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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부산 해운대백병원 2배 확장…3천억 들여 중증질환센터 신축 

    입력 : 2023.11.13 07:00

    [땅집고] 부산 해운대구에 2010년 개원한 해운대백병원. 890병상 규모로 동부산권 최대 종합병원이다. /해운대백병원

    [땅집고] 학교법인 인제학원이 부산 해운대백병원을 지금의 2배, 약 1700병상 규모 초대형 병원으로 증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접한 부산시 땅에 3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이르면 2028년까지 최대 800병상 규모 ‘중증질환치료센터’를 짓겠다는 것이다.

    2010년 개원한 해운대백병원은 지하 4층~지상 14층, 총 890 병상을 갖춘 종합병원이다. 증설이 끝나면 해운대백병원은 약 1700병상 규모로 늘어나 서울아산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에 이어 전국 5위권 대형 병원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13일 학교법인 인제학원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인제학원 측은 해운대백병원과 북쪽으로 맞붙은 부산시 해운대구 좌동 1428 일대 공영주차장 부지(1만3991.5㎡)를 매입해 최대 800병상 규모 중증질환치료센터를 건설하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땅집고] 현재 해운대백병원 본관과 중증질환치료센터 사업 예정지. 해운대백병원은 약 3000억원을 투입해 최소 800 병상 규모로 중증질환센터를 신축할 계획이다. /이지은 기자

    이 부지는 부산시 소유로 동부산 시내버스 공영차고지가 2012년 기장군으로 옮긴 뒤 지금은 빈 땅이다. 인제학원은 부산시로부터 이 땅을 매입하기 전 도시관리계획상 부지 용도를 기존 자동차정류장에서 종합병원을 지을 수 있는 종합의료시설로 변경하기 위해 해운대구청 측과 협의 중이다.

    해운대구 건축과 관계자는 땅집고와 가진 통화에서 “인제학원 측에서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제안해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 “관련 부서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도시관리계획 변경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인제학원 측은 부지 용도가 의료시설로 변경되는 즉시 부산시 공유재산 매각 입찰에 참여해 땅을 매입하고, 설계 기간을 포함해 5년 내 중증질환치료센터를 완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약 800병상 규모 중증질환치료센터 신축

    해운대백병원 측 사업제안서에 따르면 새 병원은 본원 위치를 고려해 부지 동쪽에 ‘ㄱ’자 형태로 들어서며, 서쪽에는 공개공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총 12개층 중 지상 1~4층 저층부에는 응급·중증관련센터와 수술실을 배치하고, 지상 5~12층 고층부에는 병동과 연구시설 등을 둔다. 병원은 크게 6개 전문센터로 구성할 계획이다. ▲암·희귀난치성 질환센터 및 소화기병센터 ▲외과계 급성기 중증질환센터 ▲간 이식센터 ▲권역 응급의료센터 ▲심·뇌혈관질환센터 ▲호흡기전문질환센터 및 감염병 전문 병동 등이다.

    [땅집고] 해운대백병원 북측 부지에 신축을 추진 중인 중증질환치료센터 조감도. /해운대백병원

    중증질환치료센터를 신설해 800병상 이상을 추가하면 해운대백병원은 약 1700병상 규모로 커지면서 상급종합병원 승격이 예상된다. 이는 서울대병원(1820병상)과 맞먹는 규모다. 현재 인제학원이 운영 중인 전국 백병원 4곳(서울 상계·고양 일산·부산·해운대) 중에서도 의료수익 기준 1위 병원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의료 불균형 해소…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

    의료업계에선 해운대백병원이 확장하면 지역 의료 불평등 해소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의 경우 서부산에는 상급종합병원이 3곳 있는 반면, 동부산에는 한 곳도 없다. 해운대백병원이 몸집을 키워 상급종합병원으로 승급하면 동부산권역 의료 서비스의 질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영남권 상급종합병원이 부족해 수도권으로 이른바 ‘원정 치료’를 떠나야 하는 중증질환자 불편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업계에 따르면 부산 지역 환자들의 원정 치료 비율은 전체 환자의 16%, 연간 약 58만명에 달하며 이에 따른 직간접적 지역 의료손실만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제학원 측은 “해운대백병원 증설이 끝나면 직간접 일자리만 3000개 이상 창출되면서 동부산권 경제 활성화와 보건의료분야 인력 시장을 확대하는 데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했다.

    [땅집고] 83년 만인 이달 초 최종 폐원 처리된 서울 중구 서울백병원. /이지은

    인제학원 내부에선 해운대백병원 확장이 올해 서울백병원 폐원 아픔을 딛고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인제학원은 올 6월 20일 이사회를 열고 서울백병원 폐원을 결정했다. 1941년 ‘백인제외과병원’으로 문을 연 지 83년만이다. 대기업 자본력을 갖춘 대형 병원과의 경쟁에서 밀린데다 도심 공동화 등으로 의료 수요가 감소해 누적 적자만 1700억원에 달해 더 이상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서울 도심에는 이미 응급환자와 중증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병원이 충분하다. 서울백병원 기준 반경 5㎞ 이내에 신촌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고려대안암병원, 강북삼성병원, 국립중앙의료원, 한양대병원 등 대형 상급종합병원이 포진해 있다. 인제학원 관계자는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서울백병원 환자는 계속 줄어 병상가동률이 60% 밖에 되지 않았다”면서 “사실상 응급·중증환자를 진료하는 종합병원 기능을 상실한 상태였다”고 했다.

    인제학원 측은 지난 10월26일 서울백병원 폐원 신고를 접수했고 지난 11월 1일 최종 수리돼 현재 폐원과 관련된 행정 절차는 완전히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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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병원 창립자인 고(故) 백인제 박사의 아들이자, 인제학원 설립자인 고(故) 백낙조 박사의 친동생인 백낙훤 인제학원 이사는 “아버지가 운영하던 서울백병원의 87년 역사를 마감하는 일은 참으로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지만 인제학원 발전과 미래를 위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결단했다”며 “앞으로 해운대백병원 확장을 통해 부산 의료 발전에 기여하고 인제학원의 새 시대도 열어나가겠다”고 했다.

    백낙환 전 이사장 자녀 등이 설립자 후손 대표를 자처하며 서울백병원 폐원을 반대하는데 대해 백낙훤 이사는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백 전 이사장은 창립자도 아니며, 재임 당시 특수관계사를 설립해 막대한 사익을 추구하다가 물러났다”면서 “그 후손들이 서울백병원 적자 해소 방안이나 발전 전략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무작정 폐원을 반대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백병원 부산지역지부 노동조합도 최근 입장문을 내고 해운대백병원의 확장 투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노조 측은 “(서울백병원) 폐원은 안타깝지만 그것이 5개 백병원의 미래를 위한 불가피하고 뼈아픈 선택이었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면서 “이제는 논란을 마무리하고 의료원 전체의 미래를 위해 함께 지혜를 모을 때”라고 했다. 노조 측은 또 “인제학원은 부산지역 백병원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약속을 즉각 이행해야 한다”면서 “해운대백병원에 대한 투자를 통해 지역 의료 공백을 메우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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