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0.20 08:51 | 수정 : 2023.10.20 09:38
[땅집고] 전세사기·역전세 급증으로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대신 돌려주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재정 부담이 치솟고 있다. HUG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누적 순손실은 지난해 같은 기간(1847억원)보다 7배 늘어난 1조3281억원이다. 올해 말 순손실 예상액은 3조4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HUG는 추가 출자를 계획하고 있다.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기까지는 2-3년이 소요되므로 정부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19일 진행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전세사기, 역전세 여파로 취약해진 HUG의 재무 건전성과 채권 회수 방안을 집중적 질의했다.
유병태 HUG 사장은 “공사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어 자본 확충과 재무 건전성 강화를 위해 채권 회수를 신속히 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연구 중”이라며 “예상보다 (손실이)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HUG의 재정건전성 악화의 배경에는 지난해 말부터 역전세와 전세사기가 확산하면서 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보증금인 '대위변제' 비용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2023년~2027년 주택도시보증공사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HUG의 당기순이익은 개인보증 사고 및 대위변제 급증 등의 영향으로 2021년 3620억원에서 2022년 112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발생한 전세 보증사고 금액은 3조1245억원(1만3903건)이다. 지난해 연간 사고 금액이 1조1726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들어 보증 사고 규모는 세배 가까이 폭증했다.
HUG는 채권회수를 포함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다고 밝혔으나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인한 경매시장 침체를 고려하면 경매·공매를 통한 채권 회수 전망은 어둡다. 실제 회수율도 저조하다. 2020년 50%, 2021년 42%, 2022년 24% 등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일각에선 올해 HUG 순손실이 2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HUG는 추가 출자 계획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보증 배수가 70배를 넘으면 HUG 보증 발급이 전면 중단되는데, 정부가 추가 재원을 투입할 계획이 있느냐”고 묻자, 진현환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내년도 예산안에 7천억원 현금 출자가 반영돼 있고, 필요하다면 추가 출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세 보증보험 가입이 중단되지 않도록 지난달 주택도시기금법 시행령을 개정해 HUG의 보증 발급 상한선을 자기자본의 60배에서 70배로 늘렸다.
진 실장은 “HUG의 대위변제(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는 것)가 일시에 발생하는데, 구상(세입자에게 돌려준 전세금을 집주인에게 받아내는 것)은 3∼5년에 걸쳐 발생하기 때문에 그 기간 중 정부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HUG는 2년 정도에 걸쳐 경·공매 등을 통해 대위변제한 전세보증금을 회수한다. 올해 보증 사고액이 3조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HUG의 재무 상황은 내년에도 개선될 가능성이 작다는 말이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 "저 빌딩은 꽉꽉 차 있네" 공간 마법사들이 알려주는 공실 없는 빌딩 만들기 ☞ 땅집고M
▶ 독보적인 실전형 부동산 정보, 국내 1위 부동산 미디어 땅집고 앱에서 쉽게 보기 ☞클릭!
▶ 꼬마 빌딩, 토지 매물을 거래하는 새로운 방법 ‘땅집고 옥션’ ☞이번달 옥션 매물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