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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 기업 매각,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내 회사 제 값 받고 팔려면

    입력 : 2023.11.02 07:00

    [땅집고] 경기 평택 세교일반산업단지의 노후화 된 산업단지 모습.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계 없음. /남강호 기자

    [땅집고] “2년 전까지만 해도 시장 유동성이 풍부해, 창업주가 기업을 매각하겠다고 하면 제 값에 선뜻 인수하겠다는 곳이 제법 많았죠. 하지만 불경기가 심화하고 있는 지금은 회사를 사주겠다는 사람을 찾기가 너무 어려워졌습니다. 향후 3년 동안은 인수자가 유리한 이런 ‘바이어 마켓’(Buyer Market)이 지속될 예정이라, 창업주들도 바뀐 시장 상황에 따라 기업 승계나 매각 전략을 똑똑하게 짜야 할 겁니다.”

    대한민국 고도 성장기인 1970~1980년대 회사를 차렸던 1세대 창업주들 중 은퇴를 코앞에 두고 기업을 승계할지, 혹은 매각할지 고민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창업주가 가업을 승계하고 싶어도 자녀가 경영권을 포기하거나 마땅한 후계자가 없으면 사실상 매각밖에 선택지가 없어 고민이 더욱 깊을 수 밖에 없다. 승계든 매각이든, 평생 일궈온 기업을 망가뜨리지 않으려면 회사를 넘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슈를 창업주 스스로가 알고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땅집고] 홍승환 삼일회계법인 파트너. /삼일회계법인

    국내 1위 기업 M&A(인수합병) 주관사로 꼽히는 삼일회계법인의 홍승환 파트너는 “지금같은 불경기에 기업 인수자를 찾는 것은 그야말로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와 같다”며 “그만큼 기업 승계나 매각 과정에서 창업주의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고, 진정성 있는 매수자를 찾기 위한 노력도 동반돼야 한다”고 했다. 홍 파트너는 올해로 M&A 실무 경력 17년째인 업계 베테랑이다. 그동안 중소벤처기업부·산업통상지원부 등에서 중소기업 창업주에게 올바른 M&A 개념을 전달하는 강의도 꾸준히 해왔다.

    땅집고가 홍 파트너에게 중소기업 창업주가 회사를 성공적으로 승계하거나 매각할 수 있는 노하우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M&A 시장 상황이 어떤가.

    “2022년까지만 해도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했다. 창업주가 기업을 팔고 싶어 매물로 내놓으면 좋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곳이 많았다. 즉 창업주에게 유리한 ‘셀러 마켓’(Seller Market)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 바뀌었다. 지난해부터 경기가 침체하면서 인수자를 찾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창업주들이 내 회사가 잘 팔릴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한 셈이다. 우리나라 산업을 이끄는 반도체나 자동차, 이차전지 관련 업종은 아직 인수자를 찾는데 큰 무리가 없다. 하지만 전력이나 가전 등 사업체라면 기업을 매각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

    -성공적인 기업 승계와 매각의 핵심은.

    “먼저 승계라면 가업을 물려받는 자녀가 경영 수업을 최소 5년 이상 받아야 안정적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다. 그리고 회사를 최근 시장 상황에 맞게끔 변화를 주는 전략이 필요하다. 기존 전통 비즈니스에서 디지털화나 스마트 팩토리화를 추구하던지, 혹은 금융 등 새로운 비즈니스와 연관지어 사업을 다각화하는 식이다. 회사의 핵심 사업부문은 유지하되, 비핵심 부문은 과감히 정리해 현금화해서 사업을 새롭게 확장하는 것이 이상적인 승계 형태라고 볼 수 있다.

    매각의 경우 진정성 있는 인수자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내 회사를 한 단계 도약시켜줄 수 있는 인수자가 가장 좋다. 어느 정도 업종 연관성이 있는 기업에 회사를 넘기면 두 기업이 결합해 시너지를 일으킬 확률이 높다. 이 때 인수인계에 충분한 시간을 들여야 한다.”

    [땅집고] 기업 매각과 승계 절차. /조선DB

    -매각 성공 사례를 꼽자면.

    “모빌리티 기업을 25년 정도 운영하던 대표가 은퇴 시기를 맞아 2~3년 정도 고민하다가 회사를 매각하기로 했다. 전기차와 내연기관 비중을 적절하게 유지하던 회사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모빌리티 기업 중 전기차 비중이 적은 회사들은 곧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선이 많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전기차 충전소 등 인프라 확산 속도가 느리고, 전기차 대수도 성장이 둔화되자 내연기관을 함께 다루는 기업이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유리한 입지가 됐다. 지난해 실적이 좋았던 점을 내세워, 올해 600억원대에 회사를 성공적으로 매각할 수 있었다. 모빌리티 업종이 전통 비즈니스라 미래가치 반영이 어려워 순자산에 가까운 금액으로 평가할 수 밖에 없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우호적인 가격에 매각이 성사됐다는 평가다.”

    -은퇴를 앞둔 창업주들에게 조언하자면.

    “중소·중견기업을 매각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다름 없다. 내 회사를 적정 가격에 인수해줄 단 한 곳을 찾기 위해 긴 시간과 많은 노력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같은 불경기에는 진정성 있는 인수자가 한 명이라도 나타난다면 적극적으로 매각을 고려해본 뒤 합리적으로 거래를 마무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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