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1.15 09:15 | 수정 : 2023.11.16 15:54
[땅집고] 호텔신라가 올해 3분기 ‘어닝 쇼크’ 영향으로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부진 사장의 숙원사업인 서울 장충동 한옥호텔 건립도 잠정 연기됐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공사 재개 기대감이 높아졌으나 호텔신라의 실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옥호텔 사업도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14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한옥호텔 착공을 연기하고 호텔 설계 변경을 추진한다. 서울 중구청은 지난 5월 장기 미사용 승인 건축물 조사에서 관련 답변을 요구했고, 호텔신라는 지난달 10월 중 착공하겠다는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호텔을 착공하겠다는 입장을 한 달도 채 안돼 돌연 뒤바꾼 것이다.
호텔신라는 지난달까지 한옥호텔 관련 공사에 착수해야 했는데, 이번에 설계 변경을 추진하면서 착공이 더 미뤄지게 됐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사업 환경이 크게 변하면서 일부 설계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고 했다.
건축허가가 난 날로부터 2년 이내에 공사에 착수하지 않거나 기간 내 완공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건축법에 따라 허가가 취소된다. 설계 변경을 위해서는 관할 지자체에 변경 신청 후 심사를 통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통상 허가 절차와 기간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중구청은 설계 변경 신청이 접수되면 그에 따라 관련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옥호텔은 신라호텔 인근에 지하 3층~지상 2층 규모의 43개 객실과 지하 4층~지상 2층 높이의 면세점 등을 짓는 사업이다. 30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옥호텔은 10년을 기다려온 이 사장 숙원 사업이다. 이 사장이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듬해 2011년 서울시에 사업안을 처음 제출했지만 문화재 보존과 자연경관 훼손 우려 등을 이유로 2019년에서야 건축 허가를 받았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통과한 건립안은 지상 3층에 91실 규모였으나, 문화재청 심의와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치며 객실 수도 대폭 줄어 2019년 사업 안건이 통과됐다. 그러나 이듬해 2020년 착공 직후 유적이 발견되면서 공사가 잠정 중단됐다. 주차장과 도로 등 주변 시설 공사는 이어갔으나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2021년 하반기엔 결국 모든 공사가 멈췄다. 2년간 답보상태에 머무른 이후, 이 사장이 한옥 호텔 재개 의사를 밝히면서 사업이 재개하는 듯 했으나 잠정 연기된 것이다.
호텔신라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조118억원, 영업이익은 7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25.7%, 71%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손실도 33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특히 면세 사업에서 163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영향이 컸다. 중국인 관광객 유커 등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관광숙박업 매출이 늘어났지만, 특급호텔은 면세사업 부문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부진의 늪에 빠졌다. 호텔신라 주가 급락의 주요 요인이다. 면세 부문은 호텔 신라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호텔신라의 악화된 실적에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연달아 내렸다.
호텔신라는 3분기 실적 악화 여파로 주가까지 급락하며 악재가 겹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유커가 복귀하면 회복세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했던 면세점 사업 부진이 길어지면서 한옥호텔 재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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