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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화성테마파크' 발 빼고…신세계, 그룹 명운 걸고 4.5조 투자하고

    입력 : 2023.11.07 07:00

    [땅집고] 신세계프라퍼티가 경기 화성시 송산그린시티 내에 추진하는 초대형 도시개발사업 ‘화성국제테마파크’에 하늘 택시를 도입한다는 발표가 이뤄지면서 테마파크 조성 속도에 탄력이 붙고 있다.

    [땅집고] 화성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사업 완공 후 예상모습. /신세계프라퍼티

    화성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사업은 신세계프라퍼티가 경기 화성시 송산그린시티 내 418만9000㎡(127만평) 부지에 미래형 첨단 복합도시를 건립하는 프로젝트다. 땅 면적만 여의도 규모의 1.4배로 총 사업비는 4조5693억원 규모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신개념 테마파크·워터파크·골프장, 1000실 규모의 호텔과 주건단지(공동주택 6283가구, 단독주택 530가구) 등도 함께 조성한다.

    경기도와 화성시는 이 사업을 통해 1만 5000여명의 일자리 창출과, 연간 1900만명의 관광객 방문을 예상하고 있다. 서울 최대 테마파크인 잠실 롯데월드의 24배 크기로 롯데와도 정면승부를 한다. 최근 신세계그룹 전반의 재무상황이 열악한 가운데에서도 자금 투입을 지속하며 공을 들이는 모습이어서 업계 기대감도 높아졌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연내 화성시에 마스터플랜 설계안을 제출해 개발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 여의도 1.4배 규모…택시 날아다니는 미래도시 만든다

    화성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사업은 경기도와 화성시가 2007년부터 추진한 사업이다. 하지만 도중에 민간 사업자들이 세운 개발 계획이 연거푸 무산되면서 개발이 지연됐다.

    당초 경기도와 화성시는 ‘송산그린시티’ 테마파크 개발 사업으로 롯데그룹 등이 참여한 USKR 컨소시엄과 지난 2007년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당시 계획은 송산그린시티 동쪽 435㎡ 부지에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의 7배, 유니버셜스튜디오싱가포르의 6배 규모로 아시아 최대 헐리우드 영화 테마파크를 2014년까지 개장하는 것이었다. 총 투자 규모만 5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롯데그룹이 당시 잠실과 부산 등지에 초고층 롯데타워를 건설하느라 자금을 조달할 여력이 없었고, 한국수자원공사와의 토지가격 협상에서 갈등을 빚으면서 장장 10년에 걸쳐 사업이 지연됐다.

    롯데그룹과는 2017년 1월 최종 계약이 만료됐고, 이후 2019년 신세계프라퍼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테마파크 사업을 이어가게 됐다.

    신세계프라퍼티는 2021년 3월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8669억원에 사업부지를 매입해 10년간 돈을 납부하기로 계약했다. 이재명 당시 경기도 지사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에게 “투자해줘서 감사하다”는 편지를 쓰고 이를 공개해 화제가 됐다.

    연내 마스터플랜을 시에 제출한 후 관광단지 신청, 건축 설계 인허가 등을 거친 뒤 2029년 1차 개장, 2034년 완전 개장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일각에선 착공이 지연된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신세계 측은 계획한대로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화성국제테마파크 UAM 사업 추진 위한 업무협약 체결 (서울=연합뉴스) 2일 서울 강남구 신세계프라퍼티 본사에서 신용식 SK텔레콤 부사장(왼쪽부터),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이사가 화성국제테마파크 도심항공교통(UAM)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3.11.2 [SK텔레콤 제공]

    지난 2일 신세계프라퍼티는 한국공항공사·한화시스템·SK텔레콤·티맵모빌리티로 구성된 ‘K-UAM 드림팀’ 컨소시엄과 화성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사업의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이 복합개발사업 부지 내에는 자율주행 서비스 등 ‘미래형 모빌리티’ 환경이 구축된다. 도시 내 이동 수단이 지상·지하뿐만 아니라 공중까지 다양해진다는 의미다. 나아가 UAM을 공룡알화석지, 테마파크, 워터파크, 시화호 등 화성국제테마파크 주변의 주요 관광 자원 및 인프라와 연계한 새로운 관광 콘텐츠 개발도 구상하고 있다.

    복합도시의 구체적인 설계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하늘길까지 뚫린다는 이 같은 발표로 인해 업계에선 개발 콘셉트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 신세계프라퍼티, “연내 마스터플랜 시에 제출할 예정”

    최근들어 신세계 그룹의 재무상황이 열악해졌음에도, 신세계는 이 테마파크에는 꾸준한 자금을 투입해가며 공을 들이고 있다. 신세계는 몇 년 전부터 이베이코리아(G마켓)와 SCK컴퍼니(스타벅스),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현 SSG랜더스) 등을 연달아 인수하면서 현금 흐름이 악화했다. 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이마트 실적도 부진한 실정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츠 설립인가를 받았는데, 이 역시 신사업에 쓰일 자금을 보충하기 위한 대책이란 평가다. 리츠로 자산을 매각하면 소유권을 잃지 않고도 목돈 마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스타필드 고양, 하남, 안성 등 자체 보유자산이 리츠 자산으로 포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방법으로 마련한 자금이 화성국제테마파크와 같은 신사업에 흘러들어갈 전망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해 3월 270억원, 9월에 117억원 등 작년에만 총 387억원을 화성국제테마파크 시행법인인 신세계화성에 출자했다. 현재까지 총 출자 금액만 1561억5000만원 규모다. 10년 간 나눠 갚기로 한 땅값에 쓰인 것으로 예측된다. 아직 착공하지 않아 공사비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콘셉트로 도시 개발이 이뤄질지 여부는 공개할 수 없지만, 일반 테마파크 수준이 아닌, 대규모 첨단혁신도시를 건설한다는 생각으로 각계각층의 전문가들과 협의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마스터플랜을 완성해 화성시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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