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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만 올려놓은 신도시 재건축 특별법…야당 몽니에 자동폐기 수순

    입력 : 2023.11.09 07:00

    [땅집고] 1기 신도시(분당·일산·중동·평촌·산본) 등 노후계획도시 재정비를 위한 특별법이 국회 계류 기간이 길어 무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달 22·29일과 다음 달 6일 예정된 국회 국토교통위 소위를 통과하지 못하면 사실상 연내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제정은 어려워진다. 연내 처리가 되지 않으면 내년 5월 국회 회기 종료와 함께 법안이 자동으로 폐기된다.

    [땅집고]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이 지난 3월 경기 고양시 백송마을을 방문해 노후한 주거환경을 담은 사진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특별법 적용이 가능한 지역은 전국 51곳, 주택 103만여가구다. 이 중 1기 신도시 내 재건축 연한인 30년이 경과한 아파트는 올해 12만6000가구 (43%)에서 2026년 27만3000가구 (93%)로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3기 신도시 공급까지 일정 지연이 기정사실화하는 상황에서 기존 신도시 재정비마저 흐지부지되면 수도권 주택 공급 자체가 더욱 더 꽉 막히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1기 신도시 특별법 8개월째 국회 표류…주민들, “총선에 또 이용하면 가만 있지 않겠다”

    정부가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지난 2월이다. 3월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정부·여당을 대표해 법안을 발의했다.

    택지조성사업을 마치고 20년이 넘은 면적 100만㎡ 이상 택지에서 정비사업을 추진할 때 재건축·재개발 관련 규제를 완화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에는 가구 수를 최대 21% 늘릴 수 있는 특례를 주는 방안도 제시됐다.

    하지만 특별법 발표 이후 8개월째 법안 심사가 이뤄지지 않아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 등이 통째로 무산 위기에 놓였다.

    가장 큰 걸림돌은 야당의 반대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위는 지난 5월 말부터 정부·여당안을 포함해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특별법 13건을 세 차례에 걸쳐 심사했으나, 아직까지 ‘노후계획도시’ 범위를 어떻게 정할지에 대한 기본적인 것조차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1기 신도시 등 특정 지역과 수도권만 특혜를 본다는 비판도 나왔다.

    [땅집고] 경기 성남분당구 분당신도시 일대. /조선DB

    특별법 진행 속도가 늦어지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7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1기 신도시 정비 총괄기획가들과 함께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박정하 수석대변인을 만나 1기 신도시를 비롯한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국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원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공약과 국정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하고 2024년 중 기본방침(국토부)·기본계획(지자체) 병행 수립, 선도지구 지정 등 국민께 드린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연내 특별법 통과가 매우 절실하고 간절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기존 정비 방식으로는 안전진단 면제, 용적률 상향 등 특례를 부여하기 어렵기 때문에, 법안이 시행이 불발되면 주민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총선 전까지 여야가 결론을 내기 어려워 이후 법안이 재상정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종석 신도시재건축연합회 회장은 “1기 신도시 재정비 이슈가 흘러나온 때부터 선거에 계속 이용만 되고 진척이 없었는데, 내년 총선 선거 전략으로 이용하는 희망고문이 되풀이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며 “총선 후 법안이 폐기되고 또 재상정된다면 앞으로 계속 이렇게만 이용하겠다는 의미로 밖에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주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 집값만 잔뜩 올려놓고, 재정비는 하세월…“사업성 고려해 현실적인 방향 잡아야

    재정비 사업 속도는 더디지만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이 이슈가 된 지난해부터 1기 신도시 아파트 가격은 꾸준히 상승했다. 수도권의 무주택 서민 입장에선 주택 공급이 더딘 상황에서, 노후했지만 어느정도의 생활 여건이 갖춰진 1기 신도시 아파트에 거주하기도 힘들어진 셈이다.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시범한신 아파트의 경우 수도권 집값이 최저점이었던 지난해 상반기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84㎡가 16억4500만원에 팔려 전년도보다 4500만원 상승했다. 현재까지도 15억원 중반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범우성 아파트 같은 주택형도 지난달 14억3500만원에 거래돼 올해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단지는 전국 집값이 하락했던 지난해 4월 16억5000만원까지 올라 신고가를 찍었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평촌신도시 초원LG 아파트는 84㎡가 지난 7월 8억8500만원에 거래돼 올초 7억3000만원보다 1억원 넘게 상승했다.

    최원철 한양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분당을 제외하면 현실적으로 1기 신도시 사업성이 부족해 추가 분담금이 막대하게 부과될 수 있다”며 “지금부터 시작해도 20년은 기다려야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재건축, 리모델링, 면적의 증가가 없이 집을 고치는 대수선 등의 방안을 주민이 폭넓게 선택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나가는게 중요하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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