 기준 제주의 미분양 가구는 2422가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주의 미분양 물량은 작년 4월 962가구였지만, 5월엔 1119가구로 증가했다. 같은 해 10월 1722가구로 늘었고, 올해 7월엔 2358가구로 2000가구를 넘었다.

    제주 부동산은 중국인 관광객과 '제주살기' 유행으로 내국인들이 몰리며 한때 전국에서 '나홀로 훈풍'이었다. 유명 연예인들이 제주도로 이사오면서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땅집고] 제주도 제주시 노형동에 있는 노형2차아이파크.

    외지인들이 몰리면 부동산 시장도 달아올랐던 제주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다. 전국 아파트값이 올 7월 상승 전환해 15주 연속 올랐지만, 제주 집값은 작년 8월부터 1년2개월째 내림세다. 제주시 대장주로 꼽히는 노형동 ‘노형2차아이파크’ 전용 115㎡는 최근 11억4500만원에 실거래됐다. 지난해 8월 매매가 13억1000억원과 비교하면 1억7000만원가량 떨어졌다. 머지않아 10억원 선이 붕괴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제주 다른 주요 단지들도 1억~2억원씩 하락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외지인의 발걸음이 끊긴 영향이 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외지인의 제주 아파트 거래량은 2021년 447건에서 작년 238건, 올해 126건으로 매년 50%가량 줄어들고 있다. 전체 거래량도 2021년 2522건에서 지난해 1625건, 올해 1005건으로 감소세다.

    제주특별자치도 통계에 따르면, 전입인구보다 전출인구가 늘면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순유출 인구는 총 1026명으로 집계됐다. 주민등록인구도 올해 9월 기준 67만6317명으로 지난해 말 67만8159명 대비 1842명이나 줄었다. 제주에서 인구 순유출이 발생한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2017년을 기점으로 내국인 유입 감소와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여파로 중국인 투자수요와 관광객이 크게 줄었다.

    제주 지역은 아파트 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커야 외지인의 투자도 활발하게 일어난다. 그런데 최근 고금리와 같은 하방 요인이 영향을 끼치면서 시장이 반전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분양가격이 수요자들의 눈높이보다 너무 높게 책정돼 미분양은 꽤 오랫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유출도 이어지고 주택 매물도 증가하고 있어 매매가격도 하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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