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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크도 생숙이면 쪽박?…아산 한화 70층 포레나 미분양 곡소리

    입력 : 2023.11.13 11:39

    [땅집고] 한화 건설부문이 충남 아산시에 공급하는 '포레나 천안아산역' 완공 후 예상 모습. /한화 건설부문

    [땅집고] 한화 건설부문이 충남 아산 배방지구에 최고 70층 규모로 짓는 랜드마크 건물이 1년째 미분양 상태다. ‘포레나 천안아산역’은 최고층 높이가 251m에 달해 충청권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이목을 끌었지만, 1년 반이 넘도록 주인을 다 찾지 못했다.

    이 단지가 미분양된 이유는 고분양가에 공급된 생활형숙박시설(생숙)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국토교통부가 숙박업을 신고하지 않고, 생숙을 주거용으로 사용할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고 밝히면서 부동산 시장 ‘틈새 상품’으로 불리던 생숙의 선호도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땅집고] '포레나 천안아산역'은 현재 동·호수 지정이 가능한 선착순 분양 중이다. /'포레나 천안아산역' 홈페이지

    ■한화건설, 아산역에 70층 숙박업소 짓는다…온천 관광 노렸나

    정부 발 (發) ‘생숙 찬바람’은 랜드마크마저 휩쓸었다. 한화 건설부문에 따르면 최고 70층으로 지어지는 ‘포레나 천안아산역’의 계약률은 70% 정도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99~154㎡ 총 1162실로 구성됐다. 약 350호실은 아직 계약자를 모집 중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이곳에 프리미엄 주거브랜드 ‘포레나(FORENA)’를 적용하고, 호텔식 로비를 비롯해 단지 최상층인 70층에는 스카이라운지를 조성한다. 단지 내부에는 시네마룸과 게임라운지, 키즈그라운드 등을 설치한다.

    3개 동 층수가 각 57층, 63층, 70층에 달하는 만큼, 완공 후엔 전 호실에서 탁 트인 조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건물은 추후 전국에서 10번재로 높은 건물이 될 전망이다. 입지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1호선 아산역 초역세권에 들어서는데다, 천안 대표 주거지 불당신도시와 생활권이 같다.

    [땅집고]'포레나 천안아산역' 공고문. /한화 건설부문

    그러나 비(非) 주택이라는 점이 한화의 발목을 잡았다. 2022년 4월 분양 당시 공고문을 보면 이 건물은 생숙으로 공급돼 주거용도로 사용이 불가능하다. 국토부가 2021년 10월 이행강제금 부과 등 생숙 규제 발표 후 분양에 나선 생숙의 경우 공고문에 이러한 내용이 기재돼 있다.

    실제로 한화 측은 해당 단지가 숙박시설로 기능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당시 생숙으로 분양한 만큼, 계약자들도 거주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한 것으로 안다”며 “다만, 생숙을 어떻게 사용할 지는 수분양자의 선택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탁업체를 이용하면 장기투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단지는 위탁업체로 ‘핸디즈’를 선정했다.

    해당 부지는 아산시 배방지구 내 상업부지로, 오피스텔 건립이 가능하다. 지구단위계획에서도 오피스텔 건립을 제한하지 않는다. 건설사들이 오피스텔 건립을 허용하지 않는 지구단위계획에 부딪혀 생숙으로 방향을 튼 경우가 많으나, 이곳은 예외다.

    [땅집고] '포레나 천안아산역' 위치. /'포레나 천안아산역' 홈페이지

    ■ 45평 아파트 7억인데, 70층이라 더 비싼가…최고 분양가 13억원대

    한화 건설부문에 따르면 아직 전체 호실 중 약 30%는 주인을 찾지 못했다. 10일 기준 공정률은 12.63%로, 지상층 골조공사를 진행 중이다.

    ‘포레나 천안아산역’이 미분양된 이유로는 고분양가를 꼽을 수 있다. 전용면적 99㎡~154㎡(29평~46평)중대형 평형으로만 이뤄졌으며, 분양가는 7억9300만원~13억6100만원이었다.

    최고 30층 규모 아산 배방읍 ’아산배방와이시티’ 아파트 전용 114㎡가 지난 달 7억4500만원에 팔린 것을 감안하면 비싼 편이다. 최고 66층으로 지어진 불당신도시 ‘펜타포트’ 아파트 전용 113㎡는 이달 7억원에 거래됐다.

    동시에 ‘포레나 천안아산역’이 2027년 입주할 시점엔 펜타포트와 와이시티가 지어진 지 15년 이상된 주상복합 아파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분양가가 적정하다는 의견도 있다.

    [땅집고] '포레나 천안아산역' 전용 99㎡(위), 126㎡(아래) 평면도. 일반 아파트와 큰 차이가 없다. /한화 건설부문

    ■ 입주까지 남은 시간 3년

    현재 ‘포레나 천안아산역’을 찾는 이는 적은 편이다. 천안이 미분양 밭이기 때문. 천안에선 생숙과 오피스텔 뿐 아니라 아파트도 대거 미분양됐다. 1호선 천안역 역세권 단지 ‘힐스테이트천안역스카이움’(999가구), ‘천안호반써밋센트럴파크’(1284가구) 등 미분양 아파트만 총 10개에 이른다. 생숙과 오피스텔은 현금화가 어렵다는 점에서 아파트 미분양이 해소된 다음에 소진되는 게 통상적이다.

    생숙은 비아파트 시장에서도 오피스텔에 뒤쳐진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전월세를 놓으면 임대수익 등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 그러나 생숙은 30호실 이상 모으거나 위탁업체를 통해 숙박업소로 등록해야 하며, 위탁업체에 운영비용을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땅집고] '포레나 천안아산역' 현장 모습. /한화 건설부문 홈페이지

    더욱이 생숙은 국토부의 규제 대상에 올라 있다. 국토부는 지난 9월 생숙을 주택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며 오피스텔로의 용도변경 기간을 종료하고, 숙박업 등록 기간을 1년 연장했다. 이 매물을 샀다간 규제에 따라 이행강제금을 물어낼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생숙이 오피스텔과 달리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워도, 선방하지 못하는 이유다.

    한편, 이 단지는 시행과 시공은 모두 한화가 맡았다. 이 단지 시행사 ‘아산배방개발’은 한화의 비상장 계열사 중 하나다. 한화는 아산배방개발이 짓는 아산배방 생활형숙박시설과 관련해 ‘책임준공 미이행시 조건부 채무인수’로 1200억원을 약정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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