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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의 마법" 35년 낡은모텔이 알짜브랜드 끌어모은 수원 핫플로

    입력 : 2023.11.14 11:08 | 수정 : 2024.10.07 18:58

    리모델링 성공시키는 노하우
    평당 150만원 들여 리모델링
    최소 비용으로 최대 건축 효과
    낡은 모텔을 리모델링해 경기 수원시 행궁동 일대 최고 핫플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수원행궁 뉴스뮤지엄'. 건축비를 줄이기 위해 기존 건물에 크게 손을 대지 않았다. 창문을 기존보다 2배 키우고 내부는 H빔으로 구조를 보강하는 선에서 리모델링을 끝냈다. /루센트블록

    최근 수도권 최고 ‘핫 플레이스’ 중 하나로 떠오른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

    일명 ‘행리단길’로 불리는 이 곳에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이 들어서 20~30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 ‘수원행궁 뉴스뮤지엄’이 그 주인공. 이곳에서는 지난 4일부터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식음료(F&B) 등 총 40여개 브랜드가 참여한 팝업 스토어 전시가 열리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볼캡 모자 등 레트로한 아이템, 빈티지 조명, 리퍼브 가구, 소품, 침구 등 다양한 리빙 제품을 전시·판매 중이다.

    1층에는 서울 이태원에서 인기있는 맛집 ‘라이너스 바베큐’와 한국식 수제 맥주의 원조격인 ‘맥파이 브루어리’도 팝업 형태로 입점해 눈길을 끈다. 수원에 사는 이진호(28)씨는 “서울 핫플에 있는 힙한 브랜드가 다 모여있다는 입소문을 들었다”며 “마침 평소 눈여겨보던 가구 제품이 있어 구입하러 찾았다”고 했다.

    이 건물이 처음부터 핫플은 아니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준공한 지 35년이 넘은 낡은 모텔이었는데, 독창적인 건축 기획과 차별화한 콘텐츠로 성공한 대표 사례다. 무엇보다 주목할만한 점은 리모델링 비용으로 약 7억여원, 3.3㎡(1평)당 150만원 정도 들었다는 것. 최근 인건비와 자재값 동반 상승으로 건축비가 평당 500만원을 호가하는 점을 감안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파격적이다. 업계에서는 “수원행궁 뉴스뮤지엄은 최소 비용으로 최대 건축 효과를 냈다”면서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싶지만 예산이 부족해 고민하던 건물주라면 충분히 참고해볼만하다”고 했다.

    땅집고는 이달 17일 개설하는 ‘땅집고 건축주대학 30기’ 과정에서 다양한 성공사례를 통해 건축비 상승과 고금리를 이겨내는 수익형 빌딩 건축 노하우를 집중적으로 알려준다.

    수원행궁 뉴스뮤지엄의 리모델링 이전 모습. 준공 35년이 넘어 매우 낡은 모텔이었다. /루센트블록

    ◇“독창성 있는 공간이 성공”

    수원행궁 뉴스뮤지엄은 대지면적 332㎡로 원래 연면적 996㎡, 지하1층~지상3층 규모로 객실 19개를 갖춘 모텔이었다. 주변에는 오래된 숙박시설과 목욕탕이 모여있는데, 건물이 낡아 하나 둘씩 문을 닫고 있다. 신축이나 리모델링이 필요하지만 바로 옆 수원 행궁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건축허가를 받기가 까다로웠다. 더구나 행궁동 메인 상권에서 다소 동떨어진 위치에 있어 유동인구를 끌어들일 수 있는 핵심 테넌트(임차인)를 유치하는 것도 과제였다.

    건축주는 고민 끝에 공간기획 전문가인 홍주석 어반플레이 대표를 찾았고 건물을 크게 손대지 않으면서 팝업 스토어와 숙박을 결합한 복합공간으로 바꾸기로 했다. 홍 대표는 “행궁동 상권은 20~30대는 물론 가족 단위 방문객도 많이 찾는다”면서 “전시·팝업 같은 다양성과 독창성을 갖춘 공간으로 만든다면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고 했다.

    또 건물은 낡았지만 철근콘크리트로 견고하게 지은 덕분에 큰 돈 들이지 않고 리모델링이 가능했다. 각 층의 비내력벽을 철거하고 H빔으로 구조를 보강해 안전성을 높였다. 팝업 공간 특성상 외부에서 개방감을 확보하기 위해 2층과 3층 창문 높이는 기존보다 2배 키웠다. 외벽은 레트로 감성이 묻어나는 타일에 수원 행궁의 색감을 더했다. 이렇게 해서 지하1층과 지상 1층은 일반음식점, 2층과 3층은 전시, 4층은 숙박 등 복합공간으로 재탄생했다. 2층과 3층은 층당 면적이 232㎡ 이상으로 대규모 팝업·전시도 가능하다.

    ◇콘텐츠 좋은 임차인 유치해야

    전문가들은 건물 가치를 높이기 위해 공사비에 많은 돈을 들이기보다 차별화한 콘텐츠를 가진 임차인 유치 전략을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유다미 브라이튼중개법인 대표는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시공간이나 팝업 스토어처럼 고객이 직접 방문해 브랜드 가치를 체험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좋다”며 “이 경우 건물을 개조할 때 기본적인 틀과 구조 안전 정도만 보강하고, 내부는 임차인이 직접 꾸밀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홍 대표는 “해당 상권 콘셉트에 맞는 세입자만 잘 들이면 큰 비용을 들여 신축하거나 리모델링하지 않아도 건물 가치를 충분히 높일 수 있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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