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1.04 07:00
[땅집고] 인천 아파트 시세가 역대급 입주 물량 앞에 무너지고 있다. 시세 상승을 견인하던 송도를 비롯해 청라, 영종도 등 신축 아파트도 예외가 아니다.
입주 물량이 집중되면 입주 전 잔금을 마련하려는 매물이 나오면서 저렴한 가격의 전세가 쏟아지고, 전세와 매매 가격이 나란히 하락하는 게 통상적이다.
올해 인천에는 그야말로 역대급 입주물량이 쏟아졌다. 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인천 입주 물량은 11월 5015가구를 비롯해 약 4만4984가구다. 10월에도 무려 7643가구가 집들이를 했다. 인천 계양신도시 입주 물량(총 1만7000가구)보다 배로 많은 집이 올해 공급됐다.
이처럼 상당한 인천 입주 물량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인천에선 3기 신도시인 계양신도시를 비롯해 여러 도시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 2022년 인천시는 오는 2030년까지 주택 수 152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2024년 2만8000가구(33단지), 2025년 7만가구(53단지)를 공급할 계획이다.
기존 집들도 줄줄이 매물로 나오고 있다. 최근 3달간 인천 지역 아파트 매물은 2만8489건에서 3만3178건(2일 기준)으로 16.4% 늘었다. 같은 기간 광주(32%), 제주(29.9%) 등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 아니다. 그러나 입주 물량과 기존 아파트가 한꺼번에 매물로 나오면 하락세를 더욱 가파르게 할 수 있다.
실제로 송도신도시는 이런 ‘물량 폭탄’ 영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2월 12억4500만원에 팔린 인천 연수구 송도동 ‘더샵송도마리나베이’ 전용 84㎡는 지난달 25일 최고가 대비 46% 하락한 가격인 6억6000만원(3층)에 실거래됐다.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송도가 있는 연수구 아파트 매매 매물은 3달 전(5482건)보다 27.6% 증가한 6999건이다. 이는 인천 8개 구 중에서 가장 높다. 같은 기간 중구는 18%(1485건→1753건), 부평구는 17.1%(3695건→4329건) 증가율을 보였다.
연수구에서 늘어난 매매 매물(1517건) 중 60% 이상은 송도에서 나왔다. 이 기간 동안 송도동 매물은 3635건에서 4724건으로 1000건 이상 늘었다.
업계에선 3기 신도시 분양 물량, 지역 특수성 등을 토대로 당분간 인천 일대 집값 상승이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3기 신도시는 인천 아파트 가격 하락세 심화시킬 대표 요인으로 꼽힌다. 계양신도시 입주 예상 시점인 2026~2027년엔 송도, 청라, 영종도 등 기존 인천 주요 지역 아파트는 신축에서 구축으로 넘어간다.
시장에서 신축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실수요자 모두 다른 지역보다 계양신도시를 주목할 가능성이 높다. 계양신도시는 인천에서도 서울 접근성이 우수한 편으로, 서울 출퇴근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 회복세가 더딘 것도 인천 부동산 시장 회복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인천은 그간 검단, 청라, 송도 등 신도시나 택지지구가 조성될 때마다 외지인 투자가 본격화하면서 인천 미분양 물량이 해소됐다”며 “그러나 지금은 서울 아파트 가격도 반등세가 주춤해, 투자 수요가 인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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