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0.19 14:03 | 수정 : 2023.10.19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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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누가 뭐라고 해도 문재인 정부가 집값을 못 잡은 건 사실이고 그것 때문에 분노하고 고통받은 사람들이 많은 것도 분명하다.”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의 실패 책임자로 지목됐던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를 인정했다. 최근 '부동산과 정치'라는 책을 출판한 김 전 실장은 책 출간에 대해 “변명을 한다는 욕을 먹을 것으로 예상했고 출판이후 ‘내로남불의 전형’, ‘반성이 아닌 항변’, ‘무능과 실력 부족’이라는 비난을 받았다”면서 “비난을 각오하고 책을 낸 것은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이슈를 한번 제대로 짚어보고 우리사회가 배워야할 교훈에 대해 논의를 하자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원전폐쇄 의혹과 관련 기소됐으며 통계조작으로 감사원이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김 전 실장은 19일 서울 강남구 안다즈호텔에서 열린 서울벤처 부동산포럼(회장 정도현)에 참석, 강연을 통해 “문재인 정부시절 부동산은 공급확대와 불노소득 환수라는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 전쟁이 벌어지면서 정책적 합리성보다는 포퓰리즘으로 흘러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특강에서 보수학자들의 공급확대론과 함께 세제강화 등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책의 절반은 세금을 늘려 불노소득을 환수해야 한다는 진보 프레임을 비판했다”면서 “진보에서는 (내가) 더 강하게 세금을 올리지 못했고 임대주택제도 확대로 다주택자들에게 특혜를 줬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합리적 세금주의자에 가까웠고 부동산 세금 중과세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집값 폭등과 관련, “코로나로 인한 저금리와 과잉 유동성이 집값을 밀어 올렸다”면서도 “주택시장으로 흘러가는 자금을 적절하게 통제하지 못한 것은 (정책당국이) 경기방어에 대한 압박감을 받았고, 일종의 미필적 방임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집값 상승 등의 책임론 등으로 2019년 6월 사실상 경질됐다.
김 전 실장은 자신이 수요와 공급원칙을 부정하고 규제를 강조했다는 비판에 대해 “보통의 재화는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 가격이 내리지만, 부동산은 가격이 오르면 오히려 수요가 더 늘어나는데, 인허가와 건설기간을 고려하면 공급만으로 가격을 잡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 정부가 규제로 공급부족했다는 비판에 대해 “총량적인 측면에서는 결코 적지 않았다”면서 “다만 3기 신도시나 광역교통 개선 대책을 좀더 앞당기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했다. 재건축 규제와 관련 그는 “나도 안타까운 마음”이라면서 “다만 재건축은 집값 상승을 선도한다는 측면에서 정책을 펼 때 복잡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는 책 제목을 ‘부동산과 정치’라고 한 이유에 대해 “정책적 합리성으로 국가 정책이 결정될 것으로 국민들은 기대를 하지만, 부동산은 국민의 핵심 관심사항이다 보니 정치 영역이 쉽게 끼어들고 일종의 포퓰리즘 전쟁화되기 쉽다”고 말했다.
“불과 1년 전 2년 전만 해도 집값 때문에 나라가 망하는 것처럼 다들 염려했고 정책 대결을 넘어서 일종의 프레임 전쟁을 벌였다.그런데 금리가 치솟으면서 강제휴전을 했고 부동산 시장의 주인공은 금리가 됐다. 당시에는 과잉논쟁이 문제였다면 지금은 과잉침묵 상태이다.”
그는 “정부가 집값 잡겠다는 소리를 문재인 정부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책 출판을 계기로 부동산 정책 논쟁이 더 활발하게 벌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벤처부동산포럼 행사에는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 최민섭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한중석 변호사 , 배기주 호서대 교수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차학봉 땅집고 기자 hbch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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