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1.02 11:46
[땅집고] 최근 정부 여당이 김포를 비롯한 경기 지역의 서울 편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여권 내부에서 반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국민의힘이 추진 중인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두고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메가시티가 된 서울을 더욱 비대화시키고 수도권 집중 심화만 초래하는 서울 확대 정책이 맞는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부산·경남을 통합해 부산특별시로 만들고, 대구·경북을 통합해서 대구특별시로 만들고, 광주·전남을 통합해서 광주특별시로 만드는 등 지방 시도를 통합해 메가시티로 만드는 건 지방화시대 국토교통 발전을 위해 바람직할지 모르겠다”며 서울은 이미 ‘메가시티’여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도 지방화 시대 국토균형발전을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삼고 연일 회의를 열고 있는 마당”이라며 “뭐가 뭔지 어지럽다”고도 했다.
국민의힘 젊은 총선 도전자들도 강력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 중랑을 이승환(1983년생), 도봉갑 김재섭(1987년생) 당협위원장은 1일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중랑과 도봉은 박원순·문재인 치하 12년 동안 단지 서울이라는 이유만으로 개발에서 소외됐다”며 “개발 기대감으로 많은 지역민이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는데, 이제 아예 ‘하급지(下級地·부동산 서열 속어)’로 버림받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이승환 위원장은 “(인접한 경기도) 구리시의 인프라가 훨씬 좋아서 중랑구민 박탈감이 상당하다”며 “지역민들이 좋은 식당을 찾아 구리로 가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재섭 위원장은 “’오징어 게임’ 무대인 쌍문동은 골목이 비좁아 리어카로 이삿짐을 나르고 소방차·구급차도 못 들어간다”고 했다.
실제로 서울 외곽 지역 3040 세대가 모인 단체 대화방에선 “우릴 버리겠다는 거냐” “쾌적한 아파트 신도시가 몰린 경기도 ‘상급지’만 쏙 빼가겠다는 것이냐”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을 찍어서 심판하겠다”는 분노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근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을 위해, 정부 입법이 아닌 특별법 형태의 의원 입법을 통해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30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김포뿐 아니라 인접한 도시도 서울시와 같은 생활권이라면 주민들 의견을 존중해 원칙적으로 (해당 도시를) 서울시에 편입하는 걸 당론으로 추진하려 한다”고 밝혔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