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1.09 15:28 | 수정 : 2023.11.09 15:42
[땅집고]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개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가 최근 기반시설 공사 미비 등을 이유로 강남구청으로부터 준공승인을 거절당한 가운데, 실상은 빗물을 배출하는 ‘우수관로’가 쟁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이 기존 우수관로를 그대로 쓰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기반시설 공사가 속도가 못 내는 것이다.
주거 단지 시공을 맡은 시공사 측에서는 입주 예정일인 이달 30일까지는 모든 공정을 마쳐서 입주에는 차질이 없이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조합이 별도 업체를 선정해 진행 중인 기반시설 공사가 그때까지 미진할 경우, 입주는 진행하더라도 정식 준공승인 날짜는 계속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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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강남구청에 따르면 개포주공1단지는 현재 우수관로, 공동주택 아파트 근린공원, 단지 내 보도 아스팔트 포장 등 기반시설 공사가 전반적으로 미비한 상태다. 이를 이유로 개포1동 주공아파트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최근 강남구청으로부터 ‘준공인가신청 처리 불가’ 공문을 받았다.
구청 등 재건축 업계를 종합 취재한 결과, 이 사태의 쟁점은 빗물을 배출하는 우수관로 때문으로 파악된다. 애초에 조합 측이 우수관로를 설계안에 나온 대로 교체하지 않고 과거에 쓰던 그대로 쓰려고 하면서 강남구청과의 마찰을 빚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우수관로를 교체하면 해당 사업비로 600억원 이상이 들어가는데, 조합원 분담금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합 측에서 과거 우수관로 사용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강남구청은 재건축 이후에도 기존 우수관로를 그대로 쓸 경우 비가 많이 오면 도로 침수 등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설계안대로 우수관로를 교체하라는 입장이다. 약 5000가구가 쓰던 우수관로를 6700여 가구가 그대로 쓸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조합과 강남구청은 기존 우수관로와 설계안 우수관로를 두고 의견을 조율 중이다.
그동안 개포 일대는 단지 침수로 수차례 문제가 됐다. 강남구청에서도 더더욱 깐깐하게 절차를 따지는 이유다. 실제로 개포주공아파트 4단지를 재건축해 올 2월 말 입주를 시작한 강남구 개포자이프레지던스(개포 자이)는 반년도 채 안 돼 아파트 단지 내 보행로와 커뮤니티가 물에 잠기는 침수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전문가들은 배수 불량을 침수 원인으로 꼽고 배수 용량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수관로 등 기반시설 공사를 완전히 마무리하지 않더라도 입주를 시작할 수 있도록 강남구청이 부분 준공 인가, 임시 사용승인 등을 낸다고 보고 있다. 강남구청 입장에서도 강남 한복판 대단지 입주 지연에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입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분 준공 승인이 가능할 경우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디퍼아’로 불리는 개포주공 1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지하 4층~지상 35층, 74개 동, 6702가구 규모로 재탄생한다. 6000가구 이상의 매머드급 단지인 데다가 단지 내 수영장ㆍ사우나, 고급 GX룸, 프라이빗 영화관 등 초호화 커뮤니티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시공사는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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