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1.06 14:54 | 수정 : 2023.11.07 16:52
[땅집고] “미래에셋 부동산 펀드에서 연락왔는데 원금의 약 48%로 청산한다고 합니다. 개인 투자자 돈 걷어 미래에셋 수수료 장사시켜준 꼴이네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달 26일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9-2호’(이하 맵스미국9-2호)의 자산인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Dallas) 시티라인 내 오피스 4개동을 2016년 매입가보다 크게 하락한 5억8000만 달러(7545억원)에 팔았다고 공시했다. 이 펀드는 국내 1호 미국 부동산 공모 펀드다. 2016년 매입가액이 8억4362만 달러(당시 환율 1160원 기준 9786억원)로 7년 만에 20% 하락한 가격에 매각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달 26일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9-2호’(이하 맵스미국9-2호)의 자산인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Dallas) 시티라인 내 오피스 4개동을 2016년 매입가보다 크게 하락한 5억8000만 달러(7545억원)에 팔았다고 공시했다. 이 펀드는 국내 1호 미국 부동산 공모 펀드다. 2016년 매입가액이 8억4362만 달러(당시 환율 1160원 기준 9786억원)로 7년 만에 20% 하락한 가격에 매각됐다.
맵스미국9-2호는 출시 당시 단기에 완판할 정도로 인기를 끈 부동산 펀드 상품이다. 하지만 미국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시작된 지난해부터 수익률이 폭락했다. 미래에셋은 올해 5월 매각 자문사를 선정하고 공개 매각에 돌입했지만, 가격 조건이 가장 좋은 매수자를 찾아 매매계약을 진행하는데 시간이 소요된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매수자는 찾았으나, 매입가보다 낮은 가격에 팔려 수익성은 제로가 됐다. 미래에셋은 그나마 투자자들의 원금은 회수할 수 있어 선방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그간 받은 이자를 모두 합해야 원금을 보존하는 것에 불과해 손실이 크다고 반발하고 있다.
■ “수수료는 다 챙겨먹고 개인은 이자 다 쳐서 원금?”…뒷목 잡는 투자자들
미래에셋은 맵스미국9-2호를 매입할 때 공모 3000억원, 부동산 담보 대출 5247억원 등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2016년 9월 출시 열흘도 안 돼 공모 펀드 모집액 3000억원이 완판됐다. 업계에선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면 연 4~5% 수익을 올릴 수 있고, 안정적인 배당 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여기에 북미 최대 손해 보험사인 스테이트팜이 오피스 면적 전체를 2037년까지 최소 21년간 사용하기로 장기 임차 계약을 맺은 점도 호재였다.
하지만 2022년 말부터 이 부동산 전체 가치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 텍사스주의 공실률이 25%까지 치솟은 탓이다. 미국 전역 중 공실률 톱3을 기록했다. 2022년 말 해당 부동산의 전체 가치는 8억820만 달러로, 2021년 말 대비 7.63% 하락했다. 매입가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전체 지분 중 맵스미국9-2호 공모 펀드가 보유한 지분(70.18%)의 감정평가액도 이 기간 3억889만 달러에서 2억6153만 달러로 하락했다. 지난 3일 기준 맵스미국9-2호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5.79%로 크게 떨어졌다.
맵스미국9-2호는 2016년 매입가 대비 매각가가 약 20% 정도 하락했다. 투자자들의 투자금의 절반 수준을 회수할 수 있는 금액으로, 기존 배당금 등을 포함해야 투자자의 원금 수준까지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 투자자는 손실을 본 반면 자산운용사는 수수료를 챙겼다. 이 공모 펀드의 선취 수수료는 납입 금액의 2%였다. 펀드를 판매한 은행·증권사 등은 3000억원 설정액 중 수수료로 60억원을 챙긴 셈이다. 연 보수는 따로 책정된다. 판매회사에 연 0.35%, 운용사에 연 0.38%씩해서 총 보수 비용은 연 0.73%다.
이를 놓고 투자자들은 “국내 최대 펀드 운용사가 이럴 수 있느냐”, “안정적인 장기 투자라고 생각했는데 수업료 고통이 크다”, “선취수수료와 운용보수를 생각하면 양XX들이다”라고 호소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전년대비 절반 수준의 거래량으로 유동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딜은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원활하게 매각을 성사시켜 시장 변동성으로 인한 추가 가치 하락을 막고 투자자의 손실 가능성에 대한 리스크를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딜로 여겨진다”고 했다.
■ 미래에셋 해외 부동산 펀드들 줄줄이 손실 커져
미래에셋이 만기 연장을 하지 않고, 매입가보다 낮은 금액에 매각한 것은 현재 해외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감안한 판단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미국을 비롯해 해외 오피스 시장이 공실에 허덕이고, 자산 가치도 크게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또 펀드 특성상 리파이낸싱이 어렵고 시장 침체와 함께 고금리 기조가 지속해 자산 가치가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간을 더 끌다간 원금 손실이 확정될 수도 있어 급히 발을 뺐다는 분석이다. 1년3개월 후면 만기가 돌아오는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 11호는 올 하반기 들어 부동산 감정평가액이 40% 하락했다.
최근 해외 오피스 및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불황을 맞으며 미래에셋그룹이 투자한 해외 부동산들의 실적 악화는 하반기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지난 1년간의 금리상승은 부동산 모기지의 차환 리스크를 확대시키고 있고,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과 유럽의 원격근무 전환으로 전반적인 임차 수요 감소와 자금조달 비용 상승이 미국과 유럽 오피스 시장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최근 손실이 불어난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들이 대부분 펀드 형태여서 현재의 건전성 지표와 최종 손실규모간 괴리가 커질 수 있다”고 했다./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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