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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20채 하루 만에 뚝딱" GDP 100위권 국가의 반전, 목조주택 수출 1위로 주목

    입력 : 2023.10.30 07:00

    [목조주택 천국 에스토니아를 가다] (상)목조주택 연간 7700억원 수출…미국 이어 아시아까지 넘봐

    [땅집고] 발트 3국 중 하나인 에스토니아는 산림 면적이 57%를 차지하고 있다. 목조건축 산업이 성장하면서 유럽 목조주택 수출 1위를 기록했다. /강태민 기자

    [땅집고] 지난 23일 오전 10시,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서 차를 타고 10분 정도 지나자 왕복 2차로 고속도로가 나왔다. 구 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탈린 중심지를 벗어나자마자 고속도로 양 옆으로는 10~20m 높이의 소나무와 전나무가 빼곡했다. 100㎞ 거리를 한 시간 넘게 달리는 내내 울창한 숲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하게 펼쳐졌다.

    10월 중순 임에도 에스토니아 날씨는 영하권이다. 한국보다 10도 이상 낮다. 에스토니아를 포함해 날씨가 쌀쌀한 북유럽에서 자라는 나무는 1등급으로 꼽힌다. 추운 지방에서 자라는 나무는 더운 지방의 나무보다 천천히 자란다. 수분도 적어 훨씬 더 견고하고 단가도 높게 쳐준다.

    이날 에스토니아 1위 목재 건축 기업 ‘하멧’ 공장을 찾았다. 공장 한 쪽에선 작업자 20여명이 10평짜리 병원 병실용 모듈러 콘테이너를 제작하고 있었다. 반자동 시스템으로 10억이 넘는 고가 장비가 규격에 맞춰 나무를 자른다. 작업자들이 단열재를 채워 넣고 벽체를 세워 완성하는 방식이다. 이날 하루 제작한 병실만 25개 호실에 달한다. 이 콘테이너를 병원이 들어설 현장에 옮겨 결합하기만 하면, 한 층 당 20여개 호실을 갖춘 병원이 완성된다. 알로 탐 하멧 대표는 “공장에서는 한 달 최대 600개 모듈러 목조주택을 생산한다”며 “영국과 독일, 핀란드, 스웨덴, 미국 등에 목조주택 수출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으며, 아시아 시장도 곧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고 했다.

    [땅집고] 지난 10월 23일 찾은 에스토니아 목조건축 1위 기업인 '하멧' 공장 내부. 근로자들이 병원에서 사용될 병실 25개실을 제작하고 있었다. 하멧 측에 따르면, 이 공장에서 하루에 20채 이상의 목조주택을 생산할 수 있다./강태민 기자

    ■세계 100위권 밖 국가의 반전…목조주택 수출 1위

    에스토니아는 산림 면적 비율이 57%로 국토 절반 이상이 나무와 숲으로 덮혀있다. 총 인구는 136만명이다. 경기 수원시(119만명)보다는 많고 광주광역시(143만명)보다는 적다. 에스토니아의 국토 면적은 4만5228㎢로 한국의 절반 크기다. 한국 절반의 땅에 서울 인구 7분의 1 정도가 살고 있는 것이다.

    [땅집고] 에스토니아는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와 함께 발트3국이라 불리다. 남한 땅 절반 크기에 136만명이 거주하고 있다./그래픽=이해석

    1991년 구소련에서 분리 독립할 당시 변변한 경제 인프라가 없던 에스토니아는 현재 세계 목조 건축업계가 주목하는 국가로 떠올랐다. 국내총생산(GDP)이 약 380억1000만 달러로 경제 규모는 세계 100위권 국가다. 하지만 에스토니아는 유럽에서 목조주택 수출 1위 국가로 북유럽의 강소국(强小國)으로 성장했다.

    [땅집고] 애니카 카다자(왼쪽) 에스토니아 목조주택협회장이 지난 23일 협회 사무실에서 "목조주택 산업이 에스토니아 국가 핵심 산업이 됐다"며 "유럽 다른 국가에서 에스토니아 목조주택 산업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했다./강태민 기자

    지난해에만 목조주택 수출액만 약 5억4000만 유로(7740억원)에 달한다. 애니카 카다자 에스토니아 목조주택협회장은 “에스토니아에서는 목조주택을 짓는 데 투입되는 목재 양보다 더 많은 나무가 어딘가에서 자라고 있다”며 “에스토니아에서 생산하는 목조주택의 90%가 유럽과 미국을 포함해 80개국에 수출할 정도로 국가 핵심 산업이 됐다”고 했다.

    [땅집고]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 외곽지역에 있는 한 목조주택. 공장에서 12평짜리 주택을 시공한 모듈러 주택이다./강태민 기자

    혹한기에서 자라는 핀란드·러시아 나무도 품질이 좋기로 유명하다. 그러나 핀란드산은 가격이 비싸고 러시아 나무는 전쟁으로 수입이 막혔다. 그는 “물가가 크게 뛰고 국제 정세로 인해 에스토니아산 목재가 경쟁력을 더 갖추게 됐다”고 덧붙였다. /탈린(에스토니아)=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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